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area/881044.html?_fr=mt2
분단의 땅 장단반도, ‘농산물 통일’ 이룰까
등록 :2019-02-05 11:09
파주시 “개성시에 장단콩·인삼 공동 재배·판매 제안”
장단군은 내전 뒤 파주·개성·연천 등 사방으로 찢겨
율곡 이이 유적지 교류, 3·1운동 100주년 행사 초청도
지난해 11월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광장에서 열린 ‘2018 파주 장단콩 축제’ 모습. 파주시는 북 개성시와 장단반도의 대표 농산물인 장단콩의 공동 재배·판매를 북에 제안했다. 파주시 제공
경기 파주시가 ‘분단의 땅’인 장단반도의 대표 농산물인 장단콩, 인삼의 공동 재배와 판매를 북 개성시에 제안해 ‘남북 농산물 통일’이 성사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파주시의 올해 남북교류협력 사업 계획을 들어보면, 파주시는 파주개성인삼축제와 파주장단콩축제 기간에 개성시의 고위간부를 초청해 농산물 공동 재배를 포함한 두 도시간 교류협력사업을 폭넓게 논의할 계획이다. 장단군은 1945년 광복 당시 면적 722km², 인구 6만7천여명, 10개면으로 이뤄진 독립된 군이었으나, 6·25전쟁 뒤 남북으로 갈라져 장단, 군내, 진동면은 파주에, 장남면은 연천에, 장도, 대강, 소남면 등 나머지 대부분은 북에 편입됐다. 파주시는 장단반도에서 생산된 인삼과 콩을 판매하는 농산물 축제를 해마다 10~11월 임진각 광장에서 열어오고 있다.
파주시는 인삼은 재배 기간이 긴 점을 감안해 우선 장단콩을 3ha(약 5t 수확)가량 밭에 시범 재배한 뒤 점진적으로 생산지와 종목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개성의 토지, 노동력에 파주의 종자, 농기계, 기술 등을 투입한 뒤 파주 농산물 축제 때 함께 판매하자는 제안이다. 개성과 장단반도 일대는 고려 중기 이후 고려인삼의 대표적 재배지 가운데 하나였다. 파주시 관계자는 “지리적으로 파주시와 장단군, 개성시는 생활권이 같았다. 남북에서 좋은 농산물을 함께 생산한다면 상징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장단군의 분단 전후 모습. 애초 10개 면으로 이루어져 있었으나 6·25전쟁 뒤 남북으로 갈라져 파주와 연천, 북에 각각 편입됐다. 파주시 제공
파주시는 이와 함께 율곡 이이의 대표적 유적지인 파주 자운서원과 해주 소현서원의 문화교류도 추진한다. 이이의 본가인 파주와 처가인 해주는 성리학의 큰 줄기인 기호학파가 형성된 지역으로 꼽힌다. 남북은 자운서원과 소현서원의 역사적 중요성을 인식해 각각 ‘국가사적 525호’ ‘국보유적 79호’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파주시는 1988년부터 열어온 율곡문화제에 북한 쪽을 초청하고 율곡 이이 학술회의 공동 개최, 청소년 상호 답사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임진각 관광지 5만㎡에 옥류관 남쪽 1호점을 유치해 이산가족 만남의 공간과 평화 상징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최종환 파주시장은 “파주는 판문점과 개성공단을 연계한 상징성이 있고, 경의선과 자유로를 통해 접근성이 좋다. 옥류관 1호점이 한반도 평화수도 파주에 유치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가 지난해 10월 북과 옥류관 분점 설치에 합의했다고 밝힌 뒤 파주와 고양, 동두천 등이 옥류관 유치를 희망했다.
3.1운동 100주년 기념식에 개성시의 독립유공자와 유가족을 초청해 남북 공동 기념행사도 추진한다. 파주와 개성은 3.1운동이 치열했던 곳으로 곳곳에 역사적 흔적이 남아있다. 이밖에 집중호우 때마다 범람해, 비무장지대 안 대성동 마을의 농경지에 피해를 주는 남북 공유하천인 사천에 대한 합동조사도 제안했다.
경기도 파주시가 집중호우때마다 대성동 마을 농경지에 피해를 주는 비무장지대 안 남북 공유하천인 사천의 합동조사를 북에 제안했다. 파주시 제공
파주시는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각 분야 전문가들로 ‘파주시 남북교류협력위원회’를 꾸리고, 1월 초 남북협력과를 신설했다. 이어 2005년부터 적립한 남북교류협력기금 출연금을 올해부터 연간 15억원으로 늘려 2022년까지 50억원의 기금을 조성할 계획이다.
한경준 파주시 남북협력과장은 “파주시는 개성시와 가장 가까운 남쪽 도시로 문화, 역사적으로 공통점이 많다. 애초 개성시와 자매 결연을 맺어 경제, 문화, 관광, 체육 등 다방면의 교류를 추진하려 했다. 그러나 북에는 자매결연이란 개념이 없어 먼저 통일부와 경기도 등을 통해 농산물 교류를 북에 제안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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