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v.media.daum.net/v/20180318154258517


아들과 선 그은 'MB', 조조의 뒤를 잇나

배민영 입력 2018.03.18. 15:42 수정 2018.03.18. 17:17 


위기의 순간 아들과 선 그은 이 전 대통령 모습, 조조와 유사해 

이 전 대통령, 자신을 도왔던 측근마저 '거짓말쟁이'로 몰아 

'정면돌파'로 위기 모면한 MB, 이번에도 무사할까


자신이 살기 위해 자식과도 선을 그은 이명박 전 대통령은 정녕 중국 삼국시대의 조조가 걸었던 길을 걷겠다는 걸까.


검찰에 따르면 14일 소환조사를 받은 이 전 대통령은 “아들 시형씨가 다스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가”라는 질문에 “나는 모르는 일이다. 전혀 관여한 바 없고 아들과 큰아버지(이상은 다스 회장) 사이의 문제다”라고 대답했다.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벗기 위해 위기의 순간 자신의 형제는 물론 아들과도 선을 긋고 나선 셈이다.


이 전 대통령의 진술 태도는 조조가 맏아들을 희생양으로 삼던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삼국지연의에 따르면 서기 197년 조조가 적에게 쫓기는 다급한 상황에 놓이자 맏아들 조앙이 자신의 말을 아버지에게 건넸다. 혼자서 말에 올라탄 조조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 길로 달아났지만 아들은 끝내 목숨을 잃었다. 앞서 소환조사를 받은 시형씨가 “다스는 아버지(이 전 대통령)와 무관하다”고 진술한 점도 과거 ‘조씨 부자’를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자신을 위해 조력한 측근들과 냉정하게 선을 긋는 모습 역시 조조와 닮았다.


이 전 대통령은 “대통령 지시로 국가정보원과 민간영역에서 불법자금을 수수했다”는 김백준(구속기소)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과 김희중 전 제1부속실장 등 옛 측근을 거짓말쟁이로 몰아세웠다. 그는 검찰에 “자신들이 감형받으려고 거짓 진술하는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치 조조가 자신을 도우려던 여백사를 숨지게 한 장면을 연상하게 한다.


조조는 역적 동탁을 제거하려던 작전이 실패해 달아나는 길에 아버지 조숭의 친구 여백사의 집에서 신세를 졌다. 그런데 이 집 하인들이 돼지를 잡아 대접하려고 칼을 가는 소리를 듣고는 자신을 해치려는 것으로 오해해 하인은 물론 여백사 일가족을 살해했다. 이 자리에서 조조는 “내가 천하를 저버릴지언정, 천하가 나를 버리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돌아보면 이 전 대통령도 조조처럼 숱한 위기를 특유의 ‘당당함’으로 정면돌파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그는 2007년 8월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직전 기자회견에서 도곡동 땅 차명재산 의혹에 대해 “하늘이 두 쪽 나도 내 땅은 아니다. 누가 나에게 돌을 던질 수 있겠나”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지는 후보자 연설에서도 BBK 등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것 아시죠”라고 외치며 결백을 주장했다. 대통령이 되고 나서는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임을 강조했다.


그랬던 이 전 대통령은 현재 110억원대 뇌물 등 18개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전락해 역대 대통령 중 5번째로 검찰 포토라인에 서는 불명예를 안았다. 서울중앙지검 윤석열 검사장은 16일 ‘구속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단 수사결과 보고서를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제출했다. 이 전 대통령의 운명을 가를 문 총장의 결단은 이제 초읽기에 들어갔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