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v.media.daum.net/v/20171021161633550
'힘빠진 태극기'..친박단체 총동원령에도 썰렁
김성훈 입력 2017.10.21. 16:16 수정 2017.10.21. 16:19
대한애국당 등 친박단체 이날 서울 도심서 집회
친박단체 총동원령 불구, 전국서 3000명 집결 그쳐
경찰측 "당초 신고 인원 6000명 밑돌아..수치는 비공개"
태극기·성조기 들고 사기탄핵 무효, 朴 인권유린 당해 주장
21일 오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정치투쟁선언 지지’ 제20차 태극기 집회에 참석한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이슬기 기자)
[이데일리 김성훈 이슬기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건강을 이유로 출석을 거부하며 사실상 재판을 보이콧한 가운데 서울 도심에서 친박단체들의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친박단체들은 ‘총동원령’을 내리며 전국의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 결속에 나섰지만 3000여명이 모이는데 그쳐 과거에 수십만명을 동원한 세과시는 더이상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다.
대한애국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박근혜 대통령 정치투쟁선언 지지’ 제20차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사법부의 판단으로 대한민국에 희망이 없어진 상황에서 믿을 수 있는 것은 애국 국민들 밖에 없다”며 “불의로 얼룩진 대한민국을 빛과 정의의 세계로 이끌기 위해 투쟁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박 전 대통령의 불구속 수사를 촉구하며 11일부터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한 조원진 대한애국당 공동대표와 정미홍 사무총장, 변희재 정책위의장,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 당시 대통령 측 법률 대리인을 맡았던 서석구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집회 발언자로 나선 허평환 대한애국당 공동대표는 “박 전 대통령 구속 연장 반대에도 현 정권은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했다”며 “이는 정치보복이자 정치 살인인 상황에서 우리가 뜻을 모아 이 부당함을 온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규택 전 친박연대 대표는 “사법부가 박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현 정권이 박 전 대통령을 감옥에 계속 가둬 두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우리가 힘을 박 전 대통령 석방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당초 이날 집회에 6000명이 참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최 측 관계자는 “뜨거운 성원에 집회에 이를 훨씬 웃도는 인원이 집회에 참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경찰 관계자는 “집회 신고 인원이 당초 신고한 6000명에는 못 미친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내부 지침에 따라 정확한 집회 참석인원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불구속 수사를 촉구하며 11일부터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한 조원진 대한애국당 공동대표가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정치투쟁선언 지지’ 제20차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이슬기 기자)
집회에는 주로 중·장년층인 참가자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박근혜을 석방하라’ ‘사기탄핵 물리쳐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경기도 안양에서 왔다는 김모(60·여)씨는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된 것도 모자라 구치소 생황을 이어가게 된 상황이 한심하다”며 “태극기와 성조기가 힘을 합쳐 촛불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6일 구속기간 연장 후 열린 첫 재판에서 “재판부가 정치적 외풍과 여론압력에도 오직 헌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할 것이라는 믿음이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저를 믿고 지지하는 분들이 있어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지리라 믿는다. 법치를 이름으로 한 정치적 보복은 저로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유영하 변호사 등 박 전 대통령 변호인단 7명 전원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에 사임계를 제출했다. 유 변호사는 “추가 영장 발부는 어떠한 이유로도 우리 사법역사에 치욕적인 흑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애국당은 박 전 대통령의 발언 이틀 뒤인 18일 “박 대통령의 출정 외침에 화답하자”며 당 차원의 총동원을 내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구명 총연맹’ ‘새로운 한국을 위한국민운동본부’ ‘태극기혁명 국민운동본부’ ‘태극기 행동본부’ 등 친박 단체들도 서울 도심에서 속속 집회를 예고했다.
반면 주말을 맞아 도심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은 눈썹을 찌푸렸다.
대학생 강모(23)씨는 “집회의 자유는 인정하지만 시민들이 걷는 거리를 메운 것도 모자라 크게 소리를 지르고 유인물을 길거리에 버리기까지 한다”며 “주장을 앞세우기 전에 성숙한 집회 문화가 먼저 자리 잡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성훈 (sk4h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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