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v.daum.net/v/20191012060504705


[日 불매 100일] 호사카 유지 "美 흉내가 문제.. 'No 일본'보다 'No 아베'"

정소영 기자 입력 2019.10.12. 06:05 


7월4일. ‘NO 재팬’ 운동이 시작됐다. 일본 정부가 강제징용판결을 빌미삼아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규제를 단행한 데 따른 것이다. 국민들은 일본제품 ‘안 사고 안 팔기’로 맞섰다.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 어느덧 100일. 지나가는 들불이 될 것이라는 일부 우려와 달리 불매운동은 꺼지지 않는 용광로처럼 활활 타오르는 중이다. 불매운동이 일본에 던진 메시지는 강렬했고 우리 국민의 가슴 속에는 애국을 향한 깊은 여운을 남겼다. 이 운동의 그 끝은 어디일까. ‘NO 재팬’ 운동 100일을 집중 점검해봤다.<편집자주>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 /사진=호사카 유지 교수 제공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 /사진=호사카 유지 교수 제공


[주말 리뷰]일본 정부가 반도체 핵심·부품 소재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강화조치를 시행한 데 대해 대다수 우리 국민은 일본의 경제보복이라고 말한다. 이는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 대법원의 강제 징용 배상 판결을 빌미삼아 진행한 조치이기 때문.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우리 국민은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이에 항의했고 한국 정부는 지소미아(GSOMIA: 군사정보보호협정)를 종료하며 맞대응에 들어갔다. 이처럼 한일 관계가 사상 최악으로 달리는 이 시기, <머니S>는 한일관계전문가 호사카 유지 세종대학교 교수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스포츠계와 연예계에서 활약하는 재일 한국인에게 많은 관심을 가진 인물로 ‘명성황후 시해사건’을 알게 된 후 한일관계를 공부하기로 결심했다. 이후 한국에 건너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체류 15년만인 지난 2003년 한국인으로 귀화했다. 그는 현재 세종대 대양휴머니티칼리지 교수 겸 독도종합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 지난 1965년 한일협정 이후 한일관계가 극으로 치닫고 있다. 근본적 원인은 무엇인가.


▶첫번째 원인은 ‘동북아 패러다임의 변화’다. 현재 대한민국은 북한과 평화관계를 이어가려고 노력 중이다. 또 지난해 그런 변화의 모습이 있었다. 일본은 이런 남북평화를 원치 않는다. 일본은 한반도를 지배하려는 야욕이 아직 남아있는데 남북평화가 이뤄지면 한반도가 일본의 영향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일본이 아시아에서 고립된다는 이유도 있다.


두번째 원인은 ‘미국의 변화’다. 미국은 과거 한일관계에 자주 개입했다. 특히 한일관계에 문제가 생기면 미국이 중재역할에 나섰는데 현재 트럼프 정권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발을 빼려는 모습이 보인다. 미국은 일본을 아시아의 중심으로 보는 기조가 남아있다. 하지만 트럼프는 그 생각에서 벗어난 인물이다. 결국 일본은 한반도는 물론 미국 등 어느 곳에서나 영향력이 작아지는 걸 원치 않기 때문에 이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고 생각한다.


- 일본이 수출규제를 시행한 뒤 한국 정부는 지소미아를 종료했다. 이 같은 우리 정부의 대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한국 정부의 대응이 잘못되지 않았다. 지소미아 자체는 박근혜정부 때도 한국에서 논의가 전혀 없었다. 지소미아 협정에 대해서도 한국과 일본이 북한의 정보를 교환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만을 내세웠다.


지소미아는 그렇게 단순한 게 아니다. 이것은 한일 군사동맹의 첫 단추다. 그런데 한국 입장에서는 미국과 이미 한미동맹을 맺고 있는데 한일 간의 군사동맹이 필요할까? 한반도에서 한미일이 군사동맹을 맺으면 오히려 미국은 일본에게 아시아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맡길 것이다. 그리고 한국군과 일본군이 서로 협력하고 잘 할 것이라고 단정짓기 힘들다. 왜냐하면 한일은 과거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지소미아 다음은 ACSA(상호군수지원협정: 양국 군대가 평시와 전시에 각종 군수물품 및 용역을 지원하는 협정)다. 이명박정부 때 지소미아와 악사를 한꺼번에 맺으려고 했으나 반대가 많아서 보류했다. 당시 협정 서명 1시간 전 철회했다. 이어 박근혜정부 때 지소미아와 악사를 분리해서 지소미아 체결을 먼저 맺었다.


한일 군사동맹은 아직 무리다. 왜냐하면 군사동맹을 맺을 때는 영토 문제가 있어선 안 되는데 한일은 독도문제가 남아있다. 독도는 명백히 한국 땅인데 한일 군사동맹이 이뤄지면 일본군의 독도 침범이 쉬워질 것이다. 그래서 지소미아 종료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 일본의 경제보복, 무엇이 제일 문제라고 생각하나.


