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507909


'손혜원 투기 의혹'만 남긴 SBS의 보도, 그 문제점

[민언련 방송 모니터 보고서] 1월 15일~20일 보도 분석해보니

19.01.29 21:15 l 최종 업데이트 19.01.29 21:15 l 글: 임동준(ccdm1984) 편집: 김지현(diediedie)


손혜원 의원 목포 회견 목포 원도심 투기의혹을 받고 있는 손혜원 무소속 의원이 23일 오후 전남 목포 역사문화거리 박물관 건립 희망지에서 연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자들의 모습. 이 사진은 노출 조정을 통해 극적효과를 더 했다.

▲ 손혜원 의원 목포 회견 목포 원도심 투기의혹을 받고 있는 손혜원 무소속 의원이 23일 오후 전남 목포 역사문화거리 박물관 건립 희망지에서 연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자들의 모습. 이 사진은 노출 조정을 통해 극적효과를 더 했다. ⓒ 이희훈

 

지난 15일 SBS는 탐사보도 코너 '끝까지 판다'를 통해 손혜원 의원(현재 무소속)과 측근 인물들의 목포 지역 부동산 매입 의혹을 보도했습니다. 이후 손혜원 의원의 반박과 SBS의 추가보도 그리고 타 언론사의 관련 보도가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SBS의 첫 보도가 있었던 15일부터 손혜원 의원의 기자회견이 있었던 20일까지 8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와 해당지역 방송인 목포MBC 뉴스를 모니터했습니다.


1.  보도량 : SBS만큼 보도한 TV조선... MBC보다 많이 보도한 목포MBC


15일부터 20일까지 6일간의 9개 방송사 보도량은 아래 표와 같습니다.

 

 ‘손혜원 의원’ 관련 저녁종합뉴스 보도량(1/15~20)

▲  ‘손혜원 의원’ 관련 저녁종합뉴스 보도량(1/15~20) ⓒ 민주언론시민연합

  

해당 사안을 집중 보도한 SBS와 TV조선의 보도량이 각 29건으로 같았습니다. 이어서 채널A 22건, MBN 21건으로 많았고, JTBC 11.5건, KBS‧목포MBC 9.5건, YTN 8.5건, MBC 7건 순으로 보도했습니다.


평소 아무리 주요한 내용이어도 타사가 단독 탐사보도를 한 사안이면 함께 이슈에 집중하지 않았던 언론의 관행이 이번에는 많이 비껴간 것으로 보입니다. SBS보다 하루 늦게 보도를 시작한 TV조선이 같은 보도량을 보였다는 것에 눈길이 쏠립니다.


한편, 이번 논란과 관련해 목포MBC는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전달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지역방송사만의 장점을 활용해 실제 지역의 민심과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SBS보도를 짚어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목포MBC의 보도가 MBC에서 송출되지 않은 것은 아쉽다는 평입니다.


2. SBS 보도 문제 : 보도 초점은 '투기'가 아니라 '이해충돌'이라는데…


대중들은 SBS의 보도 주제를 '부동산 투기'로 볼까요, '이해 충돌'로 볼까요. SBS의 첫보도 이후 '부동산 투기' '차명거래 부동산 투기'로 이해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언론 역시 이런 해설에 힘을 실었습니다.


이는 다른 언론사의 보도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KBS <투기 의혹 부인... "부적절한 건물 매입">(1/16 정연욱 기자)에서는 이 사건을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의 투기 논란"으로 규정했습니다. MBC는 <문화유산지구 지인 명의 '10여 채'... '호재' 알았다?>(1/16 이동경 기자)를 통해 "민주당의 손혜원 의원이 목포의 '근대문화유산 지구'에서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의혹"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목포MBC, JTBC, TV조선, MBN, YTN도 같은 맥락으로 리포팅했습니다.


신문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대부분의 종이신문이 16일부터 28일까지, 이 사안을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투기 의혹', '목포 문화재 지구 투기 의혹', '목포시 근대역사문화공간 부동산 투기 의혹', '부동산 대량 매입 논란', '목포의 부동산 투기 의혹' 등으로 표현했습니다.


