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27426.html?_fr=mt1


[단독] 임채진 전 검찰총장 “특검한테서 다스 비자금 자료 ‘인계’ 못받아”

등록 :2018-01-11 20:07 수정 :2018-01-11 21:58


“주요 간부들에게 사실 여부 확인”

검찰에 줬다는 정 전 특검 주장 반박

전 검찰간부 “정, 다스 쪽 요청 수용한듯”

검찰, 다스 본사 등 10여곳 압수수색


임채진 전 검찰총장. 한겨레 자료사진

임채진 전 검찰총장. 한겨레 자료사진


비비케이(BBK) 특검 당시 검찰 최고 책임자였던 임채진 전 검찰총장이 ‘다스 비자금’ 120억여원과 관련해 특검한테서 어떤 것도 넘겨받은 사실이 없다고 11일 밝혔다. 검찰이 수사하도록 관련 수사기록 일체를 ‘인계’했다는 정호영 전 특검의 거듭된 주장과 판이한 내용이다.


임 전 총장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120여억원과 관련해) 당시 특검이 검찰에 이송, 이첩, 수사의뢰 중 어느 것도 한 사실이 없다. 그런데 무슨 수로 검찰이 그 내용을 알 수 있었겠느냐”며 “당시 (주요 보직에 있던) 간부들한테까지 물어봤지만 ‘전혀 모른다’, ‘이번에 뉴스 보고 알았다’고 하더라. 그런 게 나왔다는 (내부) 보고도 받은 게 없다”고 말했다. 정 전 특검이 그 당시 범죄 대상자를 인지해 입건한 뒤 검찰로 넘기는 ‘이송’이나, 범죄정보를 생산해서 검찰에 통보하는 ‘이첩’, 수사 결과 발표문에 넣어서 검찰이 수사하도록 하는 ‘수사의뢰’ 중 어느 것도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는 정 전 특검이 지난 9일 보도자료를 내어 “조사한 일체의 자료를 하나도 빠짐없이 기록에 첨부하여 검찰에 인계함으로써 검찰이 필요한 경우 수사를 계속할 수 있도록 조치하였다”고 주장한 내용을 정면으로 부정·반박하는 것이다.


임 전 총장은 혹시 자신의 기억이 잘못됐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명동성(당시 서울중앙지검장), 박용석(당시 대검 중수부장), 김홍일(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 변호사 등 당시 검찰 내 주요 간부들에게도 사실 여부를 일일이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안은 검찰 ‘다스 수사팀’ 출범을 전후해 정 전 특검 쪽이 모두 세 차례 해명 자료를 내고, 당시 파견검사였던 조재빈 대검 연구관까지 검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대응에 나서면서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졌다. 특검 쪽이 ‘120억 비자금 은폐에 책임이 없다는 논리를 펴기 위해 “모든 자료를 검찰에 넘겼다”는 점을 내세우자, 당시 검찰을 이끌었던 임 전 총장이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모양새다. 특검 수사가 마무리된 2008년 2월 상황을 잘 아는 전직 검찰 간부도 “그 당시 검찰총장, 중수부장, 서울중앙지검장이 다 사실이 아니라는 데 정 전 특검만 ‘인계’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라며 “문제의 ‘120억여원’과 관련해 정 전 특검이 검찰에 넘기지 않고 국회에 보고하지도 않은 것은 ‘직원 개인의 횡령이니 문제 삼지 않고 넘어가겠다’는 다스 쪽의 해명과 요청을 쉽게 받아들였거나, 단순 실수이거나 둘 중 하나로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정 전 특검의 최근 해명은) 마치 검찰이 사건을 은폐하고 묵살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검찰 전체를 욕보이는 일”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강희철 김남일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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