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2467403
청와대로 몰려간 자유한국당 의원들... 그 속내가 충격적
[하성태의 사이드뷰] 이정현부터 이동관까지, 이명박근혜 정권 때 MBC에 줄 댄 인사들
하성태(woodyh) 18.08.29 13:55 최종업데이트 18.08.29 14:04
"MBC 채용비리 취재 중인 다른 언론사 기자들한테 좀 확인을 해 봤습니다. 그랬더니 이분들 외에도 이동관 전 청와대 수석 그리고 김행 전 청와대 대변인 그리고 조해진 전 의원 이런 분들도 추천서를 써준 것으로 확인이 됐습니다. 그런데 추천서 내용이 뭐냐, 이것도 되게 궁금한데 예를 한 가지 좀 들어보겠습니다.
조해진 의원이 한 경력기자에게 추천서를 써준 것을 보면 이렇게 돼 있습니다. '이명박 후보의 마크맨으로써 전 대선과정을 함께 취재했고 이후에 청와대 출입기자로 이명박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 했다.' 이게 추천서 내용입니다. 이 정도면 믿을 만한 기자니까 써도 된다. 충성심 있다. 이런 의미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 김연국 노조위원장ⓒ 유성호
28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김연국 언론노조 MBC 본부장이 밝힌 내용이다. 충격적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MBC가 얼마나 비정상적이었는지, 얼만큼 망가져있었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뉴스가 아닐 수 없다.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 앞선 27일 <한국일보>의 <MBC 파업 이후, 보수정권 실세 추천받은 기자들 뽑았다> 기사에 등장하는 여권 실세 이름들이다. 2014년 MBC에 채용된 경력 12명 중 8명이 이들 여권 실세의 추천서를 통해 입사했고, 그렇게 채용된 기자들은 입사 후 망가진 MBC의 극우/보수 성향 보도를 담당하고 정치 데스크 등 요직을 차지했다.
이에 대해 MBC노조는 27일 성명을 내고 "MBC 적폐 경영진과 그 하수인들이 2012년 파업 이후 시용기자와 경력 기자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온갖 비리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났다"며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시용과 경력기자 채용 면접 과정에서 적폐 경영진과 그 하수인들이 무차별적 사상 검증을 자행한 사실도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김재철 체제 이후 망가진 MBC에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여권 실세들의 추천으로 8명이나 채용됐고, 당시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과 홍문종 의원 외에 이동관 전 청와대 수석 그리고 김행 전 청와대 대변인 그리고 조해진 전 의원 등의 이름이 등장한 셈이다.
MBC 채용 과정에서 드러난 비상식적 상황의 연속
"이게 요약하면 파업을 했고 그랬다가 파업을 접었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 후보 시절의 약속을 믿고 파업을 접었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 들어간 이후에 약속을 지키기는 커녕 거꾸로 청와대와 여당에서 추천한 기자들이 대거 들어왔다, 이런 거죠?(진행자 김어준)"
"네, 2012년에 170일 동안 파업에 있었는데요. 이 파업의 결과 6명이 해고되고 한 200명 정도, 200명이 넘는 기자, PD, 아나운서 등이 현업에서 쫓겨납니다. 그런데 이 쫓겨난 기자들을 빼고 새로 기자를 넣기 위해서 당시 무차별적으로 경력기자들을 MBC가 채용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2014년에 경력기자 12명을 채용했는데 그중 8명이 박근혜 정권의 실세 정치인들의 추천서를 제출했다고 이렇게 보도가 나왔습니다(김연국 본부장)." (중략)
"그러니까 이정현 당시 수석 외에도 청와대 사람이 둘이 있었고 의원은 또 한 명 더 있었다. 5명이네요, 지금. 8명이 추천을 친박으로부터 받았는데, 실세로부터 받았는데 2명이 더 있었다. 아니, 3명이 더 있었다. 추천한 사람이. 복수가 아니면 3명이 또 추가로 더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진행자 김어준)
"더 있을 것 같습니다."(김연국 본부장)
과연 이들 5명이 추천자의 전부인지, 그 외에도 채용 당시 정치권과 어떤 유착이 있었는지 낱낱이 밝혀져야 할 대목이다. 한데, 추천만이 문제였을까. 채용과 입사 이후 근무 상황에서도 MBC의 '비정상성'은 극에 달했던 것으로 보인다.
