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2351496
김장겸-권재홍 앞다퉈 '충성맹세'... 충격적인 MBC 속기록
[현장] MBC노조, 고영주 이사장 블랙리스트 지시 담긴 '사장 면접 속기록' 공개
글 김윤정(cascade)사 진 권우성(kws21) 편집 김미선(iosono) 17.08.16 17:09 최종업데이트 17.08.16 17:21
▲ 박경추 아나운서 - 김수진 기자, 'MBC블랙리스트' 탄압 사례 발표MBC 박경추 아나운서와 김수진 기자가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언론노조 MBC본부 사무실에서 열린 ‘MBC블랙리스트 진짜 배후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해임 촉구 기자회견’에서 노조 활동을 이유로 자신이 겪은 업무배제 등 피해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권우성
지난 8일 카메라 기자들에 대한 블랙리스트 문건을 폭로한 언론노조 MBC본부(아래 MBC 노조)가 16일, 방송문화진흥회의 MBC 사장 후보 면접 속기록을 입수, 공개했다. 노조는 해당 속기록을 근거로 'MBC 블랙리스트'의 진짜 배후로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을 지목했다.
노조가 공개한 속기록에는 노동조합 활동을 근거로 인사상 불이익을 지시하고 실행 내용을 보고하는 고영주 이사장과 권재홍 사장 후보(전 부사장, 현 MBC플러스 대표), 김장겸 현 MBC 사장 등의 노골적인 대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해당 속기록은 지난 2월 23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가 MBC 사장 후보자 세 사람에 대해 면접을 진행한 날의 대화로, 방문진 이사회가 녹음한 내용을 토대로 방문진이 생산한 문서다.
MBC 사장 면접장에서 오간 이상한 대화
방문진 이사회(이사장 고영주)는 구 여권 추천 이사 6명과 구 야권 추천 인사 3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이날 구 야권 추천 이사들은 일찌감치 청와대의 낙점을 받은 김장겸 현 사장을 차기 사장으로 내정된 면접은 요식행위라며 항의하다 퇴장했다.
구 야권 이사들이 빠지고, 구 여권 추천 이사 6명만 참석한 채 진행된 이날 면접에서, 면접관인 방문진 이사들과 사장 후보자들은 공영방송 사장 면접장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대화를 이어갔다.
고영주 이사장이 노동조합 소속 사원들을 '유휴 인력', '잔여 인력'이라고 표현하며 "우리가 믿고 맡길 수 없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념과 성향 상관없이 일할 수 있는 분야가 많이 있나"라고 묻자, 권재홍 사장 후보는 "부사장 할 때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다. 도저히 보도 쪽에는 쓸 수 없으니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로 보내고..."라고 답한다.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는 2014년 10월 말 조직 개편 과정에서 급조된 구로디지털단지에 위치한 사무실로, 경인지사 등과 더불어 MBC 노조원들의 대표적 '유배지'로 꼽히는 곳이다. 그간 사측은 "능력과 적성에 따라 배치한 것"이라고 주장해왔으나, 결국 노조원들을 본 업무에서 배제하기 위한 인사 조치였음이 드러난 셈이다.
권재홍 후보는 "안 될 사람들은 다른 데로 배치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 자리(유배지)는 충분히 더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답하며 자신의 블랙리스트 실행 의지를 어필하기도 했다. 또, "언론 노조 조합원들이 편향된 시각으로 (방송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설득해서 안 되면 손을 떼게 해야 한다. 외부에서 올바른 가치관을 지닌 PD들을 많이 데려와야 한다"고 방문진에게 사장 취임시 인사 계획을 설명하기도 했다.
김장겸 현 MBC 사장 역시, "(사람을 쓸 때) 히스토리를 주로 본다"면서 노조 소속 여부, 파업 참가 이력 등을 살핀다는 것을 시사했지만, 녹취록의 상당 부분은 권재홍 사장 후보자의 발언으로 채워져 있다. 노조 측은 "일찌감치 김장겸 사장 내정설이 파다하게 돌았다. 사장 후보자 면접은 사실상 요식행위에 불과했다. 때문에 불안했던 권재홍은 불법 행위를 서슴지 않겠다는 충성 서약에 매달렸고, 김장겸은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태도로 시간을 때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권재홍 후보는 고영주 이사장과의 대화에서 앵커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언론노조 소속 기자/아나운서들을 앵커로도 내세우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뉴스데스크> 하는 기자들은 90%가 비노조원, 경력기자"라며 "검찰팀이 9명인데 검찰팀에 1노조는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검찰에서 이상한 기사가 안 나오지 않습니까"라며 블랙리스트 성과를 과시하기까지 했다.