이와 같은 인식이 확산되자 이한석 SBS 기자는 17일 <주영진의 뉴스브리핑>(SBS)에 출연해 "보도에서 직접 이것이 '투기다'라고 발언을 한 적이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대중은 SBS의 보도를 '손혜원 부동산 투기 논란'으로 인식했을까요?


'투기' 언급하지 않았으면 다일까?

 

우선 SBS '끝까지 판다'의 관련 기사 제목은 <의원님 측근들의 수상한 건물 매입>이었습니다. 부동산 투기라는 단어가 사용되지 않았지만, 투기라는 느낌을 강하게 줄 수 있습니다. 


15일 첫날 보도 중 <문화재 거리 건물 9채에 '의원님 그림자'>(1/15 최고운 기자)는 손혜원 의원 측근들이 소유한 건물들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SBS는 "손 의원 조카는 이뿐만 아니라 바닷가 가까운 쪽 건물 한 채와 카페 건물까지 모두 3채의 건물을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라며 손 의원의 조카가 보유한 건물들을 설명했습니다.


보도는 손 의원 측근들이 매입한 건물이 어떤 건물인지를 보여줬고 지속적으로 측근들의 부동산 매입 사실을 전달했습니다. 보도 말미에는 "손 의원 본인 이름으로는 하나도 산 게 없다지만, 조카와 보좌관 가족, 남편의 문화재단 등이 문화재 거리 안에 있는 건물을 집중 사들인 것으로 취재됐습니다"라며 부동산 거래 사실을 반복적으로 보여줬습니다.

 

 손혜원 의원 측근의 부동산 매입 지속적으로 보여준 SBS <8뉴스>(1/15)

▲  손혜원 의원 측근의 부동산 매입 지속적으로 보여준 SBS <8뉴스>(1/15) ⓒ SBS

 

이어진 보도 <절묘한 건물 매입 시점... 리모델링은 나랏돈으로>(1/15 유덕기 기자)도 김현우 앵커의 멘트를 통해 반복적으로 측근들의 부동산 매입 내용을 전달했습니다. 김 앵커는 건물가격이 상승했다는 언급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럼 지금까지의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저희 '끝까지 판다' 팀이 확인한 손혜원 의원과 관련된 목포 시내 건물은 모두 아홉 채입니다. (중략) 지금 이 지역은 문화재로 지정되고 나서 건물 값이 4배 정도 뛰었다고 합니다."


SBS가 '부동산 투기'라고 콕 찍어 말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 보도는 '손혜원과 그 측근들의 부동산 매입'을 다루고 있습니다. 게다가 "건물 가격이 4배 정도 뛰었다"라고 해설하니, 투기 의혹으로 비칠 수밖에 없습니다.


'부동산값 4배 뛰었다'에 대한 목포MBC의 반박


목포MBC는 구체적인 수치를 통해서 SBS의 보도를 반박했습니다. 목포MBC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부동산 거래봤더니>(1/17 김윤 기자)에서 앵커는 "특정 정치인의 입김으로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것처럼 비치고 있지만, 이 일대는 전국적으로 드물게 남아 있는 근대 역사문화 공간이라는 데 학계의 이견은 없습니다"라며 "부동산 거래 동향도 살펴봤더니 투기를 우려할 수준은 아니었습니다"라고 해설했습니다.

 

부동산 업자(음성변조) : "1년 전보다 목 좋은 데는 배가 올랐죠."

취재기자 : "배가 올랐다는 게 어느 정도 올랐다는 건가요?"


부동산 업자(음성변조) : "100만 원 짜리가 200만 원 된 거죠."


