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39276
[단독] 김인규 “조선일보, 기자들 행사 동원력 놀라워”
[김인규 임원회의록으로 본 KBS ⑦] 김인규 전 사장 언론관 집중 해부… 홍보전 강조 “전 직원 홍보 요원돼야” 철저한 기계적 중립 “양쪽에서 욕먹어야 좋은 보도” 과거 민정당 찬양 보도엔 “선배 디스크로 입원해 대신한 것”
김도연 기자 riverskim@mediatoday.co.kr 2017년 10월 13일 금요일
MB 언론 특보 출신 김인규 전 KBS 사장은 1973년 공채 1기로 KBS에 입사했다. 김 전 사장 과거 이력이 언급될 때면 ‘신군부 찬양 보도’가 회자되곤 한다.
그는 1982년 3월 ‘특별 입체기획-5공화국 1년’을 만들어 “5공화국 출범 1년, 지난 30여년 간 헌정사에서 이룩하지 못한 일들을 국민의 여망과 화합 속에 이룩한 획기적인 한 해였다”고 전두환 정권을 찬양한 바 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고작 2년 지났을 때였다.
신군부 찬양 이력은 2010년 4월 국회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1987년 1월 그가 민정당 창당 기념식 리포트에서 “민정당은 창당 때부터 희생과 봉사 정신으로 당원들이 당비에 의해 당을 운영해 나가는 자립 정당 상을 우리나라 정당 사상 처음으로 확립하고 구시대적 정치 병폐의 재현을 막기 위한 청렴 정치에 앞장서 왔다”고 보도한 것이 문제였다.
국회의원들이 해당 리포트의 낯 뜨거운 찬양을 문제 삼아 ‘언론관’을 비판하자 김 전 사장은 “그 당시 민정당 출입 기자를 했다”며 “야당을 출입하면 야당 입장을, 민정당을 출입하면 민정당 입장을 보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김인규 전 KBS 사장이 지난 1987년 민정당 창당 기념식 리포트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KBS 기자협회 블로그 ‘싸우는 기자들’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김 전 KBS 사장 재임 시절(2009년 11월~2012년 11월) 3년치 임원 회의록을 보면 김 전 사장의 국회 발언이 ‘위증’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전 사장은 2012년 3월25일 회의에서 “민정당 창당 리포트는 당시 신광식 선배가 디스크로 입원해 대신한 리포트”라며 “사실 그때 야당 출입이었는데, 리포트 1000여 건 가운데 그것 하나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원회의 발언과 국회 증언이 배치된다.
“사실 그때 야당 출입이었다”
유신·군부 독재 때부터 쌓은 기자 경험과 이어진 오랜 정치부 생활은 화려한 정계 인맥을 쌓게 된 계기였다. 다만 임원회의에서 언급하는 인물 대부분은 보수 쪽 인사들이다. 그가 딛고 있는 진영이 어디인지 다시 확인할 수 있다.
2010년 3월4일 임원회의에서는 김종필(JP) 등을 언급했다. “각계 원로들의 심층 인터뷰는 해두자. 더 늙으면 못한다. 이철승씨(전 신민당 총재·지난해 작고) 만났는데 재미난 일화 많다. 건국 과정 얘기가 생생했다. 그분들 총기 있는 날 하루 잡아 녹화하라. 엄청난 자료가 될 것이다. ‘그때 그 증언’으로 히트작 된다. JP, 박태준(전 포항제철 회장·2011년 작고)씨 등에게도 약속 받았다. 보도에서 분야별로 명단을 분류하라. (중략) 인터뷰는 해설위원들이 연구해 질문 2~30개 정도 만들고 PD는 1명 정도 붙이고. 300명 (인터뷰)해놓고 디지털 전환 시 KBS 소장 자료 공개하면 히트될 것이라 확신한다. 박태준씨도 꼬셔 놨다. YS, 이만섭 등도….” 등장하는 이름 대다수가 보수 진영 원로로 평가받는 인물들이다.