▲ "MBC블랙리스트 진짜 배후 고영주 해임하라"언론노조 MBC본부 김연국 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사옥 내 사무실에서, 지난 2월 23일 열린 방송문화진흥회(MBC대주주) 이사회 회의록을 공개하며 ‘MBC블랙리스트 진짜 배후는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라며 해임을 촉구하고 있다. 오른쪽으로 탄압사례를 발표하기 위해 참석한 박경추 아나운서와 김수진 기자.ⓒ 권우성
노조 측 "업무 배제된 조합원들이 증거"
노조는 이들의 이야기가 대화에만 그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현 MBC 뉴스 앵커 15명 중 언론노조 소속 조합원이 앵커로 기용된 경우는 <주말 뉴스데스크>와 <뉴스24>, <주말뉴스>의 여성 아나운서 3명뿐으로, 12명은 비조합원이다. 또, 청와대, 국회와 정당, 검찰과 법원 등 보도국의 주요 출입처에 언론노조 소속 기자는 단 1명도 없다. 노조는 "이같은 노골적인 현업 배제는 2013년 5월 김장겸 사장이 보도국장에 임명된 이후 본격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김연국 언론노조 MBC 본부장은 "권재홍 사장과 방문진 이사들이 평소 얼마나 불법 행위와 블랙리스트에 무감각해져 있으면 이사회라는 공식 석상에서 이같은 불법 행위를 술술 자백했겠나"라고 지적하며, "평소 편파 왜곡 보도로 공영방송을 엉망으로 만들고, 이에 항의하는 노조원들을 징계하고 해고하는 일이 일상이었던 게 아닌가 싶다"며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구 야권 추천 이사인 이완기 이사와, 박경추 아나운서, 김수진 기자도 참석해 증언을 보탰다.
이완기 이사는 "'최승호 박성제는 증거가 없는데 불법으로 해고했다'는 내용의 백종문 녹취록이 공개된 후에도, '법적 판결 나오지 않으면 불법 아니니 우리가 손댈 수 없다'고 주장했다. 내가 백 본부장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추궁하지 마라', '질책하지 말라'면서 100번도 넘게 끼어들어 의사 진행을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 "소수 이사들이 백 본부장에 대한 조치를 위해 안건을 내면, '방문진은 MBC 관리 감독 기관이지, 경영진 관리 감독 기관이 아니'라고 하면서 묵살했다"고 전했다.
이날 노조는 지난 10일 퇴사한 김소영 아나운서가 지난해 10월 <뉴스투데이> 앵커에서 경질된 후, 10개월간 방송 활동에서 배제됐음을 지적하며, PD들의 섭외 요청을 묵살한 신동호 아나운서국장을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할 것을 알렸다.
파업 이후 아나운서 업무에서 배제된 박경추 아나운서는 "아나운서가 방송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아나운서 생명을 빼앗는 것"이라면서 "40명이 넘던 아나운서 중, 파업 이후 회사를 그만두거나 타부서로 배치된 아나운서가 20명이 넘는다. 이들의 자리를 메운 건 11명의 계약직 아나운서들"이라고 말했다. 박 아나운서는 "(업무에서 배제될 때마다) 본부장이나 부사장 선에서 이뤄진 일인 줄 알았는데, 오늘 공개된 속기록을 보니 그게 아니더라. 공영방송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게 부끄럽다. 참담하다"는 심경을 밝혔다.
