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v.daum.net/v/20180826170558945
[단독]휴대전화 종량제 봉투에 버리고 송곳으로 찍고.. '사법농단 증거인멸' 도 넘은 판사들
문동성 기자 입력 2018.08.26. 17:05 수정 2018.08.26. 19:10
법원은 전·현직 판사 압수수색 영장 기각
법원행정처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조사를 위해 확인했던 문건 전부를 공개하기로 한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모습. 2018.07.31.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렸다. 나는 항상 그렇게 휴대전화를 버린다.”
“휴대전화 뒷판을 열고 송곳으로 찍은 뒤 내다 버렸다. 항상 그렇게 해왔다.”
“절에 불공드리러 갔다가 휴대전화를 잃어버렸다.”
댓글 조작에 연루된 국가정보원 간부나 거액의 회삿돈을 횡령해 정치권에 금품 로비를 한 재벌그룹 임원의 진술이 아니다. ‘재판거래·법관사찰 의혹’에 연루된 현직 판사들의 진술 내용이다. 그들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신봉수)에 출석해 최근 휴대전화가 교체되거나 분실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고 한다. 이들 대부분은 업무일지 또한 파쇄해 내다 버렸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윗선’의 지시로 광범위한 증거인멸이 이뤄졌다고 보고 사건에 연루된 전·현직 판사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지난 23일 청구했지만 법원은 25일 이를 모두 기각했다. 박범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피의자들이) 압수수색을 통해 취득하고자 하는 자료를 보관하고 있을 개연성이 부족하다’ ‘압수수색에 앞서 (피의자들에게) 소환조사나 임의제출을 요구하라’고 했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26일 “휴대전화를 버리고 업무일지를 파쇄하는 이들에게 임의제출을 요구하라는 게 말이 되느냐”며 “특수1부가 압수수색 단계에서 청구한 영장이 이렇게 다수 기각된 것은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비상식적 이유로 반복적으로 영장을 기각하는 것은 재판개입은 없었다는 결론을 내 달라는 노골적인 요구”라며 “통상 사건에서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이유로 기각이 계속되고 있다”고 반발했다.
검찰이 이번에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한 대상 중 가장 고위급은 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이다. 고 전 처장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기인 2016년 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행정처장으로 근무해 각종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돼있다. 특히 대법원이 2015년 6월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통보처분의 효력을 되살리는 결정을 할 당시 이 사건의 주심을 맡았다. 당시 행정처는 “청와대가 이 사건을 사법 최대 현안으로 취급하고 있다”며 법외노조 통보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인 서울고법 결정을 파기하면 상고법원 추진 과정에서 이득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
검찰은 고 전 처장이 행정처의 분석대로 움직였다고 본다. 양 전 대법원장은 그해 8월 청와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회동해 전교조 사건을 정부 협력 사례로 꼽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부장판사는 영장을 기각하며 “고 전 처장이 직접 (사법농단) 관련 문건을 작성하거나 보관하고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를 댔다고 한다.
영장 기각 대상에는 유모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현재 변호사)도 포함돼 있다. 유 전 연구관은 ‘박근혜 청와대’ 관심 사건에 대한 재판연구관들의 보고서를 임종헌 전 행정처 차장에게 유출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일각에선 박 부장판사와 유 전 연구관이 2014~2015년 대법원에서 함께 연구관으로 근무한 인연이 작용해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유 전 연구관은 최근 1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된 신영선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의 변호도 맡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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