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651906


극우 세력의 난동, 소녀상 앞은 전쟁터

[주장] 우리가 1600일 넘게 소녀상을 지키는 이유

20.06.22 13:26 l 최종 업데이트 20.06.22 13:26 l 이소영(hopenabi2014)


 20일 자유연대, GZSS 집회에 욱일기가 등장했다.

▲  20일 자유연대, GZSS 집회에 욱일기가 등장했다. ⓒ 반아베반일청년학생공동행동

 

최근 '윤미향 의원·정의연' 이슈가 커지는 틈을 타서 극우 세력의 평화의 소녀상 앞 난동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극우들은 소녀상 철거 집회를 여는 것도 모자라 소녀상 지킴이들을 위협하며 '소녀상을 철거하라'고 외치고 있다. 


극우 채널을 운영하는 한 유튜버는 "일본 사탕을 소녀상 의자에 앉아서 먹어보는 게 소원이다"며 소녀상에서 유튜브 촬영을 하고 있다. 또 "소녀상 의자에 쉬러 왔다"면서 소녀상 의자에 앉아 "소녀상을 철거하라"는 구호를 외친다. "세상에 동상을 지키는 나라가 어디 있냐"며 망발을 한다. 

    

'반일동상진실규명공동대책위원회'라는 단체는 '위안부 수요집회 중단 촉구집회'를 열며 소녀상 앞에서 이른바 '맞불집회'를 열고 있다. 이들은 지난 5월 26일 집회에서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며 '위안부가 끌려갔다고 증명되는 역사적인 자료는 단 하나도 없다'는 망언을 했다. 


'자유연대'와 '엄마부대'는 소녀상 앞 집회신고서를 제출하기 위해 매일 자정까지 종로경찰서에 대기하고 있다. 이들은 6월 24일부터 7월 11일까지 평화의 소녀상 앞 집회신고를 선점했다고 한다. 


극우 성향의 매체 <펜앤드마이크>에 따르면 '정의기억연대'가 집회를 개최해온 '일본군 위안부' 동상 앞에서의 집회 개최 우선권을 획득한 자유연대 측은 오는 24일 해당 장소에서의 집회 개최를 예고한 상태다. 이에 지난 30여 년 동안 매주 '일본군 위안부' 동상 앞을 지켜온 '정의기억연대' 측 집회가 이날 열린 제1444차 집회를 끝으로 막을 내리게 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금부터 벌써 소녀상 앞은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상황이다.


극우들의 난동과 함께 전국적으로 소녀상이 위협을 당하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지난 5월 20일 한 남성이 서울시 동작구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을 돌로 수차례 내리찍어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 벌어졌다. 5월 24일 충남 서산시에서는 소녀상에 수갑을 채우는 만행도 있었다. 5월 25일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에서도 극우 유튜버가 '윤미향구속촉구' 팻말을 놓고 소녀상에 수갑을 채우려다 소녀상 지킴이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해가 다섯 번 바뀌고 1600일이 흘렀다 

 

 21일 1636일차 24시간 철야농성 하며 소녀상을 지키고 있는 모습

▲  21일 1636일차 24시간 철야농성 하며 소녀상을 지키고 있는 모습 ⓒ 반아베반일청년학생공동행동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 위한 희망나비를 비롯한 반아베반일공동행동소속의 소녀상 지킴이들이 24시간 교대하며 소녀상을 지키고 있다. 이곳에서는 차마 입으로 담기 어려운 욕설과 성희롱적 발언들이 오고간다. '빨갱이'부터 시작해서 '부모는 있냐' '나라망신' 등 극우들의 모욕과 위협이 일상적으로 존재한다. 