"(MBC가) 뽑아주면 노조 할 거냐."
"MBC 파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노조가 왜 파업을 한다고 생각하느냐."
<한국일보>에 따르면, 2012년 MBC의 장기 파업 이후 이뤄진 면접에서 사측 면접관은 파업 관련 질문을 쏟아냈다고 한다. 누가 봐도 사상 검증, 정치적 성향 파악으로 비쳐질 수밖에 없는 질문들이었다.
"다수의 MBC 관계자는 사측이 계약직·시용 경력기자를 뽑으면서 자격 미달인 지원자들을 비정상적인 절차로 대거 합격시켰다고 증언한다. 허위로 경력을 부풀려 채용했는가 하면, 노골적인 내부 추천은 물론이고, 지원하지도 않은 사람이 면접에 등장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환 조건을 완화하거나 점수를 올려 정규직으로 바꿔주는 '무리수'도 뒀다. 공영방송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하기엔 부끄러울 정도, '동네 구멍가게'에서도 보기 힘든 채용 관련 비위와 비리들이 난무했다는 뜻이다." (<한국일보> 27일자 <MBC "노조 할 거냐" 사상 검증 면접…기자 경력 없어도 OK> 기사 중에서)
MBC 편파, 왜곡 보도의 연원
▲이정현 의원이 2017년 10월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청사에서 열리는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권우성
"이정현, 홍문종 등 정치 실세들의 '백'을 등에 업고 이들은 파업 와중을 틈타 MBC에 들어왔다. 보도국의 요직을 차지했다. 신입사원을 뽑는 공채가 무너지고, 임원진들이 자의적으로 파업 대체 인력을 뽑으면서 갖가지 청탁소문이 무성했다. 기자 분야만 그런 것은 아니었다. 야음을 틈타 뚫린 사립문을 뚫고, 청탁을 등에 업고 마구 들어온다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MBC < PD수첩 > 박건식 PD가 27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이렇게 경력 입사한 이들 중 다수는 MBC 보도국의 정치부장, 사회부장, 편집부장. 보도국의 핵심 요직들을 차지했다고 한다. 김연국 본부장은 앞선 인터뷰에서 "세월호 사건 그 다음에 역사교과서 국정화 그 다음에 최순실 게이트. 여기서 이제 MBC가 저지른 편파 왜곡 보도에 이분들이 다 동원이 된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극우의 목소리를 대변했던 MBC 뉴스의 연원이 다시금 확인된 셈이다. 일어나서는 안 되는 촌극은 또 있었다. 여기서 등장하는 이름은 권재홍 당시 MBC 부사장이다. 권 부사장이 경력기자 채용 과정에서 헤드헌팅 업체와 유착 관계였던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이 시용 경력기자들을 MBC가 마구잡이로 채용을 하면서 이렇게 뽑으면 안 된다, 이런 비판이 거세지니까 헤드헌팅 업체를 통한 경력기자 채용방식을 도입을 합니다. 그런데 이 업체가 프로매치코리아라는 업체인데 이 업체 부사장이 권재홍 당시 MBC 부사장의 동서라고 합니다. 당시 감사국이 이건 경쟁입찰 해야 된다, 이렇게 수의계약하면 안 된다 했는데 권재홍씨가 지시해서 이 업체가 선정됐다고 그러고요.
