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11232201015&code=940301


[김관진 석방]재판부, 김관진의 ‘물귀신 작전’에 말렸나

유희곤·구교형 기자 hulk@kyunghyang.com 입력 : 2017.11.23 22:01:01 수정 : 2017.11.23 23:32:50 


ㆍ“결재는 했지만 세부 내용 몰랐다”는 김 측 주장 수용

ㆍ증거인멸 우려도 인정 안 해…법조계 “매우 이례적”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여론조작 활동에 개입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던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22일 밤 구속적부심사를 통해 석방돼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여론조작 활동에 개입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던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22일 밤 구속적부심사를 통해 석방돼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68)이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공작에 개입한 혐의로 구속됐다가 11일 만에 석방된 데 대해 “매우 이례적인 경우”라는 분석이 법조계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51부(재판장 신광렬 수석부장판사)는 김 전 장관이 신청한 구속적부심사 신청을 인용(석방)하면서 “범죄 성립 여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고, 피의자 주거가 일정하며 도주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같은 법원 강부영 영장전담판사가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김 전 장관의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주요 혐의인 (군형법상) 정치관여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밝힌 구속 필요 사유가 완전히 뒤집힌 것이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은 “(사이버사 증원 및 활동 등과 관련해) 결재는 했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몰랐다”는 김 전 장관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김 전 장관의 석방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김 전 장관에게 2010~2012년 친정부 여론 조성을 위한 사이버사 산하 심리전단의 댓글공작을 보고받고 친정부 성향 군무원을 확충하라고 지시한 혐의(군형법상 정치관여, 직권남용)를 적용했다.


김 전 장관은 연제욱·옥도경 전 사이버사령관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정확히 어떤 의미였는지 알지 못했고 불법성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본인 서명이 적힌 보고서, 부하 직원의 진술 등 부인할 수 없는 ‘객관적’ 증거는 인정하면서도 이에 대한 ‘주관적’ 상황을 내세워 형사처벌 대상에서 빠져나가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증거인멸 염려가 없다”는 법원 판단에 대해서도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다. 김 전 장관은 지난 8월30일 전직 사이버사 고위간부가 “장관이 개입돼 있다”고 폭로한 다음날 공범인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64·구속)과 3차례 통화했다. 김 전 장관은 검찰이 지난 9월13일 이태하 전 심리전단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직후인 9월15~28일 연 전 사령관과 3차례 통화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김 전 장관을 불구속 수사하면 향후에도 공범들과 계속 접촉해 증거인멸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법원은 “증거인멸 의사가 없고 임 전 실장 등과의 통화는 방어권 행사 차원이었다”는 김 전 장관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특히 이 같은 주장은 김 전 장관이 구속 전에도 일관되게 하던 내용이다. 구속적부심사는 통상 피해자와 합의하는 등 구속 이후 바뀐 사정이 있을 때 주로 인용된다. 하지만 김 전 장관의 경우 지난 11일 구속됐을 때와 현재 상황에 큰 변화가 없다. 구속적부심사는 인용률도 매우 낮다.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체포·구속 적부심사 인용률은 15.1%에 그쳤다. 최근에는 이화여대 입시비리 혐의로 구속된 김경숙 전 이화여대 신산업융합대학장과 ‘국정농단 제보자’이자 알선수재 피고인인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 등이 신청했지만 인용되지 않았다. 


“김 전 장관의 주거지가 일정하다”는 법원의 석방 사유도 검찰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응하고 있다. 한 검찰 관계자는 “법원이 주거지가 일정하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기각하는데 그런 기준이라면 국내 범죄자 중 노숙자만 구속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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