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852218.html?_fr=mt2
“평양에서도 이제 중국산 제품 안 먹고 안 씁네다”
등록 :2018-07-06 14:35 수정 :2018-07-06 15:48
북한 제품이 이젠 훨씬 낫다고 자랑
김정은 집권 이후 경제상황에도 자신감
남쪽에선 일본여행 많이 간다고 하자 고개 갸우뚱
냉면 10달러 정도라고 하자 깜짝 놀라기도
경기장에선 귀화선수 “라건아” 연호
4, 5일 이틀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남북통일농구경기가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6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남북 통일농구 취재차 평양을 방문한 남쪽 취재진에게 북쪽 관계자들은 북한 제품의 품질이 좋아져 식료품은 물론이고 일반 소비제품에서 중국산을 완전히 밀어냈다고 자랑했다. 특히 아이들을 키우는 집에서는 중국산 식재료를 쓴 음식을 먹지 않고, 물건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6일 “우리가 만든 게 훨씬 낫기 때문에 이제 중국산은 안 쓴다”며 “중국산은 질이 좋지 않아 인민들이 찾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경제 상황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나 포전담당제 현황을 묻자 "원수님이 하신 새로운 사업은 다 잘 되어가고 있고, 잘 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포전담당제는 3∼5명의 농민이 일정한 면적의 논밭을 경작해 생산량의 일정비율을 바치고 나머지는 개인들이 처분할 수 있도록 한 조처이다.
노태강 문체부 차관과 남쪽 관계자들이 5일 오후 평양 고려호텔에서 원길우 체육상 부상 등 북쪽 관계자들과 남북 체육실무회담을 하고 있다. 평양/공동취재단
북쪽 관계자는 초과생산량 가운데 개인 대 국가 소유 비율이 몇 대 몇이냐는 질문에 "국가수매분을 뺀 나머지는 모두 개인 소유"라고 말했다. 국가가 가져가는 게 얼마냐고 재차 묻자 “국가가 가져가는게 아니라 국가가 돈을 주고 수매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관계자는 얼마 전 <노동신문>에 알곡 생산량이 최고였다는 기사가 난 것을 봤느냐며 생산성도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북쪽 관계자들은 “일본제품은 많이 팔립니까? 일본제품 구매 거부하고 뭐 그런다고 하던데…”라며 남쪽의 반일감정 강도를 궁금해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나 소녀상, 독도 망언 등 역사적인 문제는 있지만 일본 여행이라든가 일본 제품 소비에는 별 영향이 없다고 설명하자 “아 감정은 나빠도 물건은 사서 쓴다 이말입니까”라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저가항공사들의 가격경쟁으로 비행기값이 서울에서 부산가는 것보다 일본 가는 게 더 쌀 때도 있다는 설명에는 웃음을 떠뜨리기도 했다.
남쪽의 물가에 대해서도 궁금증을 표시했다. 냉면은 식당에서 얼마에 파는지, 소고기 철판구이 하나는 얼마인지 물었다. 소고기가 들어간 건 비싸서 10~15달러 정도는 내야 하고, 냉면은 10달러 정도 내면 먹는다고 하니 “아니 그렇게 비쌉니까”라며 깜짝 놀라기도 했다.
북쪽 관계자들은 “조-미 수뇌상봉, 우리 최고지도자 동지 중국 다녀오신 거 이런 거 어떻게 보는 분위기냐”며 남쪽의 여론 동향에도 관심을 보였다. 남쪽에서 김 위원장의 인기가 높아졌고, 과감한 외교행보에 깜짝 놀란 사람들이 멋있다고 한다라고 좋게 얘기해주니 환하게 웃기도 했다.
북쪽 관계자들은 9월9일 북한 정권수립일(9·9절)을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북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 관계자는 9·9절에 중국에서 중요한 손님들이 많이 평양에 들어오겠죠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당연히 그렇겠지"라고 말했다. "이번에 시 주석이 평양에 오는 것 아니냐"고 하자 "우리가 초청했으니 오겠죠. 와야지"라고 답했다.
남쪽 취재진에게는 남북예술단 가을 공연 시점을 정확히 알고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가을이라는것만 알고 구체적 시점은 미정인 걸로 안다”고 하니 “9·9절이 있으니 그때 전후로 문화공연 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답을 내놓기도 했다. 북쪽 관계자들은 대화 도중에 2002년 미군 장갑차에 사망한 신효순·심미선 양 사건을 불쑥 꺼내며 "외국군은 없어야지 이제…", "이제 효순이 미선이 그런 사건 같은 일은 없을 겁니다. 없어야죠"라고 지나가듯 이야기하기도 했다.
5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통일농구경기에서 남쪽 라틀리프(한국명 라건아)가 골밑을 위협하고 있다. 평양/공동취재단
경기장에서는 귀화선수 리카르도 라틀리프(현대모비스·한국명 라건아)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북한 관중들은 라틀리프 선수가 큰 키와 체격을 이용해 골을 넣을 때면 '오오'하고 탄성을 질렀다. 그가 자유투를 얻자 북쪽 응원단장은 "라건아, 라건아"하고 이름을 연호했고, 관중석에선 웃음과 박수가 터져나왔다.
유강문 선임기자 moon@hani.co.kr
'시사 > 통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쟁이 낳은 비극의 땅 DMZ…이젠 최고의 자연 전시장 - 한겨레 (0) | 2018.07.07 |
---|---|
3박 4일 농구로 하나 된 남북.."가을에 또 만납시다" - JTBC (0) | 2018.07.06 |
남북 대신 청팀-홍팀..경기 끝나자 '우리의 소원은 통일' - JTBC (0) | 2018.07.05 |
베일 벗은 북한 농구는 빨랐다..'2m 5cm' 소녀 선수 눈길 - JTBC (0) | 2018.07.04 |
"남북, 3·1절 100주년 공동행사 · 안중근 유해발굴 공감대" - SBS (0) | 2018.07.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