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2348835
미공개 영상으로 돌아온 노무현, 이와중에 쫓기는 이명박
[하성태의 사이드뷰] 8월 개봉하는 다큐 화제작 4편
글:하성태(woodyh) 편집:김미선(iosono) 17.08.07 16:00 최종업데이트 17.08.07 22:21
▲영화 <공범자들> 속 이명박 전 대통령과 최승호 PD.ⓒ 엣나인필름
자의든 타의(?)든,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는 관객들과의 접점을 넓혀가는 중이다. 비단 <워낭소리>나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와 같은 기록적인 흥행작만의 얘기가 아니다. '종교 다큐'와 '정치시사 다큐', '감성다큐' 이 세 장르는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들이는 한국 다큐멘터리의 굳건한 장르와도 같다. 게다가, 정권의 언론장악과 '블랙리스트'가 횡행했던 지난 9년 간 방송사 PD들은 속속 극장판 다큐를 통해 '감독 데뷔'를 이뤄냈다.
올 상반기는 특히 그랬다. 상업영화 박스오피스 톱10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노무현입니다>가 그랬다. 지난 5월 조기대선 이후 개봉한 <노무현입니다>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란 인물다큐의 성격을 분명히하며 무려 183만3147명(이하 영화진흥위원회 상반기 영화산업 결산 기준)의 관객을 모으는 '깜짝 흥행'을 일궈냈다.
상반기 다양성 영화 흥행 톱10 안에도 다큐멘터리 4편이 이름을 올렸다. 4위를 차지한 종교 다큐멘터리 <서서평, 천천히 평온하게>(116,024명)을 필두로, <더 플랜>(34,225명)이 6위, <뚜르: 내 생애 최고의 49일>(19,440명)이 9위, <7년-그들이 없는 언론>(16,577명)이 10위를 차지했다. 이들 네 편 역시 거칠게 분류하자면, '종교'와 '정치시사', '(감동)스포츠' 장르로 볼 수 있다.
올 여름, (6월 마지막 주를 포함해) 7월과 현재까지 관객들과 만난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도 총 5편이나 됐다. <불온한 당신>, <노후 대책 없다>, <파밍 보이즈>, <올 리브 올리브>, <직지코드>가 그 작품들이다. 각각 '성 소수자', '록음악', '청춘과 세계일주', '팔레스타인 문제', '세계 최초 금속활자본 직지' 등 소재 또한 다채로웠다.
그리고, 방학 시즌을 맞은 극장가 최대 성수기인 8월. 화제성을 이미 입증받은 다큐멘터리 4편이 한 달 간 연이어 관객들을 찾는다. '종교'나 '감성' 장르와는 궤를 달리하지만, 이미 전작들을 통해 흥행과 비평 면에서 일정정도 성과를 거둔 감독들의 후속작들이거나 이미 개봉해 흥행 면에서 성과를 거뒀던 다큐의 감독판이다. 네 편 다 여러 의미로 기대해도 좋을 작품들이다.
최승호 감독 <공범자들> (8월 17일 개봉)
▲영화 <공범자들>의 메인 포스터.ⓒ 엣나인필름
"김재철, 김장겸, 안광한, 백종문, 박상후 등 주요 출연진과 MBC 사측이 <공범자들> 상영을 막아달라고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습니다. 자신들이 출연한 영화를 막으려는 배우들은 또 처음 보네요. 얼마나 <공범자들>의 내용이 두려웠으면! 저들이 아무리 발버둥 쳐도 <공범자들>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역사의 심판을 어떻게 막는단 말입니까?"
<자백> 다음은 <공범자들>이다. 국정원 간첩 조작 사건과 김기춘의 활약(?)을 낱낱이 파헤쳤던 <뉴스타파> 최승호 PD. <자백>으로 14만3천여 명의 공분을 불러 일으켰던 최승호 PD가 이번엔 자신을 해고한 '친정' MBC를 포함,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 동안 처절하게 무너진 공영방송의 잔혹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공범자들>로 돌아온다.
