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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통 큰 투자가 깡통으로?..자원외교의 '통'
JTBC | 손석희 | 입력 2014.11.17 21:41


뉴스룸 2부의 문을 엽니다. 먼저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오늘(17일) 뉴스룸이 주목한 단어는 '통'입니다.

통…무언가를 담는 그릇을 말합니다. 사람의 도량이나 씀씀이를 뜻하기도 하죠.

통을 이야기하는 이유…'불도저'란 별명답게 화통한 추진력을 보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통 큰 투자 때문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2012년 3월 주례 라디오 연설 : 기쁜 소식 한 가지를 전해드릴까 합니다. 어제 마침내 UAE(아랍에미리트연합) 유전개발을 위한 본 계약이 체결되어 '우리 유전'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자원외교를 통해서 들어온 석유는 지금까지 없다고 하죠.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에 들어간 돈은 5년간 총 41조원. 야당 추산에 따르면 앞으로 31조원이 더 들어갈 것이라 하는데요.

최근 자원외교가 '통 큰 투자'가 아니라 '깡통 투자'였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2조원 주고 산 에너지업체를 200억에 되팔았다"

석유공사가 자원외교를 위해 인수한 캐나다 에너지 업체를 투자금의 100분의 1수준에 되팔았다는 주장이 이렇게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서 석유공사는 350억원이라고 반박했지만 200억이나 350억이나 대부분의 투자금을 날린 것은 틀림이 없어 보입니다.

당시 캐나다 현지 언론조차 "한국이 왜 부실덩어리 기업을 인수했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의아해했다고 하니 어찌 보면 이번 일은 예견된 실패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총 41조원이 투입된 자원개발사업의 회수율은 지금까지 13%입니다. 앞서 이명박 대통령이 자랑스레 말했던 유전개발 역시 총 800억 원이 들어갔지만 회수율은 9%에 불과해 통 큰 사업의 성과라고 하기엔 그저 민망할 따름입니다.

'억울하다' 이렇게 주장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해외자원투자는 세계적 추세였고, 장기적 안목이 필요한 자원외교를 단기실적만 갖고 성급히 재단하지 말라는 이야기지요.

맞습니다. 지금의 결과만 놓고 자원외교 전체를 평가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공개된 공기업의 이사회 회의록을 보면 생각이 좀 달라집니다.

"사실 사업성은 지금 잘 모르겠다고 말씀드렸다. 감은 좋다"

대표적인 MB맨으로 꼽히는 주강수 전 가스공사 사장이 40억 달러. 약 4조 4천억이 들어가는 가스전 사업에 대해 이렇게 말한 기록이 나왔고요. "이미 하기로 다 한 거 아니냐. 한 걸 어떻게 막느냐" 이렇게 말한 공기업 관계자도 있었습니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 역시 이런 말을 전합니다. "대통령 형이 팡파르 울리고 돌아다니니 브로커와 현지 업자들은 기회다 싶어 작정하고 바가지를 씌운 것."이다.

다시 말해. 성공확률이 10~20%에 그치고 각종 브로커가 활개를 치는 불확실한 자원개발에 임하는 우리정부가 얼마나 신중한 검증과정을 거쳐 투자를 결정했는가…혹시나 수십조 원이 들어가는 사업을 단순히 정치적 치적을 위해 사용한 것은 아닌가 의심해볼 여지가 생긴다는 겁니다.

"나는 불도저가 아니다. 컴퓨터가 달린 컴도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했던 말입니다.

뭐라 더 토를 달지는 않겠습니다.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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