그는 KBS 사장 시절 마당발 인맥을 활용한 전 방위 로비를 통해 수신료 인상 등 원하는 것을 쟁취하려 했다. 그 과정에서 직원들을 동원했고 도구화했다. 연장선에서 김 전 사장은 국민 여론이나 KBS 저널리즘보다 ‘홍보’를 더 중요시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사장의 홍보 강조는 임원회의 곳곳에서 드러났다. 그는 취임 직후인 2009년 12월7일 회의에서 KBS 수신료 인상과 관련해 “현대 사회는 홍보 싸움”이라며 “전 직원이 홍보 요원이 돼야 한다. 핵심은 홍보팀에만 맡기면 백전백패”라고 강조했고 2010년 8월18일 회의에서도 “지금은 홍보전 시대”라며 “전 직원이 홍보 요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2010년 10월4일 회의에서도 “홍보의 시대다. (KBS 드라마 OST) CD 100만 장 돌려도 듣는 사람은 1%도 안 될 거다. KBS의 기념품을 받았다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골프장이나 음식점 가면 CD 돌린다. 고마워들 하더라. 그게 중요한 거다.”
‘홍보’와 관련해 김 전 사장은 조선일보를 부러워했다. 2010년 3월8일 임원회의에서 김 전 사장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조선일보 창사 기념 행사장에 갔을 때 한 (조선일보) 기자가 끝까지 따라 붙어서 중간에 못 가게 하더라. 불편한 것 없냐는 등 두 시간 동안 (붙어 있었다.) 각자가 맡은 사람의 동향을 메모해서 (윗선에) 제출한다. 대한민국에서 방귀 뀌는 사람들 다 모였었다. 편집국 기자 다 동원하는 응집력이 놀랍더라. 이런 것이 안 되면 힘들다. 후방에서 씻나락 까는 소리나 하는 사람이 대다수면 사장이 아무리 해도 안 된다.(중략) 전 직원이 홍보 마인드 있어야 한다.”
▲ 김인규 전 KBS 사장이 2012년 7월26일 아시아태평양방송연맹(ABU) 회장 자격으로 평양 방북 상황을 보고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양쪽에서 욕먹어야 좋은 보도”
김 전 사장은 2012년 대선 국면에서 KBS 대선 후보 진실 검증단을 찾아 “여러분 수고 많이 하고 있다”며 “양쪽에서 욕먹는 기사가 좋은 보도”라고 말하며 여·야를 1대 1로 맞추는 ‘기계적 중립 보도’를 강조했다. 2010년 9월24일 확대 간부 회의에서도 ‘김인규식 공정’을 언급하는 대목이 있다.
“유신 시대 때는 7대 3, 군부 정권 시절에는 6대 4, 문민 정부에선 55대 45, 지금은 51대 49다. 과거 북한을 괴뢰 집단으로 써야 했다. 그 시절엔 그게 ‘공정’이었다. 과연 공정이 무엇인지 중지를 모아야 한다. (중략) 이렇게 어려운 것이 공정 보도다. 여·야, 지역, 계급별 불공정이 있을 수 있다. 고의가 아니고 최선을 다했는데 빚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방송인의 양심이 중요하다.”
유신·군부 때는 정부·여당 편향적인 것이 그 시대의 ‘공정’이라는 뜻으로, 51대 49는 여당 우호적 기계적인 중립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인규식 양비론 혹은 기계적 중립 논조의 KBS 리포트는 과거 정연주 전 KBS 사장 시절 때와 차이를 보인다.
KBS 기자 출신 최경영 뉴스타파 기자는 소위 KBS의 기계적 중립 보도에 대해 “양적으로는 1대 1 기계적 균형을 맞추지만 내용으로나 질적으로 악랄하게 자기가 비판하고픈 대상을 프레임에 가두는 방식”이라며 “김인규가 전두환을 찬양하고 야당을 비난하던 그 옛날 80년대 이후부터 KBS가 나름 독자적으로 개발해온 보도의 양태”라고 비판했다.
‘언론관’ 가늠자로서 비판 언론에 대한 거친 대응도 눈에 띈다. 김 전 사장은 한겨레나 경향신문 등 보수 정권에서의 KBS를 비판했던 진보 언론에 대해 강력 대응을 주문했다.
특히 ‘KBS 자원 관리원’(수신료 통합징수 이전에 수신료를 직접 징수하러 다녔던 사람들로 통합징수 후에는 수상기 보유 여부를 확인해 수신료를 부과 또는 말소하는 업무를 맡았다)을 다룬 2010년 1월13일자 미디어오늘 기사 “이러고도 수신료 인상?”에 대한 반응이 대표적이다. 김 전 사장은 2010년 2월5일 임원회의에서 다음과 같이 격분하며 임원들을 크게 질책했다.