헌데, 위에 적은 최승호 PD의 페이스북 글에서 보듯, 지난 3일 MBC 전현직 임직원 5인이 <공범자들>에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영화의 흥행과 이슈몰이에 기름을 붙는 협조(?)를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들은 "최승호 PD가 자신이 다니던 문화방송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비방활동을 해 왔으며, 영화 <공범자들> 제작도 그와 같은 비방 활동의 일환"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영화계의 오랜 속설 하나. '개봉 전 논란은 흥행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 속설을 <공범자들>이 보기 좋게 깰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미 MBC와 KBS 안팎으로 공영방송 개혁의 목소리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 가운데, 그 당사자들이 <공범자들> 상영을 금지코자 하는 행위 자체가 "언론 개혁을 원하는 국민들은 <공범자들>을 꼭 보시라"는 홍보 행위와 같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자백>으로 한국의 '마이클 무어'의 형식적 성취를 이뤄낸 최승호 PD가 <공범자들>을 통해 스크린을 넘어 공영방송국에까지 어떤 반향을 불러일으킬지 곧 확인 가능하다. 더군다나 이명박 대통령까지 출연(?)하신다니, 반갑기 그지없다.
정윤석 감독 <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 (8월 24일 개봉)
▲영화 <밤석해적단 서울불바다>의 공식 포스터.ⓒ 찬란
정윤석 감독은 전작 <논픽션 다이어리>에서 지존파 사건을 소환했다. 1990년대 한국사회를 경악하게 했던 이 전무후무한 강력범죄의 전후를 살펴보는 일은 IMF를 불러온 김영삼 정권의 흥망성쇠를 찬찬히 돌이켜보는 영화적 행위와 일치했다. 그렇게 1990년대의 사건들을 통해 정치와 권력의 문제까지 천착한 <논픽션 다이어리>는 '2013년의 다큐멘터리'로 꼽을 만한 수작이었다.
그 정윤석 감독이 4년 만에 돌아왔다. 이번엔 '밤섬해적단'이란 그라인드 코어밴드를 경유해 한국사회를 성찰한다. 제목부터 왠지 과격(?)해 보이는 <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는 밴드 밤섬해적단이 국가보안법에 회부되어 일생일대의 위기를 겪는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담아낸 다큐멘터리다. 포스터 속 "우리는 진지하게 장난친다"라는 상단 카피를 잘 봐둘 필요가 있다. 이야말로 '종북좌파' 낙인이면 끝장이 나버리는 한국사회의 '북한포비아'를 유쾌하게 건드렸던 밤섬해적단의 정체성을 가장 확실히 드러내는 일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밤석해적단은 지난 2011년 한 페스티벌에서 '김정일 만세'를 불러 보수언론의 주목을 받았고, 2012년엔 앨범 프로듀서인 박정근의 국가보안법 재판에 이들의 '서울불바다' 앨범이 증거자료로 채택되는 진지한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렇게 정윤석 감독이 밤섬해적단과 만나 강렬하게 한국사회의 보수성을 두드리는 이 다큐멘터리는 이미 제46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를 비롯해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받으며 화제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오는 24일, 밤섬해적단과 정윤석 감독이 스크린 위에 펼쳐 놓을 '불바다'에서 헤엄쳐 보시길.
이상호 감독 <김광석19960106> (8월 3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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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김광석19960106>의 홍보 스틸.ⓒ BM컬쳐스
김광석은 '영원한' 가객이다. '영원한'에 방점을 찍은 이유는 그와 동시대를 살았든, 그렇지 않든 그의 노래가 대중 예술 속에서 지속적으로 회자되고 이를 통해 끊임없이 어떤 '동시대성'을 부여받기 때문이리라. 작년 연말 방영된 KBS1의 <환생> 2부작 역시 김광석의 인생과 노래를 현재의 기술과 감수성으로 소환, 제44회 한국방송대상 문화예술부문 작품상 수상작으로 결정되기도 했다.
<다이빙벨>의 이상호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인 <김광석19960106>(이하 <김광석>) 역시 그 '영원한 가객'을 소환한다. 하지만 이 작품이 찍은 방점은 영어 제목 'Suicide Made'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1996년 1월 6일 김광석 사망 이후, 20여 년이 지나도록 베일에 싸인 마지막 날의 치열한 흔적"을 돌아보는 <김광석>은 "그는 왜 죽을 수밖에 없었는가"에 대한 질문을 찾아가는 다큐멘터리다.
