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media.daum.net/v/20161120061016036

민주묘총·범깡총연대·트잉여연합..촛불, 유쾌한 진화
차윤주 기자 입력 2016.11.20 06:10 

온라인 밖으로 나와 촛불 든 시민들
일반시민으로 번진 '하야 민심' 반영

19일 오후 광화문광장에 휘날린 민주묘총, 트잉여운동연합의 깃발(사진:트위터 이용자 'hibi*******' 캡처)© News1
19일 오후 광화문광장에 휘날린 민주묘총, 트잉여운동연합의 깃발(사진:트위터 이용자 'hibi*******' 캡처)© News1

(서울=뉴스1) 차윤주 기자 = '장수풍뎅이연구회·민주묘총·범깡총연대…'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19일 서울 광화문광장 등에서 열린 4차 촛불집회에도 시민들의 유쾌한 참여가 이어졌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이날 서울 도심에만 60만명(주최측 추산)이 모여 박 대통령 하야를 외친 가운데 트위터·페이스북 등 온라인 세상 밖으로 나온 네티즌들은 이색 깃발 아래 모였다.

이날 유쾌한 깃발의 시작은 지난 12일 3차 촛불집회 때 처음 등장한 장수풍뎅이연구회가 기폭제가 됐다.

그간 대규모 집회에선 노동조합, 대학, 시민·농민단체 등 특정 이념이나 지향을 가진 단체들의 깃발이 나부꼈다.

지난 3차 촛불집회때 광화문광장에 장수풍뎅이연구회라는 뜻밖의 단체 이름이 혜성처럼 나타나자 트위터 이용자 등은 큰 관심을 보이며 화제가 됐다.

정치적 지향이나 진영을 알 수 없는 장수풍뎅이연구회란 이름에 네티즌들은 "누가 장수풍뎅이연구회를 화나게 했나" "장수풍뎅이연구회를 분노하게 한 박 대통령은 하야하라"고 호응했다.

이후 트위터 등에서 다양한 관심을 반영한 모임들이 태동했다.

반려견을 키우는 이들의 모임인 '전견련'(전국견주연합), 파충류 애호가들의 '허물없는 세상', '국경없는 어항회', '화실련'(화분안죽이기 실천시민연합) 등이 생겨나며 유쾌한 패러디가 이어진 것.

이날 실제로 장수풍뎅이연구회를 비롯해 민주묘총, 범야옹연대, 범깡총연대, 얼룩말연구회, 거시기산악회(하산해 박근혜), 전국양배추취식연합회, 트잉여운동연합('트잉여'는 트위터를 하는 잉여인간의 줄임말), 안남대학교 리볼버과, 나만고양이없어, 햄네스티 인터내셔널, 일 못 하는 사람 유니온 등의 깃발이 휘날렸다.

이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국민 대다수가 분노하며 그간 현실정치에 무관심했거나 뚜렷한 정치적 지향이 없었던 가족·연인·학생을 비롯해 '혼참러'(혼자 시위에 참여한 사람) 등 일반 시민들이 촛불집회에 나오고 있음을 반영한다.

이날 '혼자온 사람들'이란 커다란 깃발도 광화문광장 한복판에 당당히 서있었다.

민주묘총 티셔츠를 입고 집회에 나온 홍모씨(34·여)는 "특별히 소속감을 느끼는 것은 아니지만 '민주묘총'이란 조어가 너무 재미있어서 티셔츠까지 구매하게 됐다"며 "무엇보다 집회가 즐겁고 축제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홍씨는 "2002년 한일 월드컵, 2009년 광우병집회 때도 한번도 광화문광장에 나오지 않았는데 이렇게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해 처음 광장으로 나온 것이 슬프기도 하다"고 했다.

트위터 이용자 'jun*****'는 "시위때 가장 빵 터졌던 순간은 장수풍뎅이 깃발을 발견하자 환하게 웃으며 달려가던 얼룩말연구회 분들. 헤어진 가족 만난듯 정말 환한 미소셔서 마음이 급따뜻해졌어요"라고 적었다.

chacha@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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