     

극우들의 난동도 문제지만 이를 방치하는 경찰은 더 큰 문제다. 지킴이들이 24시간 소녀상을 보호하며 철야농성을 이어가고 있는데 경찰의 소극적이고 방관적인 태도는 달라진 것이 없다. 종로구청은 이제 됐으니 농성장을 철거하라고 하는데, 상황을 전혀 모르고 하는 소리다. 극우세력들의 조직적이며 집단적인 망동에 소녀상 보호를 위한 특별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최근에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 지난 2016년 6월에 있었던 '소녀상 망치테러사건'이 떠오른다. 당시 가해자는 '이것을 부수면 돈을 준다 했다'고 자백했다. 일본대사관을 지키던 경찰들은 당시 가해자의 범행을 지켜보면서도 수수방관했다. 


박근혜 정권에서 문재인 정권으로 바뀌었지만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은 여전히 요원한 상태다. 소녀상을 철거하려는 극우들의 난동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게 우리가 소녀상 앞에서 농성을 이어가는 이유다. 오늘도 우리는 소녀상 앞에서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고, 집회를 연다. 그렇게 어느덧 해가 다섯 번이 바뀌고 1600일이 흘렀다. 

     

지난 5월 16일 소녀상 지킴이 농성 1600일 기자회견에서 김지선 전 희망나비 대표는 "1600일이라는 소녀상 농성 투쟁은 우리 삶을 바꿔놓았다. 전쟁범죄가 얼마나 무서운지 왜 우리 민족이 평화롭게 살아야 하는지 배웠다"며 "우리는 배운 것을 실천하기 위해 끊임없이 투쟁했다. 그리고 우리는 일본 정부로부터 전쟁범죄 사죄 배상을 받아낼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이 이뤄지는 그 날까지

 

 프랑스 진보정당의 청년간부 엉투완 베당이 ‘매국적한일합의폐기를 위한 토요투쟁’에 참여해 발언하는 모습

▲  프랑스 진보정당의 청년간부 엉투완 베당이 ‘매국적한일합의폐기를 위한 토요투쟁’에 참여해 발언하는 모습 ⓒ 반아베반일청년학생공동행동


지난 1600일 동안 일부 지킴이들은 농성을 중단하기도 했지만 어떤 문제도 해결된 것이 없다. 희망나비가 마냥 농성을 종료할 수 없는 이유다. 소녀상을 지켜내는 싸움은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한 싸움이자, 이곳 한반도에서 평화롭게 살아가고자 하는 우리 모두의 미래를 지켜내는 싸움이기에 소녀상을 떠날 수 없었다.

     

소녀상에는 많은 해외인사들이 찾아와 지지해주기도 했다. 2017년 6월에는 프랑스 진보정당의 청년 간부 엉투완 베당이 '매국적한일합의폐기를 위한 토요투쟁'에 참여해 발언을 했다. 2017년 7월에는 영국의 대표적인 평화활동가 린디스 퍼시가 소녀상을 방문해 지킴이들과 연대하며 투쟁했다. 세계적인 반전단체 미국 앤서(ANSWER coalition)의 대변인 데렉 포드가 소녀상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 밖에도 직접 소녀상을 방문하진 않았지만 평화 기행을 통해 유럽과 미국에서 만난 많은 지식인들, 언론인들, 예술인들, 평화활동가들이 일본군성노예제문제에 관심을 가지며 소녀상 농성에 연대를 보내고 있다. 

     

최근에 소녀상을 방문한 한 할아버지는 "일본이 소녀상을 못 가지고 가게 해야 해. 요즘 시끄러운데 그 틈을 타서 일본이 소녀상을 가져갈 수도 있어. 소녀상을 잘 부탁해"라는 말을 남겼다.


소녀상은 이제 세계적인 평화운동과 진정한 과거사 청산을 위한 상징물이 되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이 땅의 진정한 평화,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이 이뤄지는 그 날까지 우리는 묵묵히 소녀상을 지킬 것이다. 

 

 소녀상 농성 1600일 기자회견에서 김지선 전 희망나비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  소녀상 농성 1600일 기자회견에서 김지선 전 희망나비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 반아베반일청년학생공동행동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이소영씨는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 위한 희망나비 대표입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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