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v.daum.net/v/20190815153200601


호사카 유지 교수 "韓 손해라며 불매운동 중단? 악마에 영혼 파는 것"

김영상 기자 입력 2019.08.15. 15:32 수정 2019.08.15. 16:32 


[피플]'귀화 17년' 한일관계 전문가 유튜브 두달만에 8만 구독.."日극우 주장 전달 신친일파 경계해야"


호사카 유지 세종대 대양휴머니티칼리지 교수(63)가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 연구실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호사카 유지 세종대 대양휴머니티칼리지 교수(63)가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 연구실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주변 사람들이 TV만 틀면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요즘엔 따로 쉬는 시간도 없을 정도입니다."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덩달아 바빠진 사람이 있다.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징용 문제 등을 연구하는 한일관계 전문가 호사카 유지 세종대 대양휴머니티칼리지 교수(63)다. 많으면 10개에 달하는 인터뷰에 집필 활동까지 더해지면서 시간을 잘게 쪼개 써도 하루가 모자란다고 한다.


호사카 교수는 이렇게 바쁜 와중에 '호사카유지TV'라는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는 "그동안 잘못 알려졌던 사실을 바로잡고 제대로 된 논리를 알리고 싶었다"고 했다. 개설한 지 채 두 달도 되지 않았지만 벌써 구독자가 약 8만명까지 늘었다.


호사카 교수는 "유튜브 활동이 재미있어서 시간만 된다면 계속하고 싶다"며 "영상에 달린 댓글을 하나하나 보면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게 기쁘다"고 했다.


실제로 그는 사람들이 댓글로 남긴 궁금증을 모아 답변해주는 영상도 따로 만들고 있다. 호사카 교수는 "앞으로는 강제징용 판결을 대리하는 변호인단이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후원하는 나눔의 집 관계자를 모시고 같이 방송을 진행해보고 싶다"고 했다.


최근 방송 출연이나 언론 인터뷰가 늘면서 그는 이제 어디서나 알아보는 유명인이 됐다. 단골 사우나에서도 그를 알아보는 사람이 생겼을 정도다.


호사카 교수는 "자주 가는 사우나에서 구두를 닦아주시는 분이 'TV에서 봤는데 정말 세종대 교수 맞느냐'고 물어보기도 했다"며 "사람들이 저를 알게 된다는 것보다 제가 하는 주장이 많이 알려진다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호사카 교수는 2003년 한국 국적을 취득한 17년 차 한국인이다. 호사카 교수는 명성황후 시해 사건을 접한 후 한일관계를 연구하려고 한국에 왔고 본격적인 연구를 위해 결국 국적까지 바꿨다.


그는 처음에는 연구 목적이었지만 어느새 마음 깊이 한국을 좋아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호사카 교수는 "저녁에 운전하면서 하늘을 보고 기분이 좋아질 때 정말 내 나라라고 느낀다"며 "이제는 일본에 갔을 때 오히려 위화감을 느낀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앞으로 몇 분 남지 않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도 찾아뵐 계획이다. 원래는 연구를 제대로 마친 후 만나려고 했지만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가 20명밖에 남지 않은 현실을 고려하면 너무 늦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호사카 교수는 "제가 궁금했던 내용은 지난 몇십 년 간 다른 사람들이 다 여쭤봤다"며 "책이나 TV로 보는 것과 달리 할머니들을 직접 만나서 서로 마음 대 마음으로 교류하는 일이 더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년 퇴임을 1년 반 정도 남긴 호사카 교수는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는 일선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수많은 갈등이 얽힌 한일 관계가 금방 회복될 것 같지 않다는 생각 때문이다.


특히 한국에서 일본 극우 세력의 주장을 그대로 전달하는 소위 '신친일파'를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제적 논리만으로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중단하는 것은 "악마에게 영혼을 파는 것과 똑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호사카 교수는 "불매운동이 경제적으로 손해라는 이유로 일본에 양보하자는 주장은 결국 굴복하자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정체성은 완전히 사라지고 일본의 속국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광복 74주년을 맞았는데도 여전히 외부의 도움으로 독립을 이뤄냈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결국 이들 때문이라는 것이 호사카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윤봉길 의사 의거가 직접적 계기가 됐고 이와 함께 수많은 사람의 독립운동이 있었기 때문에 결국 독립을 이뤄낸 것"이라며 "미국이나 일본에서 공부하고 온 지식인들도 잘못된 논리를 주장하는 풍조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호사카 교수는 도쿄대학 공학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일본 최고 엘리트로, 고려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으로 정치학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3년에는 독도 영유권에 대한 오랜 연구와 활동을 인정받아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김영상 기자 vide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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