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463733
서훈 취소된 독립운동가 계속 홍보하는 대전시, 이유 물었더니...
수정 요구는 묵살하고, 비판 기사는 "못 봤다"?
18.08.16 14:24 l 최종 업데이트 18.08.16 14:43 l 심규상(djsim)
▲ 대전시가 운영 중인 대전 근현대전시관 . 대전 근현대사 100년의 역사를 소개하고 있다. ⓒ 심규상
광복절 다음 날인 16일 오전. 대전시가 운영하는 대전 근현대전시관 내 '대전출신 독립 운동가' 전시 공간에는 서훈이 취소된 독립운동가가 여전히 소개돼 있다. 전시관 입구에는 해당 독립운동가를 대전 출신 독립운동가로 소개한 홍보 안내 자료가 쌓여 있다. 방문객 배포용이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13일, 대전시(시장 허태정)가 또 '서훈이 취소된 사람을 독립운동가로 홍보하며 기리고 있다'며 대전시의 무관심을 지적했다. (관련 기사: '서훈 취소된 독립운동가' 수년째 홍보해주는 대전시>)
보도만이 아니다. 대전민족문제연구소 관계자 등 사정을 아는 시민들이 지난해 말부터 전시관을 방문할 때마다 '서훈이 취소된 사람'이라며 삭제를 요구했다. 기자가 확인한 사례만 세 차례에 이른다.
앞서 정부는 대전 출신 김정필(金正弼,1846-1920)에게 한말 의병활동과 1920년 만주 봉오동 전투에서 순국한 공로로 1968년 대통령 표창을 수여한 데 이어 1991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하지만 지난 2015년 김정필의 증손자이자 집안 장손인 김아무개씨(76)는 당시 <오마이뉴스>를 통해 "증조부는 만주에 간 일도, 독립운동을 한 적도 없다"고 양심 고백했다. 국가보훈처 또한 뒤늦게 서훈을 취소했다. (관련 기사: "제 증조부 김정필은 독립유공자가 아닙니다")
후손의 양심 고백과 국가보훈처의 엉터리 서훈 추서 의혹, 시민 단체의 독립유공자 전수 조사 요구 등으로 파문은 컸다.
그런데도 대전시는 왜 서훈이 취소된 사람을 '독립 운동가'로 계속 홍보하고 있는 것일까?. 우선 시민단체 관계자 등의 시정 요구를 반영하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
▲ 대전가 운영하는 대전근현대전시관의 '대전근현대사 전' ⓒ 심규상
대전시 도시재생본부(본부장 성지문)의 도시재생과 관계자는 "아마 해당 시민들이 전시관에 근무하는 문화관광해설사에게 얘기한 것 같다"며 "하지만 그동안 담당자인 내게 전달된 내용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전시실에 근무하는 문화관광해설사에게 시정을 요구했지만 담당자에게까지 전달되지 않아 몰랐다는 설명이다.
이를 비판하는 보도가 나간 뒤에도 시정이 안 된 이유도 물었다. 도시재생과 관계자는 "보도된 날이 마침 휴가 기간이라 기사를 못 봤다"며 "다른 직원들도 아무 얘기가 없어 몰랐다"고 말했다.
대전시 복지정책과나 문화관광과 등은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지방보훈청 등에 서훈이 추서되거나 서훈이 취소된 독립유공자 명단을 요청해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도시재생과 관계자는 "근무하는 동안 관련 자료를 요청하거나 전달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현재 전시관과 관련 자료에 수록된 '독립운동가' 중에도 누락되거나 잘못 올려진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광복회 대전지부 김영진 감사는 "증손자이자 집안 장손인 후손이 양심 고백하던 2015년 당시를 기억하고 있다"며 "후손의 귀한 양심 선언을 생각한다면 적어도 관련 공무원과 대전시장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쉬운 시정조차 '몰라서 못했다'는 대전시의 총체적 무관심에 할 말이 없다"고 덧붙였다.
대전시는 지난 2015년에도 독립운동가 명단에서 제외된 '대전 출신 김태원'(金泰源, 1900~1951)을 근현대전시관에 '대전 출신 독립운동가'로 전시, 홍보하다 시민들의 지적을 받고서야 철거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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