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39515
정치군인 비판한 ‘참군인’ 남재준 전 국정원장의 몰락
불법행위 주도 7인회 남재준 전 원장 측근으로 꾸려져…소위 임관해 육군총장, 국정원 수장까지 올랐지만 구속될 위기
이재진 기자 jinpress@mediatoday.co.kr 2017년 10월 30일 월요일
남재준 전 국가정보원장이 측근 회의를 통해 국정운영을 기획하고 정치에 개입하는 등 불법을 자행한 정황이 짙어지면서 구속 수사 초읽기에 들어갔다. 남 전 국정원장이 구속되면 이명박 정부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이어 박근혜 정부 국정원장까지 구속되는 불명예로 기록될 전망이다.
남 전 원장은 대선개입 사건 수사와 재판을 방해하고 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하는 등 불법 정치개입 의혹의 중심에 서 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불법 행위를 남 전 원장의 측근으로 꾸려진 7인회가 주도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특히 7인회 멤버에는 부산지검장을 지낸 장호중 감찰실장이 포함돼 있다. 장호중 감찰실장은 지난 2013년 검찰이 대선개입 수사의 일환으로 압수수색을 하자 가짜 사무실을 만드는 등 수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7인회의 결정에 따라 수사 방해가 이뤄졌다면 남 전 원장은 책임을 피할 수 없다.
남 전 원장은 지난 2013년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내용이 드러나면서 사법처리를 해야 한다는 여론에 직면한 적이 있다. 당시 표창원 민주당 의원은 언론 기고글에서 “강압수사를 통해 확보한 가려씨의 자백에만 의존해 유씨를 간첩죄로 기소했던 국정원과 검찰은 1심에서 무죄를 선고하자 2006년 유씨의 북한 출입경 기록을 위조해 항소심 법정에 제출했다가 적발당했다. 그 뒤에도 조작 사실을 숨기려 거짓과 회유와 탈북자 이용 여론몰이와 자살극 등을 벌이다 최근에서야 백기를 들었다”며 “이 조직적 범죄가 남재준 모르게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정말 몰랐다면, 그의 ‘무능’은 과연 용서받을 수 있을까?”라고 비판한 바 있다.
남 전 원장은 결국 2014년 5월 전격 경질돼 퇴임식도 치르지 않고 국정원을 떠났다. 그리고 남 전 원장은 지난 대선에서 통일한국당 후보로 출마하면서 좌파와의 전쟁을 선언하는 등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남 전 원장은 “잘못된 역사를 지금 바로잡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며 “만에 하나 우리가 종북좌파와의 전쟁, 이 거룩한 역사전쟁에서 패배하면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은 머잖아 지구에서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남 전 원장은 국정원을 해외안보정보원으로 개편하고 국내정보파트를 폐지해 국내정치개입을 원천봉쇄해야 한다는 문재인 민주당 후보의 주장에 대해 “말이 안되는 주장”이라며 “있지도 않은 국내정치 간여를 핑계로 국정원을 무력화시켜 결국 국가보안법을 폐기하지 못해 아쉬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항변했다.
남 전 원장은 국정원 국내정치 개입 금지 주장에 대해 “있지도 않고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다. 간첩이나 간첩협조자라면 몰라도 국정원의 정상적인 업무 때문에 불편한 국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정치개입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남 전 원장이 대선 출마 당시엔 적극 거짓말을 한 셈이다.
▲ 남재준 전 국정원장이 지난 4월 통일한국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하면서 소대장 시절 모습이라며 언론에 배포한 사진.
남 전 원장은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박근혜의 국방안보특보로 일하면서 국방정책을 조언했고,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자 초대 국정원장에 올랐다. 남 전 원장은 1965년 소위로 임관해 노무현 정부 시절 육군총장에 오른 전력을 가지고 있다. 남 전 원장은 영관장교 시절 육군대학 학생들 앞에서 정치군인을 비판하는 발언을 해 진급에 불이익을 받은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남 전 원장이 구속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국정원 수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과의 악연도 부각되고 있다. 윤석열 지검장은 지난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 특별수사팀장을 맡아 국정원을 수사하면서 외압을 느꼈다고 폭로한 바 있다. 당시 윤 지검장이 국정원 직원을 전격 체포하자 남 전 원장은 격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윤 지검장은 특별수사팀장직에서 경질돼 고등검찰청으로 좌천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돌아온 윤 지검장은 이번 국정원 수사를 지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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