더 구체적으로는, 이상호 감독이 김광석 사망 당시 MBC 기자로서 현장 취재를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 역추적한 그의 죽음에 담긴 미스터리를 영화적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지난 제2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일어나, 김광석>이라는 가제로 경쟁부문에 초청돼 특별언급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김광석>은 개봉과 함께 김광석 변사사건의 재조사를 촉구하는 '김광석법' 입법 청원 서명운동을 진행하며 주목받기도 했다. 다큐 <김광석>이 과연 김광석의 죽음을 재조명하는 촉매제로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인환 감독 <무현, 두 도시 이야기 : 파이널 컷> (8월 30일 개봉)
▲영화 <무현, 두 도시 이야기 : 파이널 컷> 포스터.ⓒ 인디스토리
<노무현입니다> 이전에 <무현, 두 도시 이야기>(이하 <무현>)가 있었다. '최순실 게이트' 정국이 한창이던 작년 10월 개봉해 19만 이상의 관객들에게 감동을 줬던 <무현>이 <무현, 두 도시 이야기 : 파이널 컷>으로 관객들과 재회한다. 이미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초청, 고 노무현 대통령을 추억하는 이들은 물론 일반 관객들과 만날 채비도 완벽하게 맞췄다. 이번 '파이널 컷'은 미공개 영상 등 30여 분이 추가된 버전이다.
<무현>에 이어 '파이널 컷'으로 제목을 정한 것에 대해 전인환 감독은 "이 작업이 무현 이야기의 온전한 최종본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개봉 당시 정치적 상황과 상영시간, 개봉 시기에 대한 압박으로 인해 더 많은 영상을 담지 못한 아쉬움 역시 이번 '파이널 컷'으로 달랠 수 있었다. 특히 <무현>에서 아쉬움으로 지적 받았던 '백무현 후보'에 대한 영화적인 설명도 비로소 온전히 담길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무현>은 2000년 부산, 그리고 2016년 여수에서 총선에 출마했던 노무현과 백무현의 정치 도전과 노무현이란 인물이 '우리들'이란 평범한 국민들에게 끼친 영향과 그를 통해 돌아보는 한국 정치와 한국 사회 전반을 조망한 작품이다. 이번 '파이널 컷'은 문재인 대통령과 안희정 충남지사 등 '노무현의 사람들'에 대한 영상이 추가되는 한편 지난 촛불정국에 대한 소회까지 추가되면서 작품의 균형을 맞췄다는 평가다. 올 8월, <무현>이 다시 한 번 '정치다큐'를 넘어 '노무현 바람'을 다시 불러일으킬지 극장에서 확인해 보자.
미공개 영상으로 돌아온 노무현, 이와중에 쫓기는 이명박
[하성태의 사이드뷰] 8월 개봉하는 다큐 화제작 4편
글:하성태(woodyh) 편집:김미선(iosono) 17.08.07 16:00 최종업데이트 17.08.07 22:21
▲영화 <공범자들> 속 이명박 전 대통령과 최승호 PD.ⓒ 엣나인필름
자의든 타의(?)든,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는 관객들과의 접점을 넓혀가는 중이다. 비단 <워낭소리>나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와 같은 기록적인 흥행작만의 얘기가 아니다. '종교 다큐'와 '정치시사 다큐', '감성다큐' 이 세 장르는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들이는 한국 다큐멘터리의 굳건한 장르와도 같다. 게다가, 정권의 언론장악과 '블랙리스트'가 횡행했던 지난 9년 간 방송사 PD들은 속속 극장판 다큐를 통해 '감독 데뷔'를 이뤄냈다.
올 상반기는 특히 그랬다. 상업영화 박스오피스 톱10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노무현입니다>가 그랬다. 지난 5월 조기대선 이후 개봉한 <노무현입니다>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란 인물다큐의 성격을 분명히하며 무려 183만3147명(이하 영화진흥위원회 상반기 영화산업 결산 기준)의 관객을 모으는 '깜짝 흥행'을 일궈냈다.
상반기 다양성 영화 흥행 톱10 안에도 다큐멘터리 4편이 이름을 올렸다. 4위를 차지한 종교 다큐멘터리 <서서평, 천천히 평온하게>(116,024명)을 필두로, <더 플랜>(34,225명)이 6위, <뚜르: 내 생애 최고의 49일>(19,440명)이 9위, <7년-그들이 없는 언론>(16,577명)이 10위를 차지했다. 이들 네 편 역시 거칠게 분류하자면, '종교'와 '정치시사', '(감동)스포츠' 장르로 볼 수 있다.
올 여름, (6월 마지막 주를 포함해) 7월과 현재까지 관객들과 만난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도 총 5편이나 됐다. <불온한 당신>, <노후 대책 없다>, <파밍 보이즈>, <올 리브 올리브>, <직지코드>가 그 작품들이다. 각각 '성 소수자', '록음악', '청춘과 세계일주', '팔레스타인 문제', '세계 최초 금속활자본 직지' 등 소재 또한 다채로웠다.
