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43300


김광동 방문진 이사 ‘단란주점 접대’ 부인

김광동 이사 “미국 단란주점 방문했다는 날 한국에 있었다”…MBC 감사국 “현지 조사 마쳐…부적절 접대 자체가 문제”

노지민 기자 jmnoh@mediatoday.co.kr 2018년 06월 25일 월요일


MBC 관리·감독 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김광동 이사가 MBC 미주법인(MBC아메리카)으로부터 부적절한 접대를 받았다는 MBC 감사결과를 일부 부인했다. 김광동 이사는 이아무개 전 새누리당 의원과 미국에서 여성 도우미 접대를 받았다는 감사 결과는 결코 사실이 아니라며 박영춘 MBC 감사를 형사고소하겠다고 예고했다.


앞서 MBC 감사국은 지난 21일 방문진 이사회에 MBC 지역사·자회사 임원들의 법인카드 사용실태 특별감사 결과를 보고했다. 윤동열 전 MBC 미주법인 사장이 일부 방문진 이사들을 부적절하게 접대했으며, 김광동 방문진 이사에게는 골프나 고액 스포츠 관람 뿐 아니라 단란주점에서 여성도우미 등 향응을 제공했다는 감사 결과가 알려지며 파문이 커졌다.  


MBC 감사국은 미주법인 전(前) 직원으로부터 지난 2014년 4월4일 윤동열 당시 미주법인 사장이 미주법인 인근 단란주점에서 여성 도우미를 불러 당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새누리당) 소속 이 전 의원과 김광동 방문진 이사를 접대했다는 제보가 있었고, 사실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광동 이사는 25일 방문진 임시이사회에서 본인에 대한 감사결과에 소명하며 “(당사자에게) 사전 통보 절차 없이 일방으로 공개된 의혹 혹은 허위사실에 의해 심대한 명예훼손을 당했다”고 유감을 전했다. 


▲ 지난해 7월 김광동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왼쪽)가 이사회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 지난해 7월 김광동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왼쪽)가 이사회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제보자는 감사국에 윤 전 사장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미주법인 근처 R 단란주점에서 여성 도우미 3명을 불렀고, 이 전 의원을 위해 주점 아래층 S 마트에서 소주를 사왔으며, 이 의원과 김 이사가 제보자를 의식해 여성 도우미와 노는 것을 불편해 해 자리를 비워줬다고 증언했다. 이 제보자는 윤 전 사장이 ‘접대에 현금을 사용해 증거를 남기지 말라’고 지시했으며, 술값과 여성도우미 비용을 현금으로 결제한 뒤 모자란 비용(팁 40달러)은 법인카드로 계산했다고 말했다. 


감사국은 “제보자 증언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며 현금이 사용된 영수증, 소주 구매 영수증, 제보자가 당시 받은 이상일 의원과 김광동 이사 명함 등 물적 증거로 볼 때 윤동열의 단란주점 접대가 사실임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같은 해 5월29일부터 1박2일 동안 김 이사와 박천일 당시 방문진 이사, 윤 사장 등 3인이 업무와 무관한 친목 목적의 골프 모임을 가졌다는 감사결과도 나왔다. 모임 장소는 미국 샌디에이고에 있는 C골프코스와 LA지역 T골프클럽 등 두 곳으로, 골프 비용·식사·주유대 등 1212.79달러(한화 약 130만 원)은 윤 전 사장이 법인카드로 전액 결제한 뒤 마케팅비용으로 처리했다는 내용이다. 


김 이사는 25일 이사회에서 본인 출입국 기록을 제시하며 단란주점 방문과 골프 모임 날로 지목된 때 미국이 아닌 한국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 이사가 이날 공개한 2014년 1월1일부터 6월30일 출입국에 관한 사실 증명에는 2014년 4월24일~5월3일, 2014년 6월5일~8일 두 차례의 출입국 기록만이 기재돼 있다.


김 이사는 이사회가 끝난 뒤 취재진에게도 관련 기록을 보여주며 “(동반 접대 의혹을 받는) 이 전 의원은 1996~1997년도에 마지막으로 만났다. 2014년 5월에 이틀 연속 골프를 쳤다는데 나는 그때 한국에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MBC라는 거대 공영방송 조직이 당사자에게 확인이나 사전통보 없이 일방으로 (감사 결과 발표를) 할 수 있느냐”며 2~3일 내로 박영춘 MBC 감사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말했다. 


김 이사와 함께 접대를 받았다고 지목된 이 전 의원은 2014년 4월4일 LA 소재 노래방에서 소주를 마신 건 맞지만 나머지는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 전 의원은 25일 미디어오늘과 통화해서 “당시 LA에 먼저 가 있던 일행이 MBC 방문일정을 짜놔서 합류했다. 이야기 나눌 만한 공간이 노래방이었고, 일행들에게 물어봤더니 (김 이사가 아닌) 윤 전 사장과 홍 이사라는 사람이 있었다더라. 1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눴을 뿐 노래 안 했고 도우미도 부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MBC 감사국은 나한테 한 번도 확인을 안 했다”며 “계속 얘기가 퍼지면 법적 대응하려 한다”고 말했다.


반면 MBC 감사국은 제보자 최초 증언 외에도 추가 증언을 확보했고, 현지에서도 충분한 조사를 진행했다며 김 이사의 출입국 기록을 재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보자 2명 중 한 명은 신원 공개 의사도 밝혔다고 전했다. 박 감사는 “이번에 드러난 접대는 빙산의 일각이다. 과도한 경비를 법인 비용으로 집행하는 것이 타당한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김 이사는 2014년 4월27일부터 5월2일 미국 NCTA 케이블쇼 행사 참가를 목적으로 김문환 당시 방문진 이사장, 박 이사 등과 LA에 4박5일 체류하면서 윤 전 사장에게 △LA다저스 야구 경기 관람(한화 약 223만 원) △유니버셜 스튜디오 견학(한화 약 230만 원) △저녁 만찬 2회(한화 약 153만 원) △트럼프 골프장 골프 라운드 등을 받은 것으로 감사 결과 드러났다. 케이블쇼 행사는 단 하루 참석했다.


감사국은 김 전 이사장이 당시 저녁 약속 자리에서 만난 미주 법인 이사에게 “이사 2명은 골프를 치러 갔고 나는 세월호 추모 분위기에서 골프를 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판단에 치러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이사는 이에 스포츠 경기 등 관람은 “해석상 판단”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감사국이) 연례적으로 이뤄지는 워크숍 비용을 접대비로 상계하고 부적절한 접대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특정인을 타깃으로 가혹하게 목표로 삼았다”고 반박했다.


김 이사와 MBC 감사국 측 입장을 들은 뒤 유기철 이사는 “윤동열은 미주법인 사장을 연임한 후 본사 임원으로 들어왔다. 방문진 이사들이 접대 받고 자리 챙겨주고 이런 소문이 파다했다”며 “(김 이사가) 억울하다고 하니 더욱 진상규명이 필요하다. 방문진 체면이 있으니 척결 의지를 보여주는 것도 좋다. 8월에 임기가 끝나기 전 확실히 매듭을 짓자”고 말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김 이사 소명과 진상규명, 방문진 입장 등이 논의될 전망이었으나 방문진도 자체적인 진위 파악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한균태 방문진 감사가 7월5일로 예정된 다음 이사회까지 사실관계를 보고하면 이사회 차원에서 후속 조치 등 논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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