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v.media.daum.net/v/20171229202703741?s=tv_news#none


[단독] "과학계 블랙리스트, 우병우 민정수석실이 주도"

조국현 입력 2017.12.29 20:27 수정 2017.12.29 20:36 


[뉴스데스크] ◀ 앵커 ▶


지난 정권에서 블랙리스트는 문화계에만 존재했던 것은 아닙니다.


과학자 블랙리스트도 있었는데요.


구속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혐의 중 하나가 과학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운영에 개입했다는 겁니다.


우 전 수석은 다른 혐의는 다 부인해도 과학계 블랙리스트만큼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라고 인정했습니다.


그런데 과학계 블랙리스트에 누가 들어 있고 또 얼마나 집요하게 이 리스트를 활용했는지 MBC가 취재했습니다.


조국현 기자의 보도를 보시겠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5월 영남대 총장으로 재직 중이던 노석균 교수는 국민의당 비례대표로 간 오세정 의원의 뒤를 이어 과학계 인사들의 대표적인 단체인 '과실연'의 대표가 됐습니다.


노 전 총장은 그즈음 갑자기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자신의 주변을 캐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노석균/전 영남대 총장] "'청와대 전화를 받았습니다' 왜 그러냐 하니까 '총장님 대해서 뭘 묻더라'고 얘기하는 거죠. 순간적으로 전혀 다른 종류의 사람한테 이걸 들었죠."


이상하다고 여길 즈음 이번엔 영남대 재단 측이 압박을 가해왔습니다.


총장이 시민단체의 대표를 겸직하는 건 문제가 있다며 대표직을 물러나라고 거듭 압박한 겁니다.


그런데 노 총장이 지난 2010년 과실연 공동대표를 지낼 때는 아무 문제도 없었습니다.


[노석균/전 영남대 총장] "시민단체의 임원이기 때문에 봉사하는 것이지, '직'이 아니거든요."


하지만 재단 측은 "교원의 겸직 금지 규정을 위반하고, 총장 관사 이사와 인테리어 비용으로 5천만 원을 썼으며 관사 관리비를 학교 돈으로 내 횡령했다"는 이유로 징계위에 회부했습니다.


결국, 노 전 총장은 지난해 10월 스스로 총장직에서 내려왔지만 재단은 여기에 더해 그의 교수직마저 박탈했습니다.


당시 재단 이사회 7명 중 박 전 대통령과 연관이 있는 인사는 4명, 해임안은 4대 3으로 겨우 통과됐습니다.


노 총장은 자신이 과실연 대표로 뽑힌 지난해 5월보다 석 달 앞서 시작된 청와대의 과학계 블랙리스트 관리가 재단 측의 태도가 돌변한 이유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영남대 재단 측은 "총장 신분으로 외부 단체의 대표를 맡는 건 안 된다"며 징계에 대한 재심이 진행 중이라 나머지 사안에 대해서는 설명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 앵커 ▶


이 뉴스를 취재했던 조국현 기자에게 몇 가지 보충해서 물어보겠습니다.


조 기자, 방금 본 리포트에서는 영남대 전 총장 한 사람만 나왔는데 피해자가 더 있는 거죠?


◀ 기자 ▶


먼저 준비된 자료를 보시면서 제가 설명을 좀 드리겠습니다.


먼저 화면의 왼쪽 보시면 포스텍의 김승환 교수,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이사장이었고요.


중간에 보시면 정민근 포항공대 교수는 한국연구재단의 이사장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장이던 박영아 교수, 이 세 명입니다.


◀ 앵커 ▶


박영아 교수는 예전에 한나라당 국회의원을 했었는데 블랙리스트에 있네요.


◀ 기자 ▶


그렇습니다.


그래서 소속 정당이나 정치 성향, 그런 거를 일일이 따졌다기보다는 특정 과학단체의 소속이거나 민정수석실이 지목한 이른바 문제 과학자와 친한 사람들까지 광범위하게 포함이 됐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앵커 ▶


포괄적으로.


◀ 기자 ▶


네, 그러면 될 것 같습니다.


일단 왼쪽의 김 교수와 가운데에 있는 정 교수의 경우는 임기 도중에 별다른 이유도 없이 자리를 내려와야 했었던 케이스고요.


박영아 교수는 평가원 이사회에서 연임이 확정이 됐는데 미래부가 거부하면서 물러나야 했습니다.


그래서 이분들은 검찰이 일부 확보한 과학계 블랙리스트는 명단에 올라 있다는 걸 저희가 오늘 확인을 한 겁니다.


◀ 앵커 ▶


그랬군요.


과학계 단체라고 아까 나왔던 게, 과실연? 과학, 어떻게 되죠?


정확한 명칭이?


◀ 기자 ▶


그게 과실연이 한국과학 실천을 하기 위한 연합 이런 뜻인데요.


정확한 명칭은 길어서.


◀ 앵커 ▶


그런데 그 단체가 뭐가 문제라는 거죠?


◀ 기자 ▶


과실연이라는 단체가 사실 진보과학자의 모임이다, 이런 건 아닙니다.


그냥 과학 정책을 두고 정부에 종종 쓴소리 하는 그런 정도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과학계 블랙리스트가 DJ 정부의 환경부 장관이었던 김명자 씨, 김명자 씨가 과학계의 가장 큰 단체인 한국기술단체 총연합회, 이름이 길어서 주로 과총이라고 줄여 부르는데 과총 회장을 맡으면서 만들어지기 시작한 거라.


◀ 앵커 ▶


그랬군요.


◀ 기자 ▶


지금 말씀하신 과실연 같은 경우도 오세정 교수가 국민의당 의원으로 가면서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으로 보이는 겁니다.


◀ 앵커 ▶


그런 사람이 한 300명 된다는 거죠?


◀ 기자 ▶


맞습니다.


개인과 단체를 합한 숫자가 그렇다는 건데 사실 검찰이 확보한 건 아직 일부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검찰은 구속 중인 우병우 전 수석 상대로 과학계 블랙리스트 규모와 정확한 피해 사례를 구체적으로 파악해서 집중 조사할 예정입니다.


◀ 앵커 ▶


과학자들도 진보·보수가 있는 게 아닌데 이런 또 블랙리스트가 있었다는 얘기군요.


잘들었습니다.


조국현기자 (jojo@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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