출처 : http://www.polinews.co.kr/news/article.html?no=214539

[기획②]관리의 사각지대, 문어발식 ‘자회사’
민철 기자2014.09.18 10:34:34

공기업의 부채 증가는 문어발식 경영이 한 몫하고 있다. 과거 정부도 공기업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을 제한하기 위해 관리 및 구조조정을 해왔지만 번번이 무위에 그쳤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공기업이 사업 확장을 해왔기 때문이다.  

재정건성 뿐 아니라 사업성 등을 재점검하고 보다 강력한 제재 수단을 통해 공공기관의 ‘밥그릇 챙기기식’ 자사회 설립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30개 공기업이 412개의 출자회사에 대한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며 이중 시장형 공기업의 경우 218개사를, 준시장형 공기업은 134개의 자회사를 갖고 있다.

시장형 공기업 중 한국전력공사가 68개사로 가장 많고, 한국가스공사(40개사), 한국석유공사(30개사), 한국남동발전(29개사), 한국동서발전(22개), 한국남부발전(22개) 등 순이다. 또 준시장 공기업에서는 한국광물자원공사(27개사), 대한주택보증(주)(26개사), 한국토지주택공사(24개사), 한국철도공사(23개사) 등이 상당수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공기업 출자회사들이 상당한 문제점을 앉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한국수자원공사 자회사인 워터웨이플러스는 수공으로부터 경인아라뱃길 운영관리와 4대강 문화관 운영업무를 위탁받아 관리하고 있지만 주요 수입원이 위탁관리비일 뿐이다. 실제 2013년 90억 수입 가운데 95%인 85억원이 수공으로부터 지급받았고, 자체 수입은 4억에 불과했다. 게다가 수공에서 워터웨이플러스에 취업한 5명 모두 정년퇴임이나 퇴임을 앞두고 자리를 이동한 것이어서 자회사 설립 자체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해외사업진출 사업에 나서고 있는 대한석탄공사는 지난 2010년 몽골 훗고르 탄광 개발사업에 한몽에너지개발(주)를 설립하고 24억원 가량을 출자했다, 또 공사는 한몽에너지개발이 차입한 234억원에 대해서도 지급보증에 나서기도 했다. 당초 한몽에너지는 2011년 7억으로 시작해 2013년까지 54억 당기순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했지만 2011년 16억원 손실에 이어 2012년에는 5억, 2013년에는 2억원이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유연탄, 우라늄 등 전략광물에 대한 국내외 직접투자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한국광물자원공사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2013년 말 광물자원공사가 에너켐(황산니켈, 코발트 가공공장), 한국알루미나(탈수알루미나 생산), 세아M&A(몰리브덴 가공공장) 등 광산물가공사업에 출자했다. 시험 생산 중인 에너켐을 제외하고 한국알루미나, 세아M&A는 2013년 결산 기준으로 각각 30억, 20억 적자를 냈다.  

이와 관련해 국회 예산정책처가 “광물공사의 사업 중 우선순위가 시급한 사업이라고 볼 수 없다”며 “광물 확보를 위해 출자 이외에도 융자 등의 간접방식으로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지적할 정도다.   

한국철도공사는 민자역사의 수익 악화로 지분출자에 대한 배당을 받지 못하면서 재정이 악화되고 있다. 철도공사는 롯데역사, 동인천역사, 부평역사 등 13개 민자역사에 적게는 1억원에서 많게는 180억원까지 총 558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하지만 부평역사‧신촌역사‧현대아이파크몰‧비트플렛스‧평택역사‧신세계의정부역사‧산본역사 등 7곳에선 자본잠식으로 배당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철도공사 퇴직자(1급) 38명이 공사가 출자한 민자역사에 재취업한 것으로 드러나는 등 민자역사가 퇴직자의 재취업창구로 활용되고 있다. 

민자역사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재무구조를 안정화시켜야 한다는 국회와 정부의 끊임없는 지적에도 철도공사가 ‘뒷등’으로 흘리고 있는 것은 퇴직자에 대한 철도공사의 넉넉한 노후보장(?)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이렇듯 공기업들이 문어발식 자회사를 확장하는 데에는 제도적 허점이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기업 준정부기관 경영 및 혁신에 관한 지침’ 18조는 자회사 설립시 주무기관의 장 및 기획재정부장관의 사전협의만을 규정하고 있을 뿐 강제적이거나 구속력을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  

또한 공공기관의 설립한 자회사가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받지 않는 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도 제외돼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와 관련해 국회 예산정책처는 “기획재정부는 매해 공공기관 지정결과를 공개할 때, 공기업의 신규자회사와 출자회사에 대한 항목을 별도로 산입하여 공개하는 방안에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적시하고 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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