기자 : "지난 2016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유달동과 만호동에서 거래된 부동산 거래 건수는 모두207건입니다. 도시재생 뉴딜 사업에 선정된 2017년 12월14일일 이후 부동산 3.3제곱미터, 한 평의 평균가격은 260만 원선, 그 전보다 31%가량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도시재생사업 지정 직후 290만 원까지 올랐던 부동산 가격은 다시 진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서태빈 목포시 도시발전사업단 단장 : "저평가 됐던 것들이 재생사업을 통해서 그 가치가 드러났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가격상승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기자 : "거래량은 개발기대감으로 그 전보다 40%이상 감소한 63건에 그쳤고 부동산 매수인은 목포시민보다는 외지인들 비율이 25%가량 높아졌다는 점은 주목해야 할 부분입니다. "

 

 땅값 상승 주장에 구체적 수치 보여준 목포MBC <뉴스데스크>(1/17)

▲  땅값 상승 주장에 구체적 수치 보여준 목포MBC <뉴스데스크>(1/17) ⓒ 목포MBC


정리하면 "건물 가격이 4배 정도 뛰었다"라는 SBS 보도는 그 근거가 미약해 보입니다.


16일도 '차명 부동산 투기' 관련 보도 이어가


한편, SBS는 16일 보도에서 손혜원 의원 남동생의 증언을 이용해 '차명 거래'에 집중하는 보도 행태를 보였습니다.


SBS <"가 본 적 없고 명의만 빌려줘"... 차명재산 의혹>(1/16 이한석 기자)에서는 "손혜원 의원은 돈을 주면서 건물을 사라고 했다는데 정작 그 건물 주인인 손 의원의 조카 그리고 그 아버지는 자기 게 아니라고 하는 겁니다"라며 "차명 거래, 차명 구매라는 말이 떠오르는 대목입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SBS <'박물관 부지' 먼 곳에 또... 드러난 것만 10채>(1/16 강청완 기자)의 경우, 손 의원이 밝히지 않은 측근의 부동산 매입 사실에 집중했습니다. SBS는 "손 의원은 오늘 언론 인터뷰와 해명 자료를 통해 박물관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건물을 사들였고 추가로 사들일 계획도 있다고 밝혔습니다"라면서도 "하지만 이 건물은 박물관 용도로 샀다는 문화재단 소유의 건물과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넓이도 1, 2층 다 합쳐 18㎡, 박물관 부지로 쓰기에 턱없이 좁습니다"라며 손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SBS <경쟁 치열한 '등록문화재 거리'... 개발‧매매 허용>(1/16 이현정 기자)의 경우 손 의원의 주장을 반박하며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지역의 땅값 상승 사례를 언급했습니다.

 

기자 : "손 의원은 오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조카 집 가격이 약간은 올랐다"고 밝혔습니다. 손 의원 관련 건물들의 매입 가격은 3.3㎡당 100만 원에서 400만 원입니다. 국토부 실거래가 사이트에 확인한 결과 주변 건물이 최근 3.3㎡당 750만 원에 거래된 것으로 나옵니다."


목포 부동산 업자 : "소문 이미 다 났고 지금 거기 찾는 사람들도 있긴 하는데 별로 나온 게 없어요. 이미 지금은 이제 가격이 이미 더 올라 가지고..."


기자 : "손 의원은 실제로 되팔지 않았기 때문에 차익을 얻은 것은 없다고 주장했으나 목포 구도심 개발이 확정되면서 시세가 올랐다는 데는 이견이 없는 상황입니다."


SBS는 16일도 전날과 마찬가지로 측근의 부동산 매입 정황, 땅값 상승 등을 다뤘습니다. '차명 부동산을 통한 투기 의혹'에 집중하는 모양새입니다.


왜 처음부터 '이해충돌 방지'에 초점 맞추지 않았나


전반적인 양상이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흘러가자 SBS는 <문화재 지킨다며... '5‧18 성지'를 칼국수집으로?>(1/17 김지성 기자)에서 김현우 앵커가 보도 방향을 설명했습니다.

 

앵커 : "그제 처음 보도가 나간 뒤에 반박과 해명 또 많은 의견들이 나오고 있는데, 이번 사안의 본질을 좀 더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 이익충돌금지라는 우리 사회의 중요한 원칙부터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원칙은 공직자가 공익과 부딪히는 사적인 이익을 결코 추구해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문화재 관리 기관을 담당하고 있는 국회 상임위원회에 소속된 여당 의원이 문화재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는 건물을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사라고 적극 권유하고 또 홍보대사처럼 직접 나선 것, 이런 행동이 공익을 수호해야 하는 국회의원으로서 과연 적절했는지를 저희는 지금 짚고 있는 겁니다."


