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850171.html?_fr=mt2
[단독] 삼성전자, 전문가 고용해 서초동서 노조파괴 ‘과외’
등록 :2018-06-22 05:00 수정 :2018-06-22 08:58
전 노동부장관 보좌관 송씨, 서초사옥서 매주 ‘316 회의’
구속된 종합상황실장 등 참석, 노조탈퇴 회유·기획폐업 교육
그룹차원서 송씨와 계약 도와 ‘그룹→전자→서비스’ 고리 나와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지지하는 교수·학술단체 등이 2014년 6월1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전자에 삼성전자서비 스 노조를 인정하고 단체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노조와해 공작’을 주도한 삼성전자서비스 내 종합상황실에서 노동부 장관 보좌관 출신 자문위원이 ‘노조와해 과외선생’ 역할을 한 것으로 21일 드러났다. 삼성전자서비스 종합상황실은 이 지시에 따라 노조와해 공작을 총괄하며, 노조원들의 정신과 치료정보 등 민감 정보를 수집했다. 특히 그가 삼성전자에서 수억원대의 고액 연봉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검찰은 이 자문위원이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서비스를 잇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 삼성 서초사옥 ‘316호’에서 무슨 일이?
이날 <한겨레>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참여정부 시절 김대환 노동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지낸 송아무개 자문위원은 2014년 2월 삼성전자와 계약을 맺고 매주 삼성전자 서초사옥 시(C)동 316호실에서 이른바 ‘노조와해 과외’를 벌였다고 한다. 이른바 ‘316 회의’라 불린 이 자리에는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소속 목아무개 상무와 삼성전자서비스 종합상황실장인 최아무개(구속기소) 전무 등이 참석했다. 이 회의실은 외부 전경이 잘 보이는 곳으로, 송씨는 사옥 앞에서 벌어지는 집회에 노조원들이 얼마나 모였는지 등 집회 상황을 체크하면서 노조전략을 짰다고 한다. 그는 ‘노사관계 전문가’를 자처하며, 2014년부터 삼성과 매년 수억원대 연봉 계약을 맺었고, 유명 로펌에 강의를 나가기도 했다.
송씨가 노조와해를 위해 짠 전략은 노조 탈퇴 회유, 기획폐업, 단체교섭 지연 등 다양했다고 한다. 특히 송씨는 삼성전자서비스 조합원인 최종범씨가 2013년 10월 스스로 목숨을 끊자, 노사합의 전략으로 “본인 차량을 이용했던 외근수리 기사들에게 리스 차량을 제공해주자. 대신 리스 차량에 블랙박스를 달아 노조 활동을 감시하자”는 내용을 내놓았다. 리스 차량 제공은 노조의 반대로 얼마 못 가 무산됐지만, 검찰은 이는 송씨가 짠 수많은 노조파괴 전략 중 하나로 보고 있다. 하지만 송씨는 검찰 조사에서 관련 혐의를 일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 ‘이혼·정신과치료’ 807명 개인정보 빼곡
하지만 이날 <한겨레>가 확보한 삼성전자서비스 종합상황실장 최 전무의 공소장에는 송씨 등이 기획한 노조와해 공작이 현장에서 어떻게 실행됐는지 구체적으로 등장한다.
노조와해를 위해 운영된 종합상황실은 노조 탈퇴 협박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노조원들의 개인정보 807건을 수집했다. 여기엔 ‘공황장애 및 대인기피증으로 정신과 치료 이력 있음’ ‘이혼하고 부인과 딸은 따로 거주하며 생활비 지원 중’ ‘최근 금전적 어려움 호소하며 3억8000만원 대출’ 등 노조원들의 민감한 정보들이 그대로 들어 있었다. 노조 탈퇴 압박에 항의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염호석씨와 관련해선 2013년 12월 ‘1인시위 및 집회를 총괄 진행함. 최근 서초집회 상경을 위해 사원들을 선동. 금속노조 집회 시 주도적인 역할’ 등의 내용이 기재돼 있다.
검찰은 삼성전자서비스의 노조파괴 공작과 삼성전자의 ‘연결고리’ 규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 김성훈)는 이날 송씨를 비공개로 불러 조사했으며, 조만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특히 송씨가 삼성전자와 계약을 체결하도록 도운 사람이 이 사건의 ‘최종 결정권자’인 것이 알려지면서 검찰 수사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주목된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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