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가 기관인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제작하는 동북아 역사지도가 왜곡된 역사관을 반영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고구려의 영토를 축소하고 중국의 고대 한반도 지배를 인정하는 내용이 실려 중국이 왜곡한 역사관인 '동북공정'과 다를 바 없습니다.
김평정 기자입니다.
[기자]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제작하는 고조선 시대의 한반도 지도입니다.
중국 고대국가인 한나라가 설치한 군현인 낙랑과 대방이 지금의 평양 근처에 표시돼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이 '동북공정'이란 이름으로 역사를 왜곡하며 만든 지도와 거의 비슷한 위치입니다.
고대에 중국이 한반도를 지배했다는 중국 측 역사관이 우리가 만든 지도에도 그대로 반영된 겁니다.
초기 고구려의 서쪽 국경선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오른쪽으로 들어와 있습니다.
이 역시 요동반도는 중국 지배에 있었다는 동북공정의 관점과 다르지 않습니다.
낙랑 같은 한4군의 위치와 고구려의 영토는 동북아 역사에서도 가장 민감한 부분입니다.
중국과 일본의 역사 왜곡에 대응하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 오히려 역사 왜곡에 동조하게 됐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소장]
"이 지도를 발간했을 경우에 중국이 북한 유사시에 영토를 차지하고 (원래) 우리 땅이라고 하고 한국 정부기관인 동북아역사재단에서 만든 지도에 그렇게 돼 있다고 말하면 (반박할 논리가 없습니다.)"
동북아역사재단은 올해 말을 목표로 수차례 검증을 통해 역사지도를 완성할 예정이라며, 지금 공개된 것은 서강대에 용역을 줘서 나온 중간 결과라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40억 원 넘게 들어간 국가 사업에 중국과 일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편향된 역사관이 반영되고 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YTN 김평정[pyung@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