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media.daum.net/tv/jtbc/newsroom?newsId=20140925214109027

[탐사플러스] 물에 잠긴 '반구대'..갈수록 훼손 심화
JTBC | 정아람 | 입력 2014.09.25 21:41


[앵커]

우리나라의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은 모두 11개가 있습니다.석굴암과 불국사, 수원화성 등이지요, 향후 지정될 가능성이 큰 이른바 '잠정 목록'도 있는데요. 울산의 반구대 암각화도 그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암각화 아래 있는 빈 굴이 갈수록 커지는 것으로 JTBC 취재 결과 새로 확인됐습니다. 자연히 암각화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지요.

오늘(25일)의 문화재 탐사, 정아람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호랑이와 표범, 고래 등을 바위에 새긴 울산 반구대 암각화는 세계가 인정한 우리의 문화재입니다.

2011년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의 잠정 목록에 등재되는 경사를 맞았습니다.

암각화 위에는 툭 튀어나온 바위가 있어 오랜 시간 비바람으로부터 그림을 잘 보호해왔습니다.

하지만 JTBC 취재 결과, 최근 심상치 않은 사실이 새로 발견됐습니다.

암각화 아래엔 굴이 길게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최근 측정을 해보니 2003년과 비교해 굴의 깊이가 1m에서 1m21cm로 무려 20%가량 깊어진 겁니다.

높이 역시 15cm 늘었습니다.

[김형민/지오이엔지 대표 : 하부 공동(굴)의 상부에 있는 돌들이 안 좋은 상태고, (바위가) 어느 순간 자기 하중을 견딜 수 없으면 바로 경고 없이 무너집니다.]

이 굴이 점점 커지는 이유는 뭘까.

반구대 인근에 1965년 완공된 사연댐이 원인으로 꼽힙니다.

댐이 들어선 뒤 암각화는 일년에 절반쯤 물에 잠기면서 훼손 우려가 커졌습니다.

국보 제 285호인 반구대 암각화입니다.

원래는 이 밑으로 바위에 새겨진 다양한 그림들을 볼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모두 물에 잠겨 볼 수 없는 상태입니다.

50여 년간 침수와 노출을 반복하면서 암각화가 빨리 마모되는 것은 물론, 밑에 있는 빈 굴도 커지는 겁니다.

[임세권/안동대 사학과 교수 : 물에 잠겼다 나왔다 반복하고 있습니다. 바위 표면이 일반적인 바위와 달리 풍화가 빨리 진행되고 새겨진 부분은 풍화가 가속화됩니다.]

벌써 떨어져 나간 곳도 많습니다.

[문명대/동국대 명예교수, 최초 발견자 : 이 부분은 굉장히 조각이 많았는데 이만큼 없어진 겁니다. 이게 떨어져 나갔죠, 이게 다 떨어져 나간 현상입니다.]

암각화 보존 해법을 놓고 문화재청과 울산시는 10년 넘게 지루한 공방을 이어왔습니다.

중재안으로 나온 것이 바로 카이네틱 댐입니다.

암각화에 물이 들어오지 않도록 반구대 앞에 투명한 댐을 둘러치겠다는 겁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임세권/안동대 사학과 교수 : 카이네틱 댐은 바위 표면을 손상하지 않고는 설치가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방수처리가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알프레도 콘티/이코모스(유네스코 자문기관) 부회장 :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보호와 보존이고 암각화는 반드시 보호되어야 합니다.]

문화재청과 울산시는 카이네틱 댐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문화재청 관계자 : 카이네틱 댐 검토하는 걸로 돼 있고요. 우선 계약 대상자가 선정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만간 계약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루한 공방이 이어지는 사이 암각화는 오늘도 조금씩 지워지고 있습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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