그리고, 방학 시즌을 맞은 극장가 최대 성수기인 8월. 화제성을 이미 입증받은 다큐멘터리 4편이 한 달 간 연이어 관객들을 찾는다. '종교'나 '감성' 장르와는 궤를 달리하지만, 이미 전작들을 통해 흥행과 비평 면에서 일정정도 성과를 거둔 감독들의 후속작들이거나 이미 개봉해 흥행 면에서 성과를 거뒀던 다큐의 감독판이다. 네 편 다 여러 의미로 기대해도 좋을 작품들이다.
최승호 감독 <공범자들> (8월 17일 개봉)
▲영화 <공범자들>의 메인 포스터.ⓒ 엣나인필름
"김재철, 김장겸, 안광한, 백종문, 박상후 등 주요 출연진과 MBC 사측이 <공범자들> 상영을 막아달라고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습니다. 자신들이 출연한 영화를 막으려는 배우들은 또 처음 보네요. 얼마나 <공범자들>의 내용이 두려웠으면! 저들이 아무리 발버둥 쳐도 <공범자들>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역사의 심판을 어떻게 막는단 말입니까?"
<자백> 다음은 <공범자들>이다. 국정원 간첩 조작 사건과 김기춘의 활약(?)을 낱낱이 파헤쳤던 <뉴스타파> 최승호 PD. <자백>으로 14만3천여 명의 공분을 불러 일으켰던 최승호 PD가 이번엔 자신을 해고한 '친정' MBC를 포함,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 동안 처절하게 무너진 공영방송의 잔혹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공범자들>로 돌아온다.
헌데, 위에 적은 최승호 PD의 페이스북 글에서 보듯, 지난 3일 MBC 전현직 임직원 5인이 <공범자들>에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영화의 흥행과 이슈몰이에 기름을 붙는 협조(?)를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들은 "최승호 PD가 자신이 다니던 문화방송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비방활동을 해 왔으며, 영화 <공범자들> 제작도 그와 같은 비방 활동의 일환"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영화계의 오랜 속설 하나. '개봉 전 논란은 흥행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 속설을 <공범자들>이 보기 좋게 깰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미 MBC와 KBS 안팎으로 공영방송 개혁의 목소리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 가운데, 그 당사자들이 <공범자들> 상영을 금지코자 하는 행위 자체가 "언론 개혁을 원하는 국민들은 <공범자들>을 꼭 보시라"는 홍보 행위와 같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자백>으로 한국의 '마이클 무어'의 형식적 성취를 이뤄낸 최승호 PD가 <공범자들>을 통해 스크린을 넘어 공영방송국에까지 어떤 반향을 불러일으킬지 곧 확인 가능하다. 더군다나 이명박 대통령까지 출연(?)하신다니, 반갑기 그지없다.
정윤석 감독 <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 (8월 24일 개봉)
▲영화 <밤석해적단 서울불바다>의 공식 포스터.ⓒ 찬란
정윤석 감독은 전작 <논픽션 다이어리>에서 지존파 사건을 소환했다. 1990년대 한국사회를 경악하게 했던 이 전무후무한 강력범죄의 전후를 살펴보는 일은 IMF를 불러온 김영삼 정권의 흥망성쇠를 찬찬히 돌이켜보는 영화적 행위와 일치했다. 그렇게 1990년대의 사건들을 통해 정치와 권력의 문제까지 천착한 <논픽션 다이어리>는 '2013년의 다큐멘터리'로 꼽을 만한 수작이었다.
그 정윤석 감독이 4년 만에 돌아왔다. 이번엔 '밤섬해적단'이란 그라인드 코어밴드를 경유해 한국사회를 성찰한다. 제목부터 왠지 과격(?)해 보이는 <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는 밴드 밤섬해적단이 국가보안법에 회부되어 일생일대의 위기를 겪는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담아낸 다큐멘터리다. 포스터 속 "우리는 진지하게 장난친다"라는 상단 카피를 잘 봐둘 필요가 있다. 이야말로 '종북좌파' 낙인이면 끝장이 나버리는 한국사회의 '북한포비아'를 유쾌하게 건드렸던 밤섬해적단의 정체성을 가장 확실히 드러내는 일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밤석해적단은 지난 2011년 한 페스티벌에서 '김정일 만세'를 불러 보수언론의 주목을 받았고, 2012년엔 앨범 프로듀서인 박정근의 국가보안법 재판에 이들의 '서울불바다' 앨범이 증거자료로 채택되는 진지한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렇게 정윤석 감독이 밤섬해적단과 만나 강렬하게 한국사회의 보수성을 두드리는 이 다큐멘터리는 이미 제46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를 비롯해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받으며 화제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오는 24일, 밤섬해적단과 정윤석 감독이 스크린 위에 펼쳐 놓을 '불바다'에서 헤엄쳐 보시길.
