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media/794460.html?_fr=st3

“돈벌이 되니까 가짜뉴스 계속 만든 것”
등록 :2017-05-12 10:29

전 가짜뉴스 제작자 제스틴 콜러, 온라인 기고글
“업계 종사자 다수는 돈이 주요 동기…
수요가 존재하는 한 공급은 계속될 것”

제스틴 콜러. <니먼 리포트> 누리집 갈무리
제스틴 콜러. <니먼 리포트> 누리집 갈무리

“(가짜뉴스) 누리집 트래픽이 증가하고, 광고주에게 전화가 오면서 처음으로 (이 일의) 잠재적인 재정적 이익을 깨달았습니다. (…) (가짜뉴스의) 작성자들에게 (성과에 따라) 광고비를 개별 입금되도록 하니, 콘텐츠 프로모션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미국의 가짜뉴스 생산자였던 제스틴 콜러가 지난 1일 미국 미디어전문지 <니먼 리포트>에 기고한 글이다. ‘가짜뉴스를 다루는 전 가짜뉴스 제작자’라는 제목의 기고글에는 그가 가짜뉴스 ‘산업’에 뛰어든 계기와 운영 과정이 담겼다.

콜러는 지난해 미국 대선을 나흘 앞둔 11월5일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사건을 수사하던 연방수사국(FBI)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로 발견됐으나 타살이 의심된다’는 가짜뉴스의 진원지인 <덴버 가디언> 운영자였다. 그의 존재는 지난해 12월 미국 공영라디오 <엔피아르>(NPR) 취재진이 <덴버 가디언> 누리집의 광고를 추적하면서 세상에 드러난 바 있다. 해당 게시물은 페이스북에서만 50만 차례 이상 공유되고, 1600만명에게 도달했다. 이는 미국 대선에 악영향을 준 주요 가짜뉴스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

지난해 12월 <엔피아르> 취재진이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콜러를 찾아갔을 때까지만 해도, 그는 <덴버 가디언>뿐 아니라 <내셔널 리포트> 등 미국 내 유명 가짜뉴스 사이트를 다수 소유한 ‘가짜뉴스 생산자’였다. 40대 백인 남성인 그는 등록된 민주당원이었고, <엔피아르> 인터뷰에서 자신은 힐러리 지지자이자 자유주의자(liberal)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니먼 리포트>를 보면, 콜러는 최근 가짜뉴스 산업에서 벗어나 언론학자·학생들이 가짜뉴스를 변별하는 일을 돕는 역할을 한다.

콜러는 <니먼 리포트>에 쓴 글에서, 2013년 애초 가짜뉴스 누리집을 만든 건 소셜미디어에서 인기 콘텐츠가 어떻게 유통되는지 알고 싶어서라고 했다. 특히 미국 내 극우 집단의 부상에 관심을 가진 ‘뉴스 중독자’로서, 그들의 평판을 떨어뜨릴 수 있는 허위 콘텐츠를 퍼뜨리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누리집 트래픽이 증가하고, 광고주들의 전화를 받으면서 재정적 이익을 자각했고 이후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됐다고 털어놨다. 가짜뉴스를 직접 쓰는 ‘기고가’들의 경우, 트래픽에 따라 광고수익을 직접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1년여 만에 그의 가짜뉴스 누리집들은 1억 페이지뷰를 돌파하는 성과를 냈다. 페이스북이 가짜뉴스를 걸러내려고 게시물 노출 알고리즘을 바꾸고, 구글 애드센스가 가짜뉴스로 돈이 흘러들어가지 않도록 정책을 변경했지만, 가짜뉴스 산업은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았다고도 했다.

콜러는 가짜뉴스를 취재하려는 기자들에게 전하는 조언에서도, “내가 아는 (가짜뉴스) 업계 종사자 다수는 의심의 여지 없이 돈이 주요 동기”라고 못박는다. 그는 이러한 이유로 가짜뉴스가 우파만의 문제가 아니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기에 진보와 자유주의자들을 겨냥한 가짜뉴스가 등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치적 양극단에 위치한 사람들이 듣고자 하는 이야기를 지어내어 들려주는) 가짜뉴스에 대한 수요가 존재하는 한 공급은 계속될 것이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