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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귀환” “반도체 비전” “뉴삼성” 이재용 영장기각에 현란한 수사

[비평] 문화일보 칼럼 “기업인을 죄인 취급”… “이재용 구속 운세 아냐” 황당보도도

김도연 기자 riverskim@mediatoday.co.kr 승인 2020.06.09 18:22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9일 새벽 법원에서 기각됐다. 조간들은 지면 마감이 지난 뒤 나온 소식을 제대로 담지 못했지만 9일 온라인 뉴스 시장과 석간신문에서는 ‘뜨거운 이슈’였다.


석간 문화일보는 9일자 1면 머리기사(“‘구속 필요성 소명 부족’… 이재용 영장 기각”)를 통해 이 소식을 전했다. 문화일보는 “법원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검찰이 제기한 시세조종, 분식회계 등 각종 의혹과 관련해 구속영장을 발부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법원의 영장 기각은 현재 소집 절차가 진행 중인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의 기소 타당성 의결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이날 문화일보 칼럼(“기업인을 罪人 취급하는 암담한 나라”)에서 “삼성그룹에 대한 수사와 재판은 4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관련 압수수색은 30여 차례, 관계자 소환 조사는 수백 차례”라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의 합병 비율은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라 결정했고, 삼성바이오는 국제기업회계기준에 따라 회계처리 했건만, 검찰은 경영권 상속이라는 큰 프레임을 짜고 그룹 부회장을 엮어 넣는 게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최 교수는 “다행히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은 면했으나 기소 여부는 미정”이라며 “다시 재판을 받는다면 한국 기업의 신뢰와 이미지는 크게 실추될 수밖에 없다. 추진하던 여러 사업에 대한 타격도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삼성 입장을 대변한 칼럼이다.


▲ 문화일보 9일자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칼럼.

▲ 문화일보 9일자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칼럼.


온라인 보도들은 더 노골적이었다. 우리들뉴스는 이날 오전 “이재용 영장기각,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13조원 투자 순항 중’”이라는 보도로 삼성디스플레이 공장 소식을 전했고, 헤럴드경제는 “삼성전자, ‘왕의 귀환’ 예고”라는 기사에서 “한국증시의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왕의 귀환’을 예고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코로나 이후에 반도체 수요가 점증하는 구조적 변화에 주목할 때라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 영장기각이 투자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는 주장이다.


‘기업인 망신주기’라며 검찰 책임론도 제기됐다. 아이뉴스24는 “기업인 망신주기 되풀이… ‘영장 청구 자체가 무리수’”라는 기사에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자체가 ‘무리수’ 아니냐는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구속영장 청구 사유 3원칙에 하나도 부합되지 않는데다, 검찰이 기소권 독점 등 권력 과잉을 막자는 취지에서 2018년 스스로 마련한 수사심의위원회 제도를 무력화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검찰을 비판했다.


▲ 시사포커스는 “노병한 박사 ‘이재용 6월8일 구속 운세 아냐’ 예측 적중”이라는 기사에서 “노병한 박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신청서가 법원에서 기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정확히 예측해 적중한 셈”이라고 보도했다. 사진=시사포커스 기사 갈무리.

▲ 시사포커스는 “노병한 박사 ‘이재용 6월8일 구속 운세 아냐’ 예측 적중”이라는 기사에서 “노병한 박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신청서가 법원에서 기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정확히 예측해 적중한 셈”이라고 보도했다. 사진=시사포커스 기사 갈무리.


중앙일보도 ‘삼성의 반도체 비전’을 강조했다. 이 신문은 “‘위기 탈출’한 삼성… 반도체비전 2030·해외M&A 과제”라는 보도에서 “삼성은 최근 2년간 미래 4대 성장 사업(180조원·2018년 8월), 반도체 비전 2030(133조원·2019년 4월), 퀀텀닷(QD) 디스플레이(13조1000억원·2019년 10월) 등에 300조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다”면서 “삼성의 ‘초격차’ 전략은 이처럼 총수의 결단이 있어야 가능한 구조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불구속으로 삼성은 초격차를 벌리기 위해 더욱 과감한 미래 투자를 감행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이데일리도 “고비 넘긴 이재용, ‘뉴 삼성’ 혁신 가속 전망” 기사에서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한 차례 큰 고비를 넘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이어온 ‘뉴 삼성’으로의 혁신 행보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공격적인 투자와 함께 사회적 신뢰 회복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전망했다. 반면 자본시장을 교란한 삼성의 분식회계에 대한 책임을 묻는 보도는 드물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018년 10월 김동연 당시 경제부총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018년 10월 김동연 당시 경제부총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소 황당한 보도도 있었다. 시사포커스라는 매체는 “노병한 박사 ‘이재용 6월8일 구속 운세 아냐’ 예측 적중”이라는 기사에서 “노병한 박사는 2020년 6월5일자 본지 ‘시사포커스’에 ‘이재용 삼성부회장 6월8일 수감될 운세 아냐’라는 제하의 칼럼을 기고했었다”며 “노병한 박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신청서가 법원에서 기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정확히 예측해 적중한 셈”이라고 보도했다.


노동계에서는 친재벌 보도에 우려가 나온다. 민주노총은 9일 성명에서 “이번 영장 기각의 일등 공신은 언론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언론이 삼성 재벌의 나팔수 역할을 했다. 언제까지 언론과 재벌이 공생·공존할 건지 안타까운 현실이다. 우리는 재판부와 일부 언론의 ‘이재용 구하기’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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