이게 문제가 되니까 그 다음에는 경쟁입찰을 하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권재홍씨가 직접 심사위원으로 들어갔고 사전평가에서 최하위를 받은 이 업체였는데 권재홍씨가 심사위원으로 들어간 심사에서 최고점수를 몰아주면서 최종적으로 선정이 됐습니다(중략).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채용 방식인데요. 일반적으로 언론사는 공개 경쟁채용을 원칙으로 합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헤드헌팅 방식을 채용했고 또 헤드헌팅 방식이라고 해도 헤드헌팅 회사가 좋은 인재들을 직접 찾아서 추천해 주는 게 일반적인 방식이잖아요. 그런데 MBC에서는 보도국 간부들이, 회사의 경영진들이 지원자들을 찾아서 헤드헌팅 업체에 명단을 넘겼습니다. 그러니까 결국 MBC 간부들이 자기들이 뽑고 싶은 사람을 다 골라서 밀실채용 하면서 마치 헤드헌팅 업체를 통한 공개채용인 것처럼 세탁을 한 겁니다."(김연국 본부장)
그리고 MBC의 현재
그렇다면, 이러한 비정상적 정황과 비리들이 정상화됐다는 MBC의 현재엔 어떤 연관이 있을까. 아니, 그러한 역사가 현재엔 어떤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을까. 언론노조 MBC 본부가 반대하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방문진 이사 선임 문제를 보면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최기화, 김도인 방문진 이사가 등장하는 이유다.
"그런데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이 두 사람을 콕 집어서 반드시 관철시키라고 김석진 방통위원에게 압력을 넣은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그런데 이분들이 다 MBC의 임원을 지내면서 편파 왜곡 보도를 주도하거나 MBC의 국정원에 동원한 MBC 장악에 협력한 분들입니다. 방문진이 이분들을 해임시켰는데, 작년에. 한 분은 해임 직전에 사표를 냈고. 그런데 방통위가 다시 이분들을 방문진 이사로 선임을 한 겁니다."(김연국 본부장)
▲ 청와대 규탄하는 자유한국당MBC 김장겸 사장 체포영장 발부에 항의하는 정우택 원내대표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017년 9월 5일 오후 버스를 나눠타고 청와대 영빈관에 들어간 뒤 문재인 대통령 항의 면담이 무산되자 분수대광장으로 나와 입장을 밝히고 있다.ⓒ 권우성
MBC 정상화가 진행되던 지난해 9월, 자유한국당은 방송통신위원회와 대검찰청, 청와대를 항의 방문하는 등 강력 반발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왜 저렇게까지, 라는 의구심을 줄 수밖에 없는 대목이었다. 당시 본인들에게 유리한 보수, 극우적 지상파 방송을 지켜야하겠다는 속내가 과거 채용 비위와 추천 정황으로 인해 낱낱이 까발려졌다고 볼 수 있다.
MBC 노조는 이와 관련 "이같은 불법 행위의 출발은 2010년 원세훈 국정원장 당시 국정원이 작성한 '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방안'이라는 문건"이라며 "김재철, 안광한, 김장겸 사장은 이를 충실히 수행했다. 사측은 2012년 이후 파업 대체인력의 불법 채용과 채용과정에서의 각종 비위에 대한 감사 및 조사 결과를 구성원 앞에 전면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형사 고발의 목소리까지 나왔다.
"불법적이고 부정한 방법으로 합격한 자들의 채용을 전면 취소하고 책임자들을 형사 고발하라."
MBC의 가장 큰 현안이 '신뢰성' 회복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신뢰성을 발목 잡는 원인이 현재가 아닌 과거라는 점은 MBC 구성원들로서는 뼈 아픈 현실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 PD 수첩 > 유해진 PD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은 글에서도 그러한 곤란함이 그대로 묻어난다. MBC가 이러한 과거의 채용과 관련된 비위에 대한 철저한 조사, 그리고 재발방지와 더불어 '적폐 청산'을 온전히 이뤄낼지, 그를 통해 여전히 진행 중인 신뢰 회복의 계기로 삼을 수 있을지 지켜 볼 일이다.
"MBC 적폐청산은 첩첩산중입니다. 지난 김재철, 안광한, 김장겸 사장 체제 하에서 벌어졌던 비상식과 부정의가 가히 상상 이상입니다. 경력기자 채용에 있어, 사상검증이야 충분히 그러리라 짐작했지만 구여권 정치인들의 추천을 받았다는 사실은 실로 경악스럽습니다.
국민들의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기 위해 현업에 매진하기에도 숨가쁜데, 여기저기 아직도 숨어있는 적폐의 흔적들이 드러날 때마다 분노와 절망에 무릎이 꺾이곤 합니다. 그래도 지치지 않고 가겠습니다. 다시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는 길, 더디더라도 절대로 돌아가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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