SBS 김현우 앵커는 비슷한 이야기를 첫날 보도 <"투기 목적 아니다"... 핵심은 영향력 행사 여부>(1/15 김지성 기자)에서 한 바 있습니다. 

 

"손혜원 의원은 주변 사람들이 투기 목적으로 목포에 건물을 산 것은 절대 아니라고 저희 취재팀에 밝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손혜원 의원이 국회 문화체육관광 위원회 소속으로 문화재 지정과 관련된 정보를 마음만 먹으면 누구보다 빨리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는 겁니다.


그런 손 의원의 주변 사람들이 목포 거리가 문화재로 지정되기 전에 대부분 그곳에 있는 건물을 여러 채 사들인 게 과연 적절했는지가 저희가 전해드리고 있는 이번 사안의 본질입니다."


김 앵커는 당시 "문체위 소속 국회의원이 문화재로 지정되기 전에 땅을 사들인 게 적절했는지"가 사안의 본질이라고 말했습니다. 대중과 수많은 언론은 이 발언을 '이해충돌 방지 위반'보다는 '부동산 투기'로 해석했습니다.


SBS는 15, 16일 양일간 '이해충돌 방지 위반'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았을 뿐더러 해당 단어를 언급하지도 않았습니다. 


게다가 15, 16일만 부동산 관련 내용을 보도한 것도 아닙니다. 이후에도 SBS는 부동산 추가 폭로를 이어갔습니다. 반면 '이해충돌 방지'에 대한 보도는 상대적으로 부족했습니다. 

 

 SBS <끝까지 판다> 1월 15~20일까지 보도제목과 내용 요약

▲  SBS <끝까지 판다> 1월 15~20일까지 보도제목과 내용 요약 ⓒ 민주언론시민연합

 

'투기' 판단 없었다면, 처음부터 보도방향 설명했어야


SBS는 손혜원 의원의 부동산 매입이 '수상하다'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취재를 진행하면서 '부동산 투기'를 부각시키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면, '이해충돌'에 방점을 찍어서 보도했으면 됐습니다. 그리고 손혜원 의원의 이해충돌만 조명하는 게 아니라, 여야를 막론하고 비슷한 이해충돌 사례가 없는지 초점을 맞추면 됐습니다.


예컨대 뉴스파타가 보도한 <'영수증 이중제출'로 돈 빼돌린 국회의원 9명 1차 공개>(11/29)등 <세금도둑 국회의원 추적> 기획보도는 여야를 막론하고 문제되는 국회의원 모두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 공직자윤리법 제2조 2항의 '이해충돌 방지의 의무'는 선언적 규정일 뿐, 위반시 제재 조항이 없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2015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제정될 당시 국회의원을 포함한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 조항이 원안에 포함됐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빠졌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한겨레 <정치권 번지는 '이해충돌' 논란…"기준 확립·처벌 보완해야">(1/28)에서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직자윤리법의 이해충돌 방지 의무를 구체화한 게 주식백지신탁제도다, 이와 마찬가지로 부동산백지신탁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라며 "그 외에 문제 될 수 있는 전형적 사례를 모아서 입법으로 구체화하고 위반시 제재 규정을 두는 쪽으로 공직자윤리법을 개정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SBS가 '손혜원 의원'이라는 개인에 대한 지적에 방점을 찍지 않고, 공직자들이 이해충돌 방지의 의무를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법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도했다면 어땠을까요? 


3. TV조선 : 논란 부풀리기에 나선 조선미디어그룹


TV조선은 SBS와 같은 보도량으로 이번 논란에 가장 적극적인 보도 태도를 보인 방송사였습니다. 하지만 보도 내용을 살펴보면 과도하게 논란을 증폭시키거나 자매사인 <조선일보>와 왜곡 보도를 주고받았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TV조선 <'손혜원 타운' 부동산 전문가에게 물어보니...>(1/18 지선호 기자)입니다. 언론 중 <조선일보>가 가장 먼저 쓰기 시작한 '손혜원 타운'이라는 표현을 제목에 사용했습니다.


