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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는 반드시 보복한다
[김창룡 칼럼] ‘청와대의 오만을 허문’ 조선일보의 한 방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cykim0405@hanmail.net 2016년 11월 11일 금요일
       
조선일보의 한 방은 통렬했다. 청와대를 향한 조선일보의 반격은 박근혜 대통령의 심복, 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정조준하여 발사됐고 그 직격탄은 굉음을 내며 정확하게 타켓을 강타했다.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청 조사실에서 취조당하리라 예상했던 국민의 생각과는 달리 우 전 수석의 팔짱끼고 히죽거리는 모습이 담긴 한 장의 사진은 국민을 경악케했다. 수사검사들의 초라한 모습과 우 전수석의 오만한 모습은 검찰의 위상, 진실을 밝히려는 의지가 없는 현재 검찰의 사실적인 모습을 그대로 드러냈다.

보여줘서는 안될 추한 모습이 드러나자 검찰총장, 법무부 장관은 모두 입을 맞춘 듯 “해당 사진은 부장검사가 자리를 잠시 비운 사이 휴식을 취하던 상황에서 촬영된 것으로 안다”고 궁색한 변명을 했다. 검찰청에서는 피의자가 검사를 세워놓고 휴식을 취하나. 검찰청에 피의자로 끌려온 그가 취한 자세가 피의자 신분인지, 여전히 검찰수사를 지휘하는 민정수석의 자세인지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도 한통속이고 현재의 검찰은 수사의지가 없는 정도가 아니라 거짓 수사. 축소 수사, 증거인멸 시간주기 등 국민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이 한 장의 사진만큼 잘 보여주는 것은 없다.


▲ 11월7일 조선일보 1면

조선일보의 사진 특종은 우연히 건져낸 것이 아니다. 집념의 산물이며 반격의 기회를 엿보며 절치부심한 땀의 결정판이다. 조선일보를 향해 ‘부패기득권 세력’이라며 손가락질한 청와대를 향해 되돌려준 카운터 펀치다.

따지고 보면 조선일보는 박근혜 정부 탄생의 일등 공신이었다. ‘대통령을 만드는 신문’ 조선일보 답게 박 대통령을 만들어 나름 주거니받거니 공생, 내통관계를 형성해왔지만 어느 순간 균열이 생겼다. 조선은 우 전 수석을 걸림돌로 판단하고 청와대에 해임을 요구했다.

국민은 잘 모르는 사이에 조선과 청와대는 몇차례에 걸쳐 잽을 날리며 서로를 향해 적대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우 수석 일가 보유차량 여부를 알아봐달라고 경찰에 부탁했던 조선일보 기자가 입건됐고, 이석수 특별감찰관과 통화한 조선 기자의 휴대전화가 검찰에 의해 압수됐다.

청와대는 잽을 거두고 큰 펀치를 날렸다. 대우해양조선 수사과정에서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이 등장, 2억원대 초호화 향응을 받았다며 조선일보를 부패기득권세력이라고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조선은 그래도 지면으로 소심한 반격을 했다.

‘기자 압수 수색은 우 수석 처가 땅 보도에 대한 보복인가’란 제목의 8월30일자 사설로 반박했다. 8월31일자 사설제목은 ‘언론인 개인 일탈과 권력 비리 보도를 연관 짓지 말라’였다.

그러나 치명상을 당한 조선일보는 “청와대가 연일 익명의 관계자를 내세워 언론사를 공격하고 있다.” (9월1일자 사설)며 국민을 향해 하소연하는 모습을 보였다.

청와대 한편에서 “조선일보 사주 일가에 대한 수사가 진행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떠돌기 시작하자 조선일보는 반격도 하소연도 멈추고 갑자기 자성 모드를 취했다. 순발력있는 자기변신이었다.


▲ 9월8일 양상훈 칼럼

“어떤 일이 있어도 할 말은 하겠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그럴 자격이 있느냐도 항상 돌아보겠습니다.” (9월8일자 양상훈 조선일보 논설주간 칼럼). 이렇게 겸손하고 착한 조선일보의 칼럼을 접하기가 쉽지않다. 이를 두고 미디어오늘은 “송희영 주필 파문에 대한 사과이자 청와대를 향한 ‘항복’ 깃발이었다. 9월 한 달간 조선일보 지면에서 ‘우병우’는 물론,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기사도 찾기 어려웠다. 조선일보는 납작 엎드렸다.”고 해석했다.
조선이 자성모드로 돌아서자 청와대도 더 이상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았다.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터져나왔다. TV조선이 이미 두달여 전에 특종을 취재하고도 보도를 자제했던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가 10월에 한겨레와 JTBC를 통해 열리기 시작했다.

2016년 7월18일 조선이 우병우 처가 땅에 대한 의혹제기를 단독 보도한 이후 오히려 코너에 몰렸던 조선의 반격은 다시 시동을 걸었다. ‘부패기득권세력’이란 수모를 감수했던 조선은 청와대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한 우 전 수석을 잊지않고 있었다.

우 전 수석이 검찰에 출두하여 수사 받는다는 것은 모든 언론사가 알고 있었다. 포토 라인에 선 그의 오만한 자세를 보며 제대로 수사받기나 할까라는 의심은 기자들도 예상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짐작을 망원렌즈에 담아보겠다는 발상이나 실현 가능성은 오직 집념을 가진 기자, 수모를 당한 언론사만이 할 수 있다.

이 사진 한 장은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우선 피의자 우 전 수석의 불구속, 무혐의 처리 등 봐주기 수사는 물건너갔다. 당장 우 전 수석을 잡지않으면 검찰총장, 법무부 장관 목이 달아나고 검찰이 부정당할 위기에 처했다. 검찰총장이 즉각 “자세히 살펴보라”는 사인을 수사팀에 보냈다. ‘직권남용’ 혐의를 엮어서라도 ‘보여주기식’수사를 해야 살아남는다는 궁여지책이다.

조선과 우 전 수석의 감정대립으로 나온 사진이지만 함의는 대단하다. 당장 특검을 도입해야 지금의 짜고치는 검찰의 엉터리 수사, 진실흐리기 수사를 중단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최순득과 최순실, 차은택, 안종범, 김종 등 이들이 집권이후 최소한 4년여 동안 불법, 비리를 저지르며 국정을 농단한 전모의 10분의 1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재의 박 대통령이 권좌에 앉아있는 한 그가 임명한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 등은 국민과 진실을 쳐다보지않고 한사람만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사건의 전모를 밝혀낼 수 없다. 국민이 뽑아줬지만 스스로 자격없음을 자인한 무능한 대통령, 여전히 주술에 걸린 듯 횡설수설하는 대통령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추한 몰골을 드러내 국민에게 자괴감을 줄 뿐이다. 우 전 수석은 조선을 직접 공격한 그러나 박 대통령의 하수인일 뿐이다. 와신상담한 조선의 반격은 아직 멈출 기미를 보이지않고 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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