“언론 중재에 대한 간부들 의지 결여돼 있다. (중략) ‘본지(미디어오늘)는 숫자를 바로잡습니다. KBS는 무엇 무엇이라고 알려 왔습니다’ 이게 뭐냐? 왜 이런 걸 받아오나? 왜 이러나? 이건 정정 보도가 아니다.(편집자주 : 당시 미디어오늘은 KBS 반론을 반영해 ‘바로잡습니다’라는 형식으로 숫자 일부를 수정했다) 그러니까 우습게 보고 덤비는 거다. 왜 우리가 을이냐? ‘이러고도 수신료 인상?’ 이 부분에 대해 확실한 정정이 있어야 한다. 미디어오늘 장난에 놀아난 거다. (KBS 간부들 지칭하며) 능력 없는 놈들이 가서 (미디어오늘에) 당하고 온 거다. 이 안 받아들인 놈 문책해라. 밑에서 강하게 한 다음에 봐달라고 해야 사장 체면이 서지. (중략) 망해갖고 와서 미디어오늘 편집장이 사과했다? 칼 뽑았다 다시 집어넣어? KBS가 반드시 벤다는 인식 심어줘야 한다. (아주 큰 소리로) 공부들 좀 하세요. 공부! 이건 지식 부족이다. (중략) 다시 한 번 얘기하는데 맡은 일 자신 없으면 보직 내려놔라. 공부하고 연구하라. 어제 언론 중재 관련 보고 받고 얼마나 기분 나쁜지 말이야. 언론이란 게 생리적으로 약자에게 강한 하이에나 근성이 있다. 그래서 KBS가 그동안 흔들려 왔다. 제대로 잡아 올라가는 데 호흡 안 맞추나? 당하고 와서 당한지도 모른다. (중략) 당분간 KBS에 대한 것. 해당 부서 전투태세 갖춰라. 지금은 전쟁 중이다.” 김 전 사장이 ‘비판 언론’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단독] 김인규 “조선일보, 기자들 행사 동원력 놀라워”
[김인규 임원회의록으로 본 KBS ⑦] 김인규 전 사장 언론관 집중 해부… 홍보전 강조 “전 직원 홍보 요원돼야” 철저한 기계적 중립 “양쪽에서 욕먹어야 좋은 보도” 과거 민정당 찬양 보도엔 “선배 디스크로 입원해 대신한 것”
김도연 기자 riverskim@mediatoday.co.kr 2017년 10월 13일 금요일
MB 언론 특보 출신 김인규 전 KBS 사장은 1973년 공채 1기로 KBS에 입사했다. 김 전 사장 과거 이력이 언급될 때면 ‘신군부 찬양 보도’가 회자되곤 한다.
그는 1982년 3월 ‘특별 입체기획-5공화국 1년’을 만들어 “5공화국 출범 1년, 지난 30여년 간 헌정사에서 이룩하지 못한 일들을 국민의 여망과 화합 속에 이룩한 획기적인 한 해였다”고 전두환 정권을 찬양한 바 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고작 2년 지났을 때였다.
신군부 찬양 이력은 2010년 4월 국회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1987년 1월 그가 민정당 창당 기념식 리포트에서 “민정당은 창당 때부터 희생과 봉사 정신으로 당원들이 당비에 의해 당을 운영해 나가는 자립 정당 상을 우리나라 정당 사상 처음으로 확립하고 구시대적 정치 병폐의 재현을 막기 위한 청렴 정치에 앞장서 왔다”고 보도한 것이 문제였다.
국회의원들이 해당 리포트의 낯 뜨거운 찬양을 문제 삼아 ‘언론관’을 비판하자 김 전 사장은 “그 당시 민정당 출입 기자를 했다”며 “야당을 출입하면 야당 입장을, 민정당을 출입하면 민정당 입장을 보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김인규 전 KBS 사장이 지난 1987년 민정당 창당 기념식 리포트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KBS 기자협회 블로그 ‘싸우는 기자들’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김 전 KBS 사장 재임 시절(2009년 11월~2012년 11월) 3년치 임원 회의록을 보면 김 전 사장의 국회 발언이 ‘위증’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전 사장은 2012년 3월25일 회의에서 “민정당 창당 리포트는 당시 신광식 선배가 디스크로 입원해 대신한 리포트”라며 “사실 그때 야당 출입이었는데, 리포트 1000여 건 가운데 그것 하나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원회의 발언과 국회 증언이 배치된다.
