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53602

박승춘 보훈처장, 예산정국에서도 '트러블 메이커'
'미군기념비' 예산삭감에 정무위원장 찾아가 항의... "박 대통령, 해임조치 취해야"
14.11.16 11:53 l 최종 업데이트 14.11.16 11:53 l 이경태(sneerc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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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지난 10월 24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가보훈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 남소연

'트러블 메이커'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예산 정국에서도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예산심사소위에서 보훈처의 예산을 삭감한 것을 두고 지난 13일 정우택 정무위원장을 찾아가 소란을 피운 일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주요 기관장이 소관 상임위의 예산심사를 이유로 상임위원장을 직접 찾아가 항의하는 일 자체가 이례적이다. 

박 처장이 문제삼은 예산 삭감 사업은 한국전쟁 당시 장진호 전투에 참여했던 미군을 기리기 위한 기념비 건립 문제였다. 앞서 보훈처는 기획재정부로부터 이를 위한 예산 3억 원을 확보했다. 그러나 이는 당일 정무위 예산소위에서 전액 삭감됐다. 

이에 박 처장은 직접 국회 정무위원장실을 찾아가 정우택 위원장에게 서류 뭉치를 내팽개치고 탁자를 내려치는 등 강하게 항의했다. 지난 15일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박 처장은 정 위원장에게 "이 사업이 의미있는 일인데 예산을 깎느냐, 여기가 국민의 국회냐"라고 폭언하기도 했다. 박 처장은 이 광경을 목격한 여야 정무위원들로부터 항의받고서야 정 위원장에게 사과했다. 

결과적으로 박 처장의 '돌발 행동'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새누리당은 같은 날 전체회의에서 "6·25 전쟁(한국전쟁) 때 미군 해병대가 최대 7000명 이상 전사한 전투"라며 기념비 건립 예산 재편성을 요구했다. 박 처장의 주장에 손을 들어준 셈이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미 미국 내 장진호 전투와 관련 있는 4개의 기념조형물이 있고 내년에 반드시 해야 할 사업이 아니다"라고 맞섰다.

이밖에도 부산 유엔기념공원 내 박물관 예산 등을 둘러싼 여야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정무위 소관 부처의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하지 못했다. 16일 오후부터 본격 가동되는 국회 예산결산특위 예산안조정소위에 국무조정실·금융위원회·국가보훈처 등의 예산안은 상정되지도 못한 셈이다.  

"박 대통령이 주의를 주든지, 해임하든지 조치해야"

무엇보다 야당은 박 처장의 '태도'부터 문제삼고 있다. 예산 심사도 마무리 못한 시점에서 박 처장의 거취 문제까지 쟁점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정현 새정치연합 수석부대변인은 지난 15일 논평을 내고 "국회의장이 보훈처장의 국회 출입 금지령이라도 발동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주의를 주든지, 해임하든지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박 처장이 국회 정무위원장실 탁자를 내려치고 고함을 지르는 소동을 벌인 데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보훈처장이 이처럼 황당한 행동과 발언을 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지만 국회 예산권과 관련해서 이처럼 행동한 것은 용납할 수 없다"라고 꼬집었다. 

김 수석부대변인은 대선개입 논란을 빚었던 보훈처의 '나라사랑교육' 덕분에 전시작전권 전환이 연기됐다는 박 처장의 주장에도 일침을 놨다. 

그는 "(박 처장이) 여야 의원들을 만나 '나라사랑교육'과 관련해 전작권 연기 여론이 (긍정적으로) 개선된 것이 자기 덕이라고 우겼다는데 한 나라의 각료가 온 나라를 이념공방으로 몰아넣고 이처럼 자화자찬할 수 있는지 딱하기 그지없다"라고 말했다.   

홍성규 통합진보당 대변인도 16일 박 처장의 '예산항의'를 예로 들며 "박근혜 정부의 상습적인 국회 무시 행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라고 성토했다. 

그는 우선 "국민에게 보고하고 평가받는 국정감사 자리에서조차 자료제출 거부는 이미 일상화되었을 뿐더러 '잘 모른다'는 성의 없는 발뺌은 물론 '내가 꼭 알아야 하느냐'는 적반하장식 호통까지 이루 다 열거하기조차 민망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원들의 항의에 박 처장은 눈물을 흘리며 사과했다는 후문이 들리지만 박 대통령의 '악어의 눈물'까지 어찌 이리 쏙 빼닮았는지 모를 일"이라며 "현 정권 들어 삼권분립은 땅바닥에 떨어진 지 오래됐다"라고 개탄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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