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area/811790.html

1500년 전 마한 여인은 어떤 모습일까
등록 :2017-09-20 15:39 수정 :2017-09-20 16:04

22일 국립나주박물관에서 처음으로 선보여 
얼굴이 각지고 윤곽이 뚜렷해 강인한 인상


사상 처음으로 복원된 1500년 전 마한 귀족여인의 모습.

디지털로 복원된 1500년 전 마한 귀족여인의 얼굴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전남 나주시는 오는 22일 국립나주박물관에서 영산강 유역에 살았던 마한 여인의 얼굴 모습을 처음으로 복원해 공개한다고 20일 밝혔다. 이 여인은 부드러운 백제인과는 달리 얼굴이 각지고 윤곽이 뚜렷해 강인한 인상마저 준다. 머리를 틀어 올려 묶었고 마한인들이 중시한 옥 목걸이를 걸었으며, 백제 영향을 받은 금동 귀고리를 달았다.

이 여인은 지난 2005년 나주 다시면 영동리 고분에서 출토된 인골 20여구 중 한 명을 디지털로 복원해 재탄생했다. 3~7세기에 조성된 이 고분에서는 마한의 전통 장례 방식이던 독무덤(옹관묘)과 백제 영향을 받은 돌방무덤(석실묘)이 동시에 발견됐다. 인골들은 돌방무덤 세 곳에서 3~6구씩이 나왔다.

발굴단은 이 가운데 한 돌방에서 나온 남자와 여자, 아이의 인골을 복원해 고대인의 생김새와 가족 생활상을 재구성해보기로 했다. 지난 3월부터 진행한 복원작업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의학자, 가톨릭의대 해부학전공 교수, 인골복원 일러스트레이터 등이 전문지식을 보탰다.

복원 과정에서 유전자 분석을 통해 인골 20여구가 모계가족이고, 곡물을 주로 섭취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한 무덤 안에 여러 사람을 안치하는 마한 장제를 따랐고, 백제 시기 관모틀과 허리띠 등 부장품이 나온 점 등으로 미뤄 백제에 귀족으로 편입한 마한의 후예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정호 동신대 교수(나주복암리고분전시관장)는 “출토된 인골에서 근육 크기와 피부 두께를 추정하는 작업이 가장 어려웠다. 근육을 만들어 피부를 붙이고 의상을 입히는 반년의 과정을 3분짜리 디지털 홀로그램에 압축했다. 복원한 마한 여인은 60대로, 고구려 안악2호분 벽화의 여인과 닮았다”고 말했다.

이날 국립나주박물관에서는 복원 과정을 소개하고, 복원의 학문적 성과를 토론하는 국제학술대회가 열린다. 나머지 남자와 아이의 얼굴은 내년 1월께 추가로 공개될 예정이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사진 나주시청 제공

2005년 나주 다시면 영동리 고분에서 출토된 인골

두개골 복원


얼굴 피부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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