“사실 그때 야당 출입이었다”
유신·군부 독재 때부터 쌓은 기자 경험과 이어진 오랜 정치부 생활은 화려한 정계 인맥을 쌓게 된 계기였다. 다만 임원회의에서 언급하는 인물 대부분은 보수 쪽 인사들이다. 그가 딛고 있는 진영이 어디인지 다시 확인할 수 있다.
2010년 3월4일 임원회의에서는 김종필(JP) 등을 언급했다. “각계 원로들의 심층 인터뷰는 해두자. 더 늙으면 못한다. 이철승씨(전 신민당 총재·지난해 작고) 만났는데 재미난 일화 많다. 건국 과정 얘기가 생생했다. 그분들 총기 있는 날 하루 잡아 녹화하라. 엄청난 자료가 될 것이다. ‘그때 그 증언’으로 히트작 된다. JP, 박태준(전 포항제철 회장·2011년 작고)씨 등에게도 약속 받았다. 보도에서 분야별로 명단을 분류하라. (중략) 인터뷰는 해설위원들이 연구해 질문 2~30개 정도 만들고 PD는 1명 정도 붙이고. 300명 (인터뷰)해놓고 디지털 전환 시 KBS 소장 자료 공개하면 히트될 것이라 확신한다. 박태준씨도 꼬셔 놨다. YS, 이만섭 등도….” 등장하는 이름 대다수가 보수 진영 원로로 평가받는 인물들이다.
그는 KBS 사장 시절 마당발 인맥을 활용한 전 방위 로비를 통해 수신료 인상 등 원하는 것을 쟁취하려 했다. 그 과정에서 직원들을 동원했고 도구화했다. 연장선에서 김 전 사장은 국민 여론이나 KBS 저널리즘보다 ‘홍보’를 더 중요시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사장의 홍보 강조는 임원회의 곳곳에서 드러났다. 그는 취임 직후인 2009년 12월7일 회의에서 KBS 수신료 인상과 관련해 “현대 사회는 홍보 싸움”이라며 “전 직원이 홍보 요원이 돼야 한다. 핵심은 홍보팀에만 맡기면 백전백패”라고 강조했고 2010년 8월18일 회의에서도 “지금은 홍보전 시대”라며 “전 직원이 홍보 요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2010년 10월4일 회의에서도 “홍보의 시대다. (KBS 드라마 OST) CD 100만 장 돌려도 듣는 사람은 1%도 안 될 거다. KBS의 기념품을 받았다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골프장이나 음식점 가면 CD 돌린다. 고마워들 하더라. 그게 중요한 거다.”
‘홍보’와 관련해 김 전 사장은 조선일보를 부러워했다. 2010년 3월8일 임원회의에서 김 전 사장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조선일보 창사 기념 행사장에 갔을 때 한 (조선일보) 기자가 끝까지 따라 붙어서 중간에 못 가게 하더라. 불편한 것 없냐는 등 두 시간 동안 (붙어 있었다.) 각자가 맡은 사람의 동향을 메모해서 (윗선에) 제출한다. 대한민국에서 방귀 뀌는 사람들 다 모였었다. 편집국 기자 다 동원하는 응집력이 놀랍더라. 이런 것이 안 되면 힘들다. 후방에서 씻나락 까는 소리나 하는 사람이 대다수면 사장이 아무리 해도 안 된다.(중략) 전 직원이 홍보 마인드 있어야 한다.”
▲ 김인규 전 KBS 사장이 2012년 7월26일 아시아태평양방송연맹(ABU) 회장 자격으로 평양 방북 상황을 보고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양쪽에서 욕먹어야 좋은 보도”
김 전 사장은 2012년 대선 국면에서 KBS 대선 후보 진실 검증단을 찾아 “여러분 수고 많이 하고 있다”며 “양쪽에서 욕먹는 기사가 좋은 보도”라고 말하며 여·야를 1대 1로 맞추는 ‘기계적 중립 보도’를 강조했다. 2010년 9월24일 확대 간부 회의에서도 ‘김인규식 공정’을 언급하는 대목이 있다.
