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844793.html?_fr=mt2


[단독] 금융위 감리위원 9명 중 5명, ‘삼성바이오와 직간접 인연’

등록 :2018-05-16 05:00 수정 :2018-05-16 08:24


회계분식 감리위 앞두고 공정성 시비 확산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가운데)은 15일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공정한 심의를 약속했다. 금융위원회 자료 사진.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가운데)은 15일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공정한 심의를 약속했다. 금융위원회 자료 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의적 분식회계’ 혐의를 심의하는 금융위원회 감리위원회가 17일 열릴 예정인 가운데, 감리위원 구성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회의 속기록을 작성하기로 하는 등 논란 확산 차단에 부심하고 있다.


15일 <한겨레> 취재 결과, 현재 금융위 감리위원회(위원장 김학수·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위원은 박정훈 금융위 자본시장국장과 임승철 금융위 법률자문관, 박권추 금융감독원 회계전문위원, 김광윤 아주대 교수, 이한상 고려대 교수, 정도진 중앙대 교수, 이문영 덕성여대 교수, 송창영 변호사 등 위원장 포함 모두 9명이다. 그동안 금융위는 외압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 등을 내세우며 감리위원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절반 넘게 이해상충” 

상장요건 완화 때 담당 국장… ‘적법’ 도장 찍은 단체가 추천… 적법 의견 낸 교수가 지도교수… 

상장 직전 이사와 두터운 친분, 정치권 “고의분식 결론 나오면 수사대상 될 인물들…부적절”


“이해상충 인사 더는 없다” 

“불법” 주장 금감원서 근무했던 송창영 변호사만 제척 

금융위, 추가제척 선긋고 “공정 심의 위해 속기록 작성” 회견


금융위는 지난 14일 송창영 변호사를 삼성바이오로직스 심의에서 제척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행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은 감리위원 가운데 배우자나 4촌 이내의 혈족, 2촌 이내의 인척 또는 자기가 속한 법인과 이해관계가 있는 위원은 해당 안건 심의에서 배제하도록 정하고 있다. 금융위는 “공정한 심의를 위해 내린 조처”라고 밝혔다.

그러나 송 변호사 외에 다른 감리위원들도 이해상충 논란에 휩싸여 있다. 참여연대와 더불어민주당은 김학수 감리위원장과 김광윤 위원(한국공인회계사회 위탁감리위원장)도 제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학수 위원장은 수년째 적자를 보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6년 유가증권시장 상장이 가능하도록 요건이 완화된 2015년 11월 당시 해당 업무를 관장한 자본시장국장을 맡은 게 빌미가 됐다. 김광윤 위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하기 전 감리를 해 ‘적법 회계’라는 판단을 한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추천한 인사라는 게 참여연대 등이 제척을 요구하는 근거다.


정치권에선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는 인물이 심의에 참여하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감리위가 고의적 회계분식으로 결론을 내리게 되면 검찰 고발로 이어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변경과 상장 등을 둘러싼 일련의 과정에 대한 수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


나머지 위원도 제척할 정도는 아니나 이해상충 논란에 자유롭지 않다는 뒷말이 나온다. 이문영 위원은 서울대 황이석 교수 지도를 받아 박사 학위를 받았다. 황 교수는 지난해 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대리인인 김앤장 법률사무소 의뢰로 적법한 회계 처리를 했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작성한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회계 딸깍발이란 평판을 갖고 있는 이한상 위원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6년 8월 상장 직전에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장으로 영입한 정석우 고려대 교수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 안팎에선 송 변호사가 제척된 사유에 다른 배경이 있다는 의구심도 불거지고 있다. 송 변호사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금감원 법무실에서 근무했다. 송 변호사가 ‘고의적 회계분식’을 저질렀다는 잠정 결론을 내린 금감원 쪽 손을 들어줄 수 있다는 점을 꺼려 제척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날 금융위는 감리위의 공정성 시비가 식지 않자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공정한 심의를 재차 약속했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은 “정상적인 회의 운영에 차질이 초래될 우려까지 대두되고 있다”며 “외부 목소리를 충분히 경청하고 최종 결론이 공명정대하게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절차적 투명성을 좀더 확보하기 위해 감리위 회의 전 과정을 담은 속기록을 작성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금융위는 시민단체 등이 제척을 요구하는 김학수 위원장과 김광윤 위원은 이해상충 소지가 없다고 밝혔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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