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v.media.daum.net/v/20170814213840648?s=tv_news

[밀착카메라] 한 달째 방치..세계문화유산 '느려 터진' 복구
손광균 입력 2017.08.14 21:38 

[앵커]

수원 화성에서 지난 달 내린 폭우로 성곽 안쪽을 지탱하는 축대 일부가 무너졌습니다. 그런데 벌써 한 달 가까이 방치돼 있습니다. 수원 화성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죠.

밀착카메라 손광균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1700년대 말 지어진 수원 화성은 복구와 복원을 거치며 1997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습니다.

이 가운데 봉화대가 설치된 동남쪽 성벽은 건설 당시의 전략적 요충지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이곳을 찾는 방문객과 인근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 최근 발생했습니다.

성곽과 봉화대 안쪽으로는 양옆으로 주택가가 있는데요. 이 아래쪽을 보니까 방수포 여러 겹이 덮여 있습니다. 원래는 지형을 떠받치는 축대가 있었던 곳인데, 폭우로 무너져 버린 겁니다.

무거운 돌로 쌓은 담은 지난달 16일, 수원에 150mm가 넘는 비가 내리면서 붕괴됐습니다.

이면도로에 임시로 차단막을 설치했지만, 관광객과 차들은 바로 옆으로 지나다닙니다.

축대 아래쪽으로 와 봤습니다. 방수포 밑에는요, 축대에서 떨어져 나온 돌들이 튀어나와 있고요. 붕괴 당시의 상황을 잘 보여주는 사진이 한 장 있습니다. 여기를 보면요, 길가에 세워놓은 차들 위로 돌무더기들이 떨어져 큰 피해가 발생했고요.

맞은편 주민들도 자칫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현재는 축대에서 떨어져 나온 돌 일부를 이쪽에 쌓아놓은 상태입니다.

한 달 가까이 복구 소식을 듣지 못한 주민들은 불안하기만 합니다.

[황학록/경기 수원시 남수동 : '이게 여기까지 허물어지면 어떡하나'하고 놀랐죠. 불안하고 그래. 잠도 잘 못 자고…]

주변의 다른 축대도 관리가 안 되긴 마찬가지입니다. 도로 한쪽에 무단으로 소파와 플라스틱 통을 갖다놓고 흡연 공간으로 활용하는가 하면, 쓰레기도 쌓아놨습니다.

수원시는 이르면 17일부터 공사를 시작해 이달 안으로 축대를 복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수원시 관계자 : 시공사 선정을 8월 8일에 했고요. 착공을 17일에 할거라고요. 현장 조사하고 자문받고 설계를 했잖아요. 행정적인 절차가 열흘 정도 됐고…]

훼손된 상태로 방치된 곳은 이곳뿐만이 아닙니다.

또 다른 세계문화유산인 남한산성입니다. 저희에게 두 달 전, 이곳 성벽 곳곳이 훼손됐다는 제보가 들어왔는데요. 실제로 와서 확인을 해보니까 이렇게 공사 안내판이 앞에 세워져 있고요.

그 뒤쪽으로 무너진 성벽이 보이지 않게 방수포로 덮어놨습니다. 이 너머를 보니까, 임시 등산로로 돌무더기들이 떨어져 있습니다.

북문에서 서문까지 이어지는 성곽 곳곳이 파란색 방수포로 가려져 있습니다.

덮개 역할을 하는 돌은 등산로에 떨어져 있고, 돌과 돌 사이에 발라놓은 시멘트가 힘없이 흔들리기도 합니다.

남한산성은 문화재청의 안전점검에서 2년 연속 최하등급을 받았습니다.

[박상현/경기 성남시 태평동 : 보기 아주 흉하죠. 조화롭지도 않고 또 흉물스럽기도 하고. 사람들이 문화유적지를 느끼기 위해서 이곳에 왔는데…]

남한산성 도립공원사무소 측은 연구 용역을 마친 뒤 순차적으로 복구에 들어갔다며,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성벽 공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는 것도 좋지만, 이를 제대로 보존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허술한 관리 속에 우리 문화재가 흉물로 변하는 걸 막으려면 지금보다 철저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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