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area/824498.html


정유재란 전적지에 왜군 장수 동상을 세워?

등록 :2017-12-21 11:09 수정 :2017-12-21 17:08


울산 중구, 학성공원 입구에 가토 기요마사 동상 세우려다 보류 검토

민주당·민중당 “조선 백성 한 서린 역사현장에 왜군 장수 동상 용납 안 돼”

중구 “우상화 의도 없이, 당시 전투상황 입체적으로 표현하려는 것뿐”


울산 학성공원 안에 남아있는 울산왜성 성벽.


울산 중구가 420년 전 정유재란 전적지를 재현한다며 당시 왜군 장수 동상 설치까지 추진해 논란을 빚고 있다. 중구 쪽은 반대여론이 거세자 왜장 동상 설치 보류를 검토하고 있다.


울산 중구는 지난 4월부터 1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학성공원 르네상스 도시경관 조성사업’을 벌이면서 올해로 420년 맞는 정유재란 최대격전지였던 울산왜성의 당시 전투상황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조형물 설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울산 중구 학성동에 있는 학성공원은 1597년 정유재란 때 왜군 선봉장 가토 기요마사가 조·명 연합군의 남하 공세에 맞서 부장에게 시켜 쌓은 울산왜성 터다. 울산왜성은 인근에 있던 울산읍성과 경상좌도병영성을 헐고 그 돌을 옮겨다 40여일 만에 쌓은 성으로, 1597년 말과 이듬해 초까지 13일간에 걸쳐 조명 연합군과 왜군 사이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다.


중구는 이 일대에 13일간의 전투상황을 날짜별로 기록한 13개의 화강석 안내판을 설치하고, 입구에는 당시 조·명 연합군 지휘부 도원수 권율과 명나라 장수 양호와 함께 왜군 장수 가토 기요마사의 동상을 당시 전투상황을 묘사한 석재 부조와 함께 세우기로 했다. 실재 인물과 크기가 비슷한 동상과 석재 부조는 현재 제작이 마무리단계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학성공원은 정유재란의 상처를 안고 있는 곳이다. 수많은 조선 백성들이 목숨을 잃거나 일본으로 끌려갔고 가토 기요마사는 그 원흉인데, 10억원의 예산을 들여 그의 동상을 건립하고자 했다는 것은 구청장의 왜곡된 역사인식을 고백하는 것이며, 역사를 부정하고 민심을 배신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민중당 울산시당도 전날 성명을 내어 "수많은 조선인의 희생과 한이 서린 역사의 현장에 왜군 장수의 동상을 결코 세울 수 없다. 시민 정서로도 용납될 수 없으며 자라나는 미래세대에 대한 올바른 역사관 확립에도 도움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중구청 누리집 자유게시판에도 “제정신들인가?” “아이디어 누가 내고 추진하는지 밝혀달라.” 등의 비난하는 글이 쏟아졌다.


중구 공원녹지과 담당자는 “왜군 장수 동상을 세운다고 해고 우상화하겠다는 의도는 아니다. 정유재란 때 울산왜성 전투상황을 정확히 알리고자 입체적으로 표현하려는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반대여론이 우세하다면 왜장 동상 설치는 보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울산/글·사진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Posted by civ2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