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v.daum.net/v/20190814204010992?s=tv_news


목숨까지 걸었던 원조 '도쿄대첩'..日 관중도 감격

홍신영 입력 2019.08.14 20:40 


[뉴스데스크] ◀ 앵커 ▶


1954년, 스위스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과 일본이 아시아 최종 예선에서 처음으로 맞붙었습니다.


축구 좋아하시는 분들은 다들 아시죠.


이 두 차례의 한일전 첫 경기에서, 대표팀은 5대 1로 일본을 격파했습니다.


이른바 첫 '도쿄 대첩'인데, 그 짜릿한 역사가 잘 포착된, 그것도 지금까지 한번도 알려진 적 없던 사진들이 오늘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홍신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종이 한 장이 서명으로 빽빽이 채워져 있습니다.


"일본에 패배할 경우 돌아오지 않겠다"는 각오가 이름 한 자, 한 자에 담겼습니다.


1954년, 우리 축구 대표팀이 스위스 월드컵 예선전을 치르기 위해 일본으로 떠나기 직전 쓴 각서입니다.


해방된지 9년, 한국전쟁이 끝난지 반년, 폐허 속에서 생업에 뛰어들었던 선수들은 최초의 축구 한일전을 위해 하나, 둘 모였고 빌린 돈으로 간신히 마련한 유니폼과 축구화를 품에 안고 떠났습니다.


[김경성/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 "반일 감정이 아주 강한 때입니다. 국민적 정서가..'다시는 이 땅에 일본인들이 발을 밟게 하지 말아라'하는 대통령의 공개발언으로 서울에서 경기를 열어야하는데 바로 서울에서 열지를 못하고.."


"마치 전쟁터에 나가는 기분이었다. 진눈깨비가 내려 경기장은 엉망이었고..역사상 처음으로 일본땅에서 태극기가 게양된 걸 봤다." -故 홍덕영 생전 인터뷰 中


바람이 불고, 그라운드는 비에 젖어 질척거리는 상황.


제대로된 훈련도 받지 못했던 대표팀은 경기 첫날 5:1 대승을 거뒀습니다.


당시 일본 현지 언론에는, 이날이 "정신력이 강한 한국 선수들은 추운 기색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전쟁의 혼란을 겪었음에도 전쟁 이전의 실력 이상을 보였다. 한국 선수들이 보여준 축구 열정에 일본 사람 모두가 감격했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아사히 스포츠 1954년 3월 13일 자


두번 째 경기는 2:2,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출전권을 따고 고국으로 돌아온 대표팀을, 국민들은 뜨겁게 맞았습니다.


생생한 도쿄대첩의 역사가 담긴 사진이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됐고, 영화로도 제작됩니다.


분단도 전쟁의 아픔도 뛰어넘었던 그날을 기억하고 나누는 토크콘서트도9월 초까지 세 차례에 걸쳐 열립니다.


MBC뉴스 홍신영입니다.


(영상취재: 박지민 / 영상편집: 김정은)


홍신영 기자 (hsy@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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