보도에서는 "전문가들은 손 의원이 단기 시세차익을 목표로 삼지 않았더라도, 주변 인물을 통해 부동산을 매입한 건 투기에 가까운 모습이라고 지적합니다"라며 손 의원이 차명 부동산 투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역시 "명의 신탁으로 부동산을 매입한 게 거의 확실한 것 같습니다, 특히 한 지역에 10개, 15개 부동산 투자를 했다는 것은 이해가 잘 가지 않고요"라며 투기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손혜원 타운’이라 설명한 TV조선 <뉴스9>(1/18)

▲  ‘손혜원 타운’이라 설명한 TV조선 <뉴스9>(1/18) ⓒ TV조선

 

<조선일보> 나전칠기 장인 왜곡 인터뷰도 전한 TV조선


TV조선을 통해 시작된 인터뷰는 <조선일보>를 통해 왜곡되기도 했습니다. 


손혜원 의원 유튜브 채널에는 <나전장인 황삼용 선생의 조선일보 인터뷰는 왜곡됐다>(1/19)라는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황씨의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SBS에다 전화를 했습니다. 지금 프로그램 하고 있는 손혜원 '끝까지 판다' 프로그램 연결해달라고 했습니다. 왜 이렇게 오보를 하냐? 이건 다 오보다. 국가차원에서 상을 줘도 못마땅한데 이건 아니지 않느냐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TV조선 남자 분한테 이런 얘기를 다 했거든요. 그런데 그 분이 아침에 <조선일보>를 봤었나봐. 그래서 저한테 전화를 했더라고. '선생님 어제 저한테 한 말씀하고 정 반대의 보도가 나왔는데요'이러는 거야. (중략)


나는 그분하고 4년 7개월 동안 고마운 마음 이런 것만 갖고 있지. 나쁜 마음은 하나도 없다. 나를 키워주신 장본인이다. 내가 가장 어려울 때 내 손을 잡아주신 분이다. 그 얘기를 내가 했다."


그러나 TV조선은 다음날 <목포행 거절 뒤 일감 끊겨... "은혜 안 잊어">(1/20 김미선 기자)에서 황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다르게 전했습니다. 먼저 "4년 8개월 동안 손혜원 의원과 함께 일했지만, '목포로 이주하자'는 손 의원의 제안을 거절하자 일감도 함께 끊겼습니다"라고 황씨를 소개했습니다. 이어 TV조선은 황씨가 "나는 솔직한 말로 손 대표님에게 4년 8개월 동안 일해주고 토사구팽당한 꼴이잖아요 그죠? 그렇지만 손 대표님이 나에게 베풀어주신 은혜를 잊지 않겠다"라는 인터뷰를 보여줬습니다.


이어 조선일보는 <기자의 시각/나전칠기 장인 황삼용의 눈물>(1/21 송혜진 기자)에서 이렇게 보도했습니다.

 

"'억울하지 않으세요?' 지난 18일 황 작가와 두 시간 넘게 인터뷰하다가 이렇게 물었다. 작가는 '이게 내 팔자고 복의 크기입니다. 이젠 손 대표님을 원망하고 싶지도 않고 옹호하고 싶지도 않습니다'고 했다. 말끝에 눈물을 보였다."


황삼용씨 본인의 이야기가 TV조선과 <조선일보>에서 어떻게 변질됐는지 알 수 있습니다.


언론보도보다 나았던 시민들의 소셜미디어


TV조선과 <조선일보>의 보도 이후 소셜미디어상에는 반박 의견이 등장했습니다. 지난 21일 게시된 Janghoon Lee씨의 페이스북 글은 근본적인 문제인 '미술작가 보수제도'를 언급했습니다. "'미술작가 보수제도'는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예술가의 창작권 보장을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이고 "갤러리들은 악습에 가까운 관행을 근거로 작가들과 불공정 계약을 여전히 하고 있다"라며 미술계에서 작가들의 보수와 관련된 제도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또한 황삼용 씨와 관련된 보도를 지적하며 언론의 보도행태의 문제점을 꼬집기도 했습니다.

