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v.daum.net/v/20191009212024319


외국어가 멋있다?..한글 오염, 공공기관이 앞장

임서영 입력 2019.10.09. 21:20 


[앵커]


한글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 몇가지 짚고 가겠습니다.


공공기관의 경우인데요. 공공기관의 사업 이름이, 러닝 밀리터리반드 재생학교, 피스앤라이프존페스티벌,입니다. 이름만 들어선 뜻을 알기 어렵습니다.


영어사대주의에 가까운 공공기관의 행태, 임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주니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션'.


띄어쓰기도 없는 '멘토매칭데이'.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의 청소년 창업 지원 사업인데, 언뜻 들어선 뜻을 알기 어렵습니다.


[이현주/강원도 춘천시 후평동 : "(주니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션.) 모르겠어요. 이해하기도 어렵고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고..."]


국립국어원에는 이런 공공기관의 외국어 오남용 사례가 해마다 백 건 넘게 접수되고 있습니다.


'러닝 밀리터리반트 재생학교'는 강원도 철원군의 제대 군인 교육이고, 'YG 밀리터리 페스타'는 양구군의 군인 문화 축제입니다.


'스타트업 큐브 앤 메이커 스페이스'는 강원대학교의 창업 지원 공간이고, '피스앤라이프존페스티벌'은 강원도의 접경지역 문화축제입니다.


해당 기관들은 멋있어 보인다거나 의미 전달이 잘 될 것 같아서라고 해명합니다.


[김남호/강원도청 문화예술과 : "일상적으로 쓰이는 외래어들 같은 경우, 그런 경우에는 조금 전달상의 문제가 있을 수가 있어서 순화에 좀 어려움이 있습니다."]


정작 시민들은 당황스럽기만 합니다.


[이도경/강원도 춘천시 교동 : "YG 밀리터리페스타요? 잘모르겠어요. 한글로 바꾸면 다 같이 알아듣고 사용하기 편하니까 그게 더 낫지 않나..."]


전문가들도 문화 사대주의라고 지적합니다.


[이대성/국립국어원 학예연구원 : "언어적 사대주의에 빠져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외국어, 특히 영어를 쓰면 뭔가 더 고급스럽다거나 새로워 보인다는 생각을 가지다 보니까 외국어를 좀 남용하는 것 같고요."]


한글 사용을 앞장서겠다며 국어진흥조례를 제정한 전국 지자체는 모두 87곳.


하지만, 이런 조례는 그저 선언적 문구에 그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서영입니다.


임서영 기자 (mercy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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