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798078.html?_fr=mt2

‘우병우 라인’ 정리되나… 고위 간부 인사 배경은?
등록 :2017-06-08 20:18 수정 :2017-06-08 22:01

인사대상 10명 중 6명이 우병우 대학동기, 연수원 전보 김진모·정점식·전현준과 지방행 유상범·노승권 서울대 84학번, 박근혜·이명박 정부서 편파수사 논란’
우병우 청 입성 뒤 역할 두드러져, 유상범·정수봉, 정윤회문건 ‘겉핥기’윤갑근, 우병우 수사때 ‘황제소환’
우병우 라인 등 빠진 사람 아직 많아 검찰 안팎 “2차 인사태풍 몰아칠 것”
“인사철 아닌데 인사” 불만목소리도
“이번 인사의 관전 포인트는 ‘서울대 84학번’ 우병우 동기들의 몰락이다.”

8일 법무부 인사를 두고 검찰의 한 관계자는 이런 평가를 내놓았다. 그만큼 이번 인사가 지난 정부에서 이른바 ‘우병우 라인’이라고 불렸던 검찰 고위 간부들을 직접적으로 겨냥했다는 뜻이다. 더구나 법무부는 이번 인사 대상에 오른 이들을 “과거 중요 사건에 대한 부적절 처리 등 문제가 됐던 검사들”이란 이례적 표현을 쓰기도 했다.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높을 때 과거 ‘정치 검사’로 지목됐던 이들을 확실하게 정리하고 넘어가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셈이다.

특히 전날 면직 권고된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에 이어 이날 인사 조처된 정점식 대검 공안부장이 사표를 내면서, 검찰의 ‘빅3’로 불리는 검사장급이 한꺼번에 옷을 벗게 됐다. 이 때문에 검찰은 이번 인사를 청와대가 예고해왔던 고강도 인적쇄신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곧 불어닥칠 2차 ‘인사태풍’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왜 ‘우병우 라인’인가 

이번에 인사 조처된 검찰 고위 간부의 공통점은 대부분 우 전 민정수석과 관련이 있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에 전보된 4명 중 3명(김진모 서울남부지검장, 정점식 대검찰청 공안부장, 전현준 대구지검장)은 우 전 수석과 같은 서울대 법대 84학번으로 그와 친분이 두텁다. 광주고검 차장검사로 좌천된 유상범 창원지검장과 대구지검장으로 인사가 난 노승권 서울중앙지검 1차장 역시 우 전 수석의 대학 동기다.

이들은 개인적 친분을 넘어 박근혜 정부에 유리한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이들이기도 하다. 김진모 지검장은 2014년 세월호 수사 당시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 우 전 수석이 광주지검 수사팀에 해경 123정장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를 적용하지 못하도록 외압을 행사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정점식 부장 역시 지난해 4·13 총선 때 청와대와 교감해 친박 의원을 봐주기 기소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전현준 지검장은 2009년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장 당시 광우병 논란을 보도한 <피디(PD)수첩> 제작진을 허위 보도 혐의로 기소했다.

우 전 수석이 청와대에 입성한 뒤엔 ‘우병우 라인’의 역할이 더욱 두드러진다. ‘정윤회 문건’을 지휘·수사한 유상범 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문건 진위를 제대로 살피지 않아 봐주기 수사 비판을 받았다. 서울고검으로 좌천된 정수봉 대검찰청 범죄정보기획관도 당시 형사1부장으로 수사라인에 있었다. 지난해 우병우 특별수사팀을 이끌었던 윤갑근 대구고검장도 이번 인사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당시 검찰은 우 전 수석을 기소도 하지 못한 채 ‘황제소환’ 논란만 남긴 바 있다.

■ ‘2차 인사태풍’에 촉각 

‘우병우 라인’에 대한 좌천성 인사는 예상된 수순이었다. 하지만 이번 인사가 끝이 아닐 수도 있다. 이날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된 윤갑근, 김진모, 정점식, 전현준 검사장이 인사 직후 모두 사표를 냈고,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네 자리는 다시 ‘공석’이 됐다. 검찰 안팎에서 곧 ‘2차 인사태풍’이 몰아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인사 명단을 봤는데 아직도 속칭 ‘우병우 라인’이거나 문제 된 수사를 하고도 명단에 빠진 사람들이 많다. 이 사람들에 대한 인사도 곧 단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검찰 고위간부는 “연수원 빈자리로 내보낼 사람 보내는 2차 인사가 곧바로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 일부에서는 정기인사 시즌이 아닌 상황에서 전격 단행된 인사에 불만의 목소리도 있다. 이렇게 시급하게 내보내야 할 이유가 있었는지 설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법무부가 밝힌 인사 배경을 보면 ‘과거 중요사건을 부적절하게 처리했다’는 등 센 문구들이 많다. 정기인사가 아니라 감찰 결과 발표 다음날 이렇게 시급하게 인사를 해야 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인사에 지나치게 감정이 실려 있는 게 아니냐는 불만이다.

서영지 강희철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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