이상호 감독 <김광석19960106> (8월 3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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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김광석19960106>의 홍보 스틸.ⓒ BM컬쳐스
김광석은 '영원한' 가객이다. '영원한'에 방점을 찍은 이유는 그와 동시대를 살았든, 그렇지 않든 그의 노래가 대중 예술 속에서 지속적으로 회자되고 이를 통해 끊임없이 어떤 '동시대성'을 부여받기 때문이리라. 작년 연말 방영된 KBS1의 <환생> 2부작 역시 김광석의 인생과 노래를 현재의 기술과 감수성으로 소환, 제44회 한국방송대상 문화예술부문 작품상 수상작으로 결정되기도 했다.
<다이빙벨>의 이상호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인 <김광석19960106>(이하 <김광석>) 역시 그 '영원한 가객'을 소환한다. 하지만 이 작품이 찍은 방점은 영어 제목 'Suicide Made'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1996년 1월 6일 김광석 사망 이후, 20여 년이 지나도록 베일에 싸인 마지막 날의 치열한 흔적"을 돌아보는 <김광석>은 "그는 왜 죽을 수밖에 없었는가"에 대한 질문을 찾아가는 다큐멘터리다.
더 구체적으로는, 이상호 감독이 김광석 사망 당시 MBC 기자로서 현장 취재를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 역추적한 그의 죽음에 담긴 미스터리를 영화적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지난 제2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일어나, 김광석>이라는 가제로 경쟁부문에 초청돼 특별언급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김광석>은 개봉과 함께 김광석 변사사건의 재조사를 촉구하는 '김광석법' 입법 청원 서명운동을 진행하며 주목받기도 했다. 다큐 <김광석>이 과연 김광석의 죽음을 재조명하는 촉매제로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인환 감독 <무현, 두 도시 이야기 : 파이널 컷> (8월 30일 개봉)
▲영화 <무현, 두 도시 이야기 : 파이널 컷> 포스터.ⓒ 인디스토리
<노무현입니다> 이전에 <무현, 두 도시 이야기>(이하 <무현>)가 있었다. '최순실 게이트' 정국이 한창이던 작년 10월 개봉해 19만 이상의 관객들에게 감동을 줬던 <무현>이 <무현, 두 도시 이야기 : 파이널 컷>으로 관객들과 재회한다. 이미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초청, 고 노무현 대통령을 추억하는 이들은 물론 일반 관객들과 만날 채비도 완벽하게 맞췄다. 이번 '파이널 컷'은 미공개 영상 등 30여 분이 추가된 버전이다.
<무현>에 이어 '파이널 컷'으로 제목을 정한 것에 대해 전인환 감독은 "이 작업이 무현 이야기의 온전한 최종본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개봉 당시 정치적 상황과 상영시간, 개봉 시기에 대한 압박으로 인해 더 많은 영상을 담지 못한 아쉬움 역시 이번 '파이널 컷'으로 달랠 수 있었다. 특히 <무현>에서 아쉬움으로 지적 받았던 '백무현 후보'에 대한 영화적인 설명도 비로소 온전히 담길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무현>은 2000년 부산, 그리고 2016년 여수에서 총선에 출마했던 노무현과 백무현의 정치 도전과 노무현이란 인물이 '우리들'이란 평범한 국민들에게 끼친 영향과 그를 통해 돌아보는 한국 정치와 한국 사회 전반을 조망한 작품이다. 이번 '파이널 컷'은 문재인 대통령과 안희정 충남지사 등 '노무현의 사람들'에 대한 영상이 추가되는 한편 지난 촛불정국에 대한 소회까지 추가되면서 작품의 균형을 맞췄다는 평가다. 올 8월, <무현>이 다시 한 번 '정치다큐'를 넘어 '노무현 바람'을 다시 불러일으킬지 극장에서 확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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