역시 파업 이후 보도 업무에서 배제된 김수진 기자는 "2012년 파업 때 피켓 시위하는 사진이 일간지 1면에 실리면서, 적극 파업 가담자로 분류된 것 같다"면서 "파업 이후 대기발령을 받았고, 대기발령 이후에는 MBC아카데미에서 브런치 만들기 교육 등을 받았다. 이후 드라마 마케팅부,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에 배치됐다"고 전했다. 김 기자는 "입사해 10년 동안 취재밖에 한 일이 없는데, 파업 이후 5년 동안 한 번도 취재를 하지 못했다. 김장겸 사장이 내 히스토리를 봤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 박경추 아나운서, 'MBC블랙리스트' 탄압 사례 발표MBC 박경추 아나운서가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언론노조 MBC본부 사무실에서 열린 ‘MBC블랙리스트 진짜 배후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해임 촉구 기자회견’에서 노조 활동을 이유로 자신이 겪은 업무배제 등 피해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권우성
▲ 김수진 기자, 'MBC블랙리스트' 탄압 사례 발표MBC 김수진 기자가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언론노조 MBC본부 사무실에서 열린 ‘MBC블랙리스트 진짜 배후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해임 촉구 기자회견’에서 노조 활동을 이유로 자신이 겪은 업무배제 등 피해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권우성
노조, 고영주 이사장 등 고소 예정
노조는 이를 "헌법에 보장된 언론권과 노동의 자유를 빼앗고, 방송법의 정신을 짓밟은 범죄 행위"로 규정하고, 이 녹취록을 근거로 방문진 고영주 이사장, 김광동·유의선 이사, 권재홍 당시 부사장, 김장겸 사장 등을 노동조합법, 방송법, 형법 위반 등으로 고소할 예정이다.
노조 측은 공개된 녹취록 외에도 방문진 이사진의 심각한 결격 사유를 담은 대화가 더 있음을 시사하며 "조만간 정리해 더 많은 양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검찰의 수사와는 별개로, 방송을 사유화하고 부당노동행위 등을 이사회라는 공적인 자리에서 노골적으로 모의했다는 것이 핵심"이라면서 "공적 책임 망각은 방문진 이사진의 심각한 결격 사유"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김장겸 사장은 제작 거부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도 징계와 겁박 외에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면서 "노조는 총파업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 사태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장겸-권재홍 앞다퉈 '충성맹세'... 충격적인 MBC 속기록
[현장] MBC노조, 고영주 이사장 블랙리스트 지시 담긴 '사장 면접 속기록' 공개
글 김윤정(cascade)사 진 권우성(kws21) 편집 김미선(iosono) 17.08.16 17:09 최종업데이트 17.08.16 17:21
▲ 박경추 아나운서 - 김수진 기자, 'MBC블랙리스트' 탄압 사례 발표MBC 박경추 아나운서와 김수진 기자가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언론노조 MBC본부 사무실에서 열린 ‘MBC블랙리스트 진짜 배후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해임 촉구 기자회견’에서 노조 활동을 이유로 자신이 겪은 업무배제 등 피해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권우성
지난 8일 카메라 기자들에 대한 블랙리스트 문건을 폭로한 언론노조 MBC본부(아래 MBC 노조)가 16일, 방송문화진흥회의 MBC 사장 후보 면접 속기록을 입수, 공개했다. 노조는 해당 속기록을 근거로 'MBC 블랙리스트'의 진짜 배후로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을 지목했다.
노조가 공개한 속기록에는 노동조합 활동을 근거로 인사상 불이익을 지시하고 실행 내용을 보고하는 고영주 이사장과 권재홍 사장 후보(전 부사장, 현 MBC플러스 대표), 김장겸 현 MBC 사장 등의 노골적인 대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해당 속기록은 지난 2월 23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가 MBC 사장 후보자 세 사람에 대해 면접을 진행한 날의 대화로, 방문진 이사회가 녹음한 내용을 토대로 방문진이 생산한 문서다.
MBC 사장 면접장에서 오간 이상한 대화
방문진 이사회(이사장 고영주)는 구 여권 추천 이사 6명과 구 야권 추천 인사 3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이날 구 야권 추천 이사들은 일찌감치 청와대의 낙점을 받은 김장겸 현 사장을 차기 사장으로 내정된 면접은 요식행위라며 항의하다 퇴장했다.
