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810434.html

[단독] 검찰 ‘권성동쪽 10여명 채용청탁’ 부실조사
등록 :2017-09-11 05:00 수정 :2017-09-11 09:27

공공기관 부정채용 민낯
청탁자 명단·인사팀장 진술 통해 권 의원 청탁 정황 파악하고도 직접 조사 않고 보좌관만 서면조사
공소장엔 ‘불상의 다수인’으로 기술, 청탁-의원활동 관련성 파악도 안해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 대검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 대검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2013년 전후 강원랜드 대규모 부정채용 사건을 수사한 검찰이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자유한국당)의 청탁 정황을 파악하고도 권 의원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권 의원 본인이 아닌 수석보좌관만 서면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실 수사’라는 비판과 재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초 강원랜드로부터 수사의뢰를 받은 춘천지방검찰청은 부정채용 사건 수사에 착수해 1년2개월 만인 올해 4월20일 수사를 마치고 사건을 재판에 넘겼다. 344명에 이르는 청탁 정황을 파악했지만 정작 수사 결과는 초라했다. 최흥집 당시 강원랜드 사장이 ‘불상의 다수’로부터 청탁을 받았고, 이를 권아무개 인사팀장에게 전달해 자격 미달자 등 271명을 합격시켰다는 것이다. 검찰은 사장과 인사팀장 단 두 명만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인사팀장한테서 “최흥집 외에도 강원랜드 임직원, 외부인사로부터 청탁을 받아 그 명단을 관리했다”는 사실도 파악했지만, 채용을 청탁한 불상의 다수는 기소 대상에서 모두 뺐다.

10일 <한겨레> 취재 결과, 검찰이 공소장에 불상의 다수라 표현한 청탁자 중에는 권성동 의원이 포함돼 있다. 검찰은 사건 관계자 다수로부터 ‘권성동 의원 쪽에서 청탁이 왔고, 대상자는 10여명에 달한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또 청탁자와 청탁 대상자를 그룹별로 나눠 체계적으로 정리한 이른바 ‘청탁 리스트’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몸통인 청탁자를 상당 부분 확인하고도 이들에 대한 제대로 된 조사와 처벌 없이 사건을 매듭지은 것이다.



검찰은 권 의원을 직접 조사하지 않고 주변만 조사했다. 의원을 소환조사하기는커녕 의원실 수석보좌관만 한 차례 서면조사한 채 마무리했다. 권 의원실 수석보좌관은 “내 명의로 된 서면조사서는 검찰로부터 받아 작성해 보냈다. 의원 명의로 된 조사서는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청탁 대가 관계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다. 권 의원은 국회 지식경제위원회(2009~2012년)에서 활동한 강원도 유력 국회의원으로 강원랜드에 유무형의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이런 내용은 간과됐다. 최근 권 의원 비서관의 강원랜드 부정 취업을 조사한 감사원은 “최대 현안인 ‘폐광지역 개발지원 특별법’ 존속기한 연장 및 강원랜드 카지노가 확충되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는 취지의 사유 등으로 김○○를 신규 채용”했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실의 영향력을 보여준 대목이다.

권 의원 조사 여부에 검찰의 태도는 애매하다. 김영규 춘천지검 차장검사는 <한겨레>에 “권 의원에 대해 서면조사를 했다”고 답했지만, ‘의원실 수석보좌관 명의의 서면조사서를 보낸 것 아니냐’는 질문에 “확인해줄 수 없다. 보좌관에게 보냈더라도 권 의원이 답변을 검토하고 답을 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검찰이 수사의 기본을 어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검찰 관계자는 “사건 관련 주요 참고인을, 게다가 청탁자로 이름까지 올린 사람을 조사하지 않은 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권 의원이 지난해부터 국회 법사위원장으로 활동해 검찰에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검찰이 조사에 큰 부담을 가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랜드 내부에서조차 재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원랜드 핵심 관계자는 “사건 몸통인 청탁자 등에 대한 재조사 없이는 똑같은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현준 임인택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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