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v.daum.net/v/20190805144517580
"죽음의 땅 후쿠시마서 올림픽이 웬말인가"
권영미 기자 입력 2019.08.05. 14:45 수정 2019.08.05. 14:48
시사 주간지 더네이션 "오염은 진행중"
"국가 우선하는 아베가 주민 건강 위협"
후쿠시마 <자료 사진>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20년 도쿄 올림픽의 성화 봉송 출발지이자 야구와 소프트볼 경기가 열릴 예정인 곳은 일본 후쿠시마(福島) 지역. 일본 정부는 "안전하다"고 말하며 이런 일정도 추진 중이지만 이 곳의 방사선량은 여전히 높다는 지적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5일 미국 시사 주간지 더네이션이 최근 보도한 '후쿠시마는 올림픽을 치르기에 안전한가?'(Is Fukushima Safe for the Olympics?)란 르포 기사에 따르면 그렇다. 더네이션은 후쿠시마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재건 올림픽'을 표방한 일본 정부에 대한 냉소주의가 지배하고 있다고 전했다.
네이션을 포함해 각국의 기자, 교수, 영화제작자, 활동가 등은 후쿠시마의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버스로 이 지역을 방문했다. 후쿠시마에 도착하기 3시간 전 일행 중 하나가 가진 선량계는 0.04마이크로시버트(μSv)를 기록했지만 사고 원자력발전소와 제염 작업이 진행된 곳에 접근할 수록 선량계 수치는 뛰어올라 도쿄전력 원자로 폐로 박물관에 도착하자 0.46μSv를 기록했다.
일본 정부가 장기 목표치로 설정한 방사선 수치는 시간당 0.23μSv. 그 이상은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멜트다운(용융)이 일어난 원전 세 곳 중 하나인 원전 제1호기에 접근하자 수치는 무려 3.77μSv로 치솟았다.
올림픽 성화는 이 고오염(high-contamination) 지역 일부를 통과할 예정이며 1호기 원전에서 불과 55마일(88.5㎞) 떨어진 곳에서는 야구와 소프트볼 여섯 경기가 열린다.
방사능에 오염된 토양도 문제다. 방문자들은 후쿠시마에서 노동자들이 긁어모은 방사성 표층토를 채워놓은 검은 봉투 더미를 보았다. 지역 주민들은 이를 '검은 피라미드'라고 불렀다. 하지만 작업 인부들은 보호복을 착용하고 있지 않았다.
검은 비닐 봉투를 뚫고 풀이 자라난 곳도 있어 얼핏 희망의 신호로 보이기도 했지만 주민들은 봉투 속의 오염된 흙이 덜 오염된 다른 곳으로 날아갈 지도 모른다고 걱정하고 있다.
방문단에 따르면 재건 올림픽에 회의를 품는 '냉소주의'는 이 지역 곳곳에서 발견되었다. 수만명의 주민이 여전히 집을 떠나 현 밖에서 살고 있다. 기업들이 이 지역을 떠나 다시 돌아오지 않자 건물들은 여전히 텅 비었고 소니, 미쓰비시, 혼다 등의 광고판이나 로고가 부서진 채로 방치됐다.
현재 후쿠시마가 얼마나 안전한가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들이 갑론을박중이다. 일본 내 여행 가이드들은 안전하지 않은 지역이 후쿠시마 현 전체의 3%에 불과하다고 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과학 월간지 사이언티픽아메리칸에 따르면 사고 발생 2개월 만에 일본 정부는 방사선 노출 허용 기준을 국제 기준인 연간 1밀리시버트(mSv)에서 20mSv로 높였다. 1mSv는 1000μSv에 해당한다. 안전하다고 말하는 기준 자체가 터무니 없이 낮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원전 사고보다는 국가(의 이익)를 더 중시하는 아베 신조 총리 때문에 일본인들, 특히 방사선에 더 취약한 어린이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상황이 통제되고 있다"고 말해 올림픽 유치권을 따냈지만 후쿠시마의 한 독립 언론인은 "정부가 진실을 덮는 선전을 밀어붙이고 있다. 일본 사람들사이에서 후쿠시마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이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위기와 정화작업, 오염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 2020 올림픽 성화봉© AFP=뉴스1
ungaung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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