구 야권 이사들이 빠지고, 구 여권 추천 이사 6명만 참석한 채 진행된 이날 면접에서, 면접관인 방문진 이사들과 사장 후보자들은 공영방송 사장 면접장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대화를 이어갔다.
고영주 이사장이 노동조합 소속 사원들을 '유휴 인력', '잔여 인력'이라고 표현하며 "우리가 믿고 맡길 수 없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념과 성향 상관없이 일할 수 있는 분야가 많이 있나"라고 묻자, 권재홍 사장 후보는 "부사장 할 때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다. 도저히 보도 쪽에는 쓸 수 없으니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로 보내고..."라고 답한다.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는 2014년 10월 말 조직 개편 과정에서 급조된 구로디지털단지에 위치한 사무실로, 경인지사 등과 더불어 MBC 노조원들의 대표적 '유배지'로 꼽히는 곳이다. 그간 사측은 "능력과 적성에 따라 배치한 것"이라고 주장해왔으나, 결국 노조원들을 본 업무에서 배제하기 위한 인사 조치였음이 드러난 셈이다.
권재홍 후보는 "안 될 사람들은 다른 데로 배치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 자리(유배지)는 충분히 더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답하며 자신의 블랙리스트 실행 의지를 어필하기도 했다. 또, "언론 노조 조합원들이 편향된 시각으로 (방송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설득해서 안 되면 손을 떼게 해야 한다. 외부에서 올바른 가치관을 지닌 PD들을 많이 데려와야 한다"고 방문진에게 사장 취임시 인사 계획을 설명하기도 했다.
김장겸 현 MBC 사장 역시, "(사람을 쓸 때) 히스토리를 주로 본다"면서 노조 소속 여부, 파업 참가 이력 등을 살핀다는 것을 시사했지만, 녹취록의 상당 부분은 권재홍 사장 후보자의 발언으로 채워져 있다. 노조 측은 "일찌감치 김장겸 사장 내정설이 파다하게 돌았다. 사장 후보자 면접은 사실상 요식행위에 불과했다. 때문에 불안했던 권재홍은 불법 행위를 서슴지 않겠다는 충성 서약에 매달렸고, 김장겸은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태도로 시간을 때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권재홍 후보는 고영주 이사장과의 대화에서 앵커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언론노조 소속 기자/아나운서들을 앵커로도 내세우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뉴스데스크> 하는 기자들은 90%가 비노조원, 경력기자"라며 "검찰팀이 9명인데 검찰팀에 1노조는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검찰에서 이상한 기사가 안 나오지 않습니까"라며 블랙리스트 성과를 과시하기까지 했다.
▲ "MBC블랙리스트 진짜 배후 고영주 해임하라"언론노조 MBC본부 김연국 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사옥 내 사무실에서, 지난 2월 23일 열린 방송문화진흥회(MBC대주주) 이사회 회의록을 공개하며 ‘MBC블랙리스트 진짜 배후는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라며 해임을 촉구하고 있다. 오른쪽으로 탄압사례를 발표하기 위해 참석한 박경추 아나운서와 김수진 기자.ⓒ 권우성
노조 측 "업무 배제된 조합원들이 증거"
노조는 이들의 이야기가 대화에만 그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현 MBC 뉴스 앵커 15명 중 언론노조 소속 조합원이 앵커로 기용된 경우는 <주말 뉴스데스크>와 <뉴스24>, <주말뉴스>의 여성 아나운서 3명뿐으로, 12명은 비조합원이다. 또, 청와대, 국회와 정당, 검찰과 법원 등 보도국의 주요 출입처에 언론노조 소속 기자는 단 1명도 없다. 노조는 "이같은 노골적인 현업 배제는 2013년 5월 김장겸 사장이 보도국장에 임명된 이후 본격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김연국 언론노조 MBC 본부장은 "권재홍 사장과 방문진 이사들이 평소 얼마나 불법 행위와 블랙리스트에 무감각해져 있으면 이사회라는 공식 석상에서 이같은 불법 행위를 술술 자백했겠나"라고 지적하며, "평소 편파 왜곡 보도로 공영방송을 엉망으로 만들고, 이에 항의하는 노조원들을 징계하고 해고하는 일이 일상이었던 게 아닌가 싶다"며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구 야권 추천 이사인 이완기 이사와, 박경추 아나운서, 김수진 기자도 참석해 증언을 보탰다.
