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v.daum.net/v/20200601201907007?s=tv_news


'페트병' 분해 플랑크톤..바닷속 거북이 살릴까

이재민 입력 2020.06.01 20:19 수정 2020.06.01 20:24 


[뉴스데스크] ◀ 앵커 ▶


플라스틱 쓰레기가 매년 1천만 톤 넘게 바다로 흘러갑니다.


부서진 플라스틱은 거북이나 물고기가 먹고, 결국 사람 몸에도 쌓이게 되는데요.


이번에 국내 연구진이 플라스틱을 분해할 미생물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이재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플라스틱에 몸이 끼인 거북이입니다.


거북이의 살을 파고드는 플라스틱은 음료수 캔을 포장할 때 자주 씁니다.


거북이는 지난 1993년 미국 미주리 주에서 발견했는데요.


플라스틱을 제거했지만 몸과 장기가 이미 기형적으로 자란 탓에, 생김새가 지금도 그대로입니다.


거북이 나이가 올해 벌써 36살입니다.


미주리 주 자연 보호국은, 지난 4일 거북이가 장기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다행히 먹이를 잘 먹으면서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거북이가 플라스틱 때문에 피해를 보는 일은 꽤 자주 있습니다.


미국 애니메이션 제작자 애덤 페사페인은 지난해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거북이 모양으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해양 플라스틱 오염이 야생 동물에게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는데요.


특히 바다에 있던 비닐과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거북이 소화 기관에서 나오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해파리같은 연체류를 좋아하는 바다 거북은 비닐과 플라스틱을 먹이로 알고 먹을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하는 거북이가 어리석다고 생각하시나요.


사람이라고 무사할 수는 없습니다.


사람도, 일주일에 먹는 플라스틱 양이 신용카드 1장 정도 되고, 한 달이면 칫솔 한 개 분량을 먹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당장 소금과 함께 먹는 미세 플라스틱만 해도 한 해 2천 개 정도입니다.


세계보건기구가 추정한 하루 소금 소비량은 10그램 정도인데요.


여러 소금 가운데 아시아산 소금에서 가장 많은 미세 플라스틱이 나왔습니다.


국내산 소금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나왔는데, 1킬로그램당 미세 플라스틱이 2백개 넘게 나왔다고 합니다.


소금도 이런데, 바다에는 플라스틱이 얼마나 많을까요.


국내 바다 플라스틱 농도는 북태평양에 있는 쓰레기 밀집 지점보다도 76배나 높았습니다.


미세 플라스틱 조각이 1제곱미터당 1만 1000개 넘게 나왔는데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특히 국내 바다에서 발견한 플라스틱 90% 이상은 스티로폼이었습니다.


잘게 부서진 스티로폼은 어패류 몸 속으로 들어가게 되겠죠.


사람이 해산물을 먹으면, 결국 미세 플라스틱도 같이 먹게 됩니다.


몸 안에서는 소화가 안 되고, 호르몬계나 면역 체계를 망가뜨리는 독성 물질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플라스틱을 아예 버리지 않으면 가장 좋겠지만, 이미 바다에 있는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면 참 좋을 텐데요.


이번에 국내 연구진이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식물 플랑크톤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전자 현미경 사진을 보니 처음에는 매끈하던 플라스틱 표면에 구멍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플랑크톤이 플라스틱을 분해했기 때문입니다.


한 달 동안 플라스틱을 관찰한 연구진은 마트나 편의점에 있는 음료수 페트 병이 인체에 무해한 물질로 완전히 분해되는 결과를 확인했다고 합니다.


유전자 합성으로 만들어 낸 새로운 플랑크톤 덕분이었죠.


이번 연구를 시작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용재 박사는 처음에 보여드린 거북이를 보고 연구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플라스틱 폐기물에 끼어 8자 형으로 기형화한 모습을 보고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하는데요.


미세 플라스틱은 먹이 사슬을 따라 해조류, 물고기, 사람 몸에 쌓이는데요.


플라스틱 분해 플랑크톤이 바다에서부터, 오염 경로를 끊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겠죠.


[이용재/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 "플랑크톤이 먹이 사슬을 통해서 올라가면서 플라스틱을 분해하고, 지금 방대하게 오염되어 있는 미세 플라스틱을 분해하고 해결하는…"


다만 물고기 몸 안에서도 플라스틱 분해 효과가 있는지, 플라스틱 분해 플랑크톤을 갑자기 투입했을 때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없는지 면밀히 분석해야 할 텐데요.


연구원에서도 지금 당장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앞으로 바다에서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기술이 우리 눈앞에 펼쳐질 때, 이번 연구가 디딤돌 역할을 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MBC뉴스 이재민입니다.


이재민 기자 (epic@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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