 

"언론에서는 몇백만 원 월급만 주고 작품은 1억여 원에 팔아 손혜원 의원 혼자 다 독식한양 프레임을 걸고 있다. 그런데 이게 뭐가 잘못되었단 말인가. 작가를 일반 직장인과 동등하게 대우하여 몇 백만원의 월급을 준다는게 어떤 의미인지나 알고 하는 말인가.


기자들은 그간 미술계의 열악한 작업 환경에 대해 조사해보고 비교를 하고 말하는 것인가. 한 번이라도 비교를 했더라면 그런 이야기를 본인의 이름을 내걸고 쓸 수는 없을 것이다. 아. 양심이 없다면 쓸 수는 있겠지만 말이다. 미술계의 사정에 대해 잘 모르는, 혹은 관심 없던 사람들에게는 액면만 보면 정말 착취를 했던 것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무서운 프레임이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소셜미디어상에서 시민들은 직접 문제에 대한 본질을 찾았습니다. 언론이 했어야 마땅한 역할을 시민 개인이 해낸 것입니다.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한 것은 언론의 부실한 보도와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하는 현실이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었습니다.


통영 땅까지 소개한 TV조선‧채널A


손 의원의 측근이 목포의 부동산을 매입한 사실이 알려지자 손 의원이 보유한 통영 지역의 부동산을 부각하는 보도 역시 등장했습니다. TV조선 <'통영 땅' 옆에선 6월에 문화재 행사>(1/19 정민진 기자)는 "손혜원 의원은 11년 전 통영에 본인 명의로 땅을 매입했습니다, 그동안 방치돼 있다 지난해 관광벨트로 지정됐는데 오는 6월 인근에서 국비로 문화재 행사도 개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목포에 이어 통영의 부동산이 각종 정부 지원 사업에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자 의혹은 더욱 증폭됐습니다"라며 비슷한 사례인 듯 설명했습니다.


채널A <통영 '손혜원 땅' 지난해 관광 벨트>(1/19 최선 기자) 역시 손 의원이 소유한 통영 땅을 문제 삼았습니다. 채널A는 "공교롭게도 통영은 지난해 문화예술 관광벨트로 선정됐고, 정부 지원을 받는 행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라며 손 의원이 특혜를 받은 듯 설명했습니다.

 

 통영 땅까지 문제 삼은 TV조선 <뉴스7>(1/19)

▲  통영 땅까지 문제 삼은 TV조선 <뉴스7>(1/19) ⓒ TV조선


4일 전에 밝혀진 사안을 굳이 들고 온 이유는?


손 의원은 TV조선‧채널A의 보도가 진행되기 4일 전인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땅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손 의원의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처음 나전칠기를 수집할 때는 통영에 박물관을 지어 유물과 함께 통영시에 기증할 생각으로 당동 운하 근처 땅을 몇 필지 샀었습니다. 그러나 교통문제 등으로 통영은 힘들겠다싶어 보류하고 있던 중 목포로 정하게 된 것입니다."


통영 땅에 대해서 손 의원은 매입의 이유를 명확하게 밝혔었습니다. 이 내용은 TV조선‧채널A가 보도에서 "통영에 박물관을 지어 유물과 함께 통영시에 기증할 목적으로 땅을 샀다" "박물관 건립을 고려해 10년도 더 전에 산 땅이지만 지금은 그런 계획도 없다"라고 설명한 내용입니다. 그럼에도 단순히 비슷한 사례라는 이유만으로 손 의원이 투기를 위해 땅을 매입한 듯 설명한 TV조선‧채널A의 보도는 악의적으로 보입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9년 1월 15~20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평일)/<종합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뉴스8>, YTN <뉴스Q>(1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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