이완기 이사는 "'최승호 박성제는 증거가 없는데 불법으로 해고했다'는 내용의 백종문 녹취록이 공개된 후에도, '법적 판결 나오지 않으면 불법 아니니 우리가 손댈 수 없다'고 주장했다. 내가 백 본부장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추궁하지 마라', '질책하지 말라'면서 100번도 넘게 끼어들어 의사 진행을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 "소수 이사들이 백 본부장에 대한 조치를 위해 안건을 내면, '방문진은 MBC 관리 감독 기관이지, 경영진 관리 감독 기관이 아니'라고 하면서 묵살했다"고 전했다.
이날 노조는 지난 10일 퇴사한 김소영 아나운서가 지난해 10월 <뉴스투데이> 앵커에서 경질된 후, 10개월간 방송 활동에서 배제됐음을 지적하며, PD들의 섭외 요청을 묵살한 신동호 아나운서국장을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할 것을 알렸다.
파업 이후 아나운서 업무에서 배제된 박경추 아나운서는 "아나운서가 방송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아나운서 생명을 빼앗는 것"이라면서 "40명이 넘던 아나운서 중, 파업 이후 회사를 그만두거나 타부서로 배치된 아나운서가 20명이 넘는다. 이들의 자리를 메운 건 11명의 계약직 아나운서들"이라고 말했다. 박 아나운서는 "(업무에서 배제될 때마다) 본부장이나 부사장 선에서 이뤄진 일인 줄 알았는데, 오늘 공개된 속기록을 보니 그게 아니더라. 공영방송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게 부끄럽다. 참담하다"는 심경을 밝혔다.
역시 파업 이후 보도 업무에서 배제된 김수진 기자는 "2012년 파업 때 피켓 시위하는 사진이 일간지 1면에 실리면서, 적극 파업 가담자로 분류된 것 같다"면서 "파업 이후 대기발령을 받았고, 대기발령 이후에는 MBC아카데미에서 브런치 만들기 교육 등을 받았다. 이후 드라마 마케팅부,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에 배치됐다"고 전했다. 김 기자는 "입사해 10년 동안 취재밖에 한 일이 없는데, 파업 이후 5년 동안 한 번도 취재를 하지 못했다. 김장겸 사장이 내 히스토리를 봤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 박경추 아나운서, 'MBC블랙리스트' 탄압 사례 발표MBC 박경추 아나운서가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언론노조 MBC본부 사무실에서 열린 ‘MBC블랙리스트 진짜 배후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해임 촉구 기자회견’에서 노조 활동을 이유로 자신이 겪은 업무배제 등 피해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권우성
▲ 김수진 기자, 'MBC블랙리스트' 탄압 사례 발표MBC 김수진 기자가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언론노조 MBC본부 사무실에서 열린 ‘MBC블랙리스트 진짜 배후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해임 촉구 기자회견’에서 노조 활동을 이유로 자신이 겪은 업무배제 등 피해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권우성
노조, 고영주 이사장 등 고소 예정
노조는 이를 "헌법에 보장된 언론권과 노동의 자유를 빼앗고, 방송법의 정신을 짓밟은 범죄 행위"로 규정하고, 이 녹취록을 근거로 방문진 고영주 이사장, 김광동·유의선 이사, 권재홍 당시 부사장, 김장겸 사장 등을 노동조합법, 방송법, 형법 위반 등으로 고소할 예정이다.
노조 측은 공개된 녹취록 외에도 방문진 이사진의 심각한 결격 사유를 담은 대화가 더 있음을 시사하며 "조만간 정리해 더 많은 양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검찰의 수사와는 별개로, 방송을 사유화하고 부당노동행위 등을 이사회라는 공적인 자리에서 노골적으로 모의했다는 것이 핵심"이라면서 "공적 책임 망각은 방문진 이사진의 심각한 결격 사유"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김장겸 사장은 제작 거부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도 징계와 겁박 외에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면서 "노조는 총파업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 사태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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