“유신 시대 때는 7대 3, 군부 정권 시절에는 6대 4, 문민 정부에선 55대 45, 지금은 51대 49다. 과거 북한을 괴뢰 집단으로 써야 했다. 그 시절엔 그게 ‘공정’이었다. 과연 공정이 무엇인지 중지를 모아야 한다. (중략) 이렇게 어려운 것이 공정 보도다. 여·야, 지역, 계급별 불공정이 있을 수 있다. 고의가 아니고 최선을 다했는데 빚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방송인의 양심이 중요하다.”
유신·군부 때는 정부·여당 편향적인 것이 그 시대의 ‘공정’이라는 뜻으로, 51대 49는 여당 우호적 기계적인 중립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인규식 양비론 혹은 기계적 중립 논조의 KBS 리포트는 과거 정연주 전 KBS 사장 시절 때와 차이를 보인다.
KBS 기자 출신 최경영 뉴스타파 기자는 소위 KBS의 기계적 중립 보도에 대해 “양적으로는 1대 1 기계적 균형을 맞추지만 내용으로나 질적으로 악랄하게 자기가 비판하고픈 대상을 프레임에 가두는 방식”이라며 “김인규가 전두환을 찬양하고 야당을 비난하던 그 옛날 80년대 이후부터 KBS가 나름 독자적으로 개발해온 보도의 양태”라고 비판했다.
‘언론관’ 가늠자로서 비판 언론에 대한 거친 대응도 눈에 띈다. 김 전 사장은 한겨레나 경향신문 등 보수 정권에서의 KBS를 비판했던 진보 언론에 대해 강력 대응을 주문했다.
특히 ‘KBS 자원 관리원’(수신료 통합징수 이전에 수신료를 직접 징수하러 다녔던 사람들로 통합징수 후에는 수상기 보유 여부를 확인해 수신료를 부과 또는 말소하는 업무를 맡았다)을 다룬 2010년 1월13일자 미디어오늘 기사 “이러고도 수신료 인상?”에 대한 반응이 대표적이다. 김 전 사장은 2010년 2월5일 임원회의에서 다음과 같이 격분하며 임원들을 크게 질책했다.
“언론 중재에 대한 간부들 의지 결여돼 있다. (중략) ‘본지(미디어오늘)는 숫자를 바로잡습니다. KBS는 무엇 무엇이라고 알려 왔습니다’ 이게 뭐냐? 왜 이런 걸 받아오나? 왜 이러나? 이건 정정 보도가 아니다.(편집자주 : 당시 미디어오늘은 KBS 반론을 반영해 ‘바로잡습니다’라는 형식으로 숫자 일부를 수정했다) 그러니까 우습게 보고 덤비는 거다. 왜 우리가 을이냐? ‘이러고도 수신료 인상?’ 이 부분에 대해 확실한 정정이 있어야 한다. 미디어오늘 장난에 놀아난 거다. (KBS 간부들 지칭하며) 능력 없는 놈들이 가서 (미디어오늘에) 당하고 온 거다. 이 안 받아들인 놈 문책해라. 밑에서 강하게 한 다음에 봐달라고 해야 사장 체면이 서지. (중략) 망해갖고 와서 미디어오늘 편집장이 사과했다? 칼 뽑았다 다시 집어넣어? KBS가 반드시 벤다는 인식 심어줘야 한다. (아주 큰 소리로) 공부들 좀 하세요. 공부! 이건 지식 부족이다. (중략) 다시 한 번 얘기하는데 맡은 일 자신 없으면 보직 내려놔라. 공부하고 연구하라. 어제 언론 중재 관련 보고 받고 얼마나 기분 나쁜지 말이야. 언론이란 게 생리적으로 약자에게 강한 하이에나 근성이 있다. 그래서 KBS가 그동안 흔들려 왔다. 제대로 잡아 올라가는 데 호흡 안 맞추나? 당하고 와서 당한지도 모른다. (중략) 당분간 KBS에 대한 것. 해당 부서 전투태세 갖춰라. 지금은 전쟁 중이다.” 김 전 사장이 ‘비판 언론’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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