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newstapa.org/19817

퀴즈에 드라마에…원전 홍보비 무차별 살포
조현미 | 김기철 | 김수영 | 윤석민 2014년 10월 11일 1시 40분 토요일


원전홍보에 한해 200억(1) : 방송

“영국 과학자 제임스 러브록은 저서 ( )에서 21세기 말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경고하며 ‘효과적인 재생에너지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화석연료보다 이산화탄소 발생이 훨씬 적은 원자력 에너지만이 유일한 대안이다’라고 했다. ( )는?”

보기: 1)엘리뇨의 복수 2)가이아의 복수 3)제우스의 복수
이 문제의 답은 뭘까.
정답은 2번 ‘가이아의 복수’다. 이 문제는 지난 2010년 6월 KBS 2TV의 퀴즈 프로그램인 ‘1대100’에 출제 됐다.

2010년 ‘1대100’ 프로그램에는 이 문제 이외에도 한 달에 한 번 씩 원자력과 관련된 문제가 출제 됐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왜 그런 문제들이 정기적으로 출제되는지는 알 도리가 없다. 뉴스타파가 들여다 보니 그 안에는 ‘협찬’의 비밀이 숨어 있었다.

‘전기의 날’ 특집으로 방송된 같은 해 4월 6일 프로그램에는 100인의 출연자 중 92인이 한국수력원자력 직원이었다. 이 같은 홍보성 퀴즈 출제와 직원 출연은 모두 한수원과 KBS 사이에 맺은 협찬의 조건이었다.

협찬 계약에 따라 출제된 문제 중에는 ‘우리나라가 47조 원 규모의 원자력발전소 건설 공사를 수주한 나라'(정답: 아랍에미리트), ‘아랍에미리트와 체결한 사상 최대 원전 수출 계약을 기념하는 동시에 원전 수출 의지를 고취하기 위해 제정한 기념일'(정답: 12월 27일) 같은 다분히 정부 정책 홍보성 문제가 포함되기도 했다. 이런 조건을 토대로 한수원이 KBS에 지불한 돈은 무려 4억431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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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6월 8일 방송된 KBS 2TV ‘1대 100’

2012년 40%가 넘는 시청률로 인기리에 방영된 KBS 2TV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도 원전 홍보를 대가로 한 돈이 지원됐다.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이 이 드라마에 협찬한 금액은 1억6천500만 원. 재단은 박완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8회에 걸쳐 에너지 절약 에피소드를 노출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뉴스타파 취재진이 8회의 에피소드를 확인한 결과 절반 가량은 에너지 절약이 아니라 방사선 홍보 등의 내용으로 채워진 것으로 드러났다. 드라마의 흐름과는 큰 상관없이 병원 장면이 나올 때 의사인 주인공이 ‘방사선 치료’의 장점을 설명하는 대사를 하는 식이다.

“아 선생님, 방사선 종양학 세미나 발제 선생님이 하신다면서요.” (2012.4.7 방송)
“이 양성자를 이용한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 어린이 환자는 10년 완치율이 무려 80%에 이릅니다. 이 조그만 아이에게 어떻게 칼을 대서 암을 제거할 수 있겠습니까…외과적인 처치로는 민감한 부위의 종양 세포를 완벽하게 제거하기가 힘듭니다.” (2012.4.22 방송)
(후배의사1) “그런데 OOO 환자 척생종은요. 그래도 직접 집도하는 게 낫지 않겠어요?”

(후배의사2)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방사선 치료만으론 뭔가 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남자 주인공) “종양 위치가 문젠데, 이게 워낙 민감한 부분에 자리 잡고 있어서 세기 조절 방사선 치료가 더 안전하고 정확해. 정상 조직 손상도 최소화할 수 있고 컴퓨터로 계산된 방향과 세기로 종양 조직만 치료할 수 있으니까…”

(후배의사3) 최근엔 미국에서도 세기 조절 방사선 치료가 훨씬 더 각광 받고 있어요. 치료 시간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고요.
(2012.6.9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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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4월 22일 방송된 KBS 2TV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한 장면

이 드라마에 거액을 협찬한 원자력문화재단은 1992년 원자력을 홍보하기 위해 설립된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재단의 예산은 전액 전력산업기반기금(전력기금)으로 지원된다. 이 기금으로 재단에 2012년 85억, 2013년 76억 그리고 올해 56억 원이 지원됐다.

전력기금은 정부가 전력산업 기반 조성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만든 기금이다. 이 기금은 전기요금에 3.7%를 덧붙여 부과하는 준조세다. 예를 들어 내가 한 달 동안 쓴 전기요금이 5만 원이라고 할 때, 이 요금의 3.7%인 1천850원을 전력기금으로 추가해서 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전력기금이 특정 에너지인 원자력을 홍보하는 데 마구잡이로 쓰이고 있는 것이다.

뉴스타파가 2012년부터 최근까지 한수원과 원자력문화재단, 원자력환경공단이 각 방송사에 제작 지원과 광고 등의 명목으로 지불한 돈을 추려본 결과 5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도매체프로그램금액비고
한국수력원자력 2012 YTN, SBS 등 1604 공익광고
기획방송 등
2013 채널A 등 1042
2014 KBS, JTBC, SBS 등 1726
한국원자력
문화재단
2012 KBS  넝쿨째 굴러온 당신 165 에너지 절약 에피소드 노출
KBS  퀴즈 대한민국 30 원자력 관련 문제 출제
MBN  뉴스 28 에너지 상식 5편 송출
SBS 생활경제 24 원자력코너 참여
SBS 출발 모닝와이드 20 에너지 절약 코너 참여
 2013 YTN 스페셜 55 에너지특집 다큐 제작
SBS 생활경제 30 에너지코너 참여
 한국원자력
환경공단
2012 KBS, SBS,
포항 MBC
205 중저준위사업 홍보
2013 포항 MBC 6 중저준위사업 홍보
2014 SBS 132 중저준위사업 홍보
합계 5067 (단위 : 백만원)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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