▶세세한 정책들보다는 일단 일본이 외교적 문제를 경제적 부분까지 끌어온 것 자체가 큰 문제다. 일본은 미중무역전쟁에서의 미국을 흉내냈다. 미국은 G1 자리를 뺏기지 않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즉, 일본과 전혀 다른 상황인데 일본은 미국처럼 나아가려고 했다.


더불어 일본이 과거사 문제를 서둘러 끝내고 싶어하는 것도 문제다. 강제 징용의 경우 일본이 한국에 배상하면 북한에도 배상할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극우파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과거 한반도 식민지 지배를 합법이라고 주장하며 강제 징용 배상을 불법으로 보고 있는데 여기에 한국과 북한 모두에 배상하는 것을 좋게 볼까? 사과하지는 못할망정 과거 문제를 덮으려고 이런 행동을 보이는 일본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


- 경제보복 이후 국내에선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났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일본여행을 자제하거나 일본문화나 언어도 배척하려는 모습을 보이는데 실제 일본인들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일본인들은 대체로 잘 모를 것이다.


- 왜 그렇게 생각하나?


▶아베 정권은 이미 방송을 장악했다. 현재 일본 내에서 정확한 보도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아베가 정권을 잡은 이후 일본 언론 자유도가 세계 70위가 됐을 정도다.


일본 내에서 대마도의 한국인 관광객 감소로 인한 타격 등의 내용은 거의 보도되지 않고 있다. 인터넷 언론 매체에서 조금씩 보도되긴 하지만 영향력이 큰 매체에서는 그런 내용을 내보내지 않는다. 현재 일본 방송에서는 후쿠시마 문제도 잘 다루지 않는다. 일당 우위체제를 넘어선 일당 독재체제가 거의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과 일본의 갈등에 대한 일본 측 타격은 일본인들이 한국 국민들만큼 알기 어려운 실정이다.


- 일본 극우파가 정권을 장악한 이유가 궁금하다.


▶현 일본 정권은 한국과 많이 다르다. 한국은 여당과 야당의 힘이 엇비슷하다. 대표적으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바라보면 말이다. 그런데 일본은 자민당(여당)이 야당을 넘어섰다. 왜냐하면 야당이 집권했던 지난 2000~2012년 사이 후쿠시마 원전 사태와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당시 야당이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은폐하려고 했다. 이에 일본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다. 그리고 아베 정권도 이를 은폐하고 있지만 야당이 먼저 이런 행동을 취했기 때문에 현 정권을 비판할 수 없는 상황이다.


두번째로는 일본국민의 정치적 무관심 비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일본의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본 국민의 50%가 지지정당이 없다고 밝혔다. 즉, 정치에 관심이 없으니까 아베 총리가 무엇을 하든 상관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정치에 무관심한 국민이 증가하면 독재정권이 탄생한다.


- 일본이 지난 9월 ‘2019 방위백서’에 독도는 일본땅이라며 독도 상공에서 충돌 발생 시 자위대 전투기를 긴급 발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 할까.


▶일본이 독도 상공을 일본 영토의 상공인 것처럼 내세우는 것 자체가 문제다. 물론 여기서의 충돌이 한국과 일본 간의 충돌인지 러시아 군용기의 침범으로 인한 충돌인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아직 더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독도 상공에 대한 일본의 권리 주장은 잘못됐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일본이 실제 자위대를 독도로 긴급 발진했을 경우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군사 점검이 있어야 한다. 한국 정부가 독도를 지키려면 국방력을 길러야 하는 것이 먼저다. 실질적으로 일본이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침범했을 경우 막을 수 있는, 대응할 수 있는 국방력을 키워놔야 한다고 생각한다.


- 일본 경제보복에 대해 한국 국민은 불매운동 등으로 맞서고 있다.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먼저 'No 일본'보다는 'No 아베'가 되면 좋겠다. 일본인 중에는 깨어있는 사람들도 많다. 이들을 인정해줬으면 좋겠다. 더불어 한국과 일본의 시민 교류도 끊어지지 않았으면 한다. 한일관계 악화는 일본 ‘정권’의 문제다.


또한 일본을 잘 알기를 바란다.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말인데 이번 기회에 일본이 어떤 국가이고, 어떤 역사를 가졌고, 어떤 성향을 가진 사람들인지 알기를 바란다. 한국 국민들은 일본이라고 하면 대부분 여행을 떠올린다. 그것도 좋지만 일본이 지속적으로 한반도를 향한 야욕을 품고 있는 만큼 일본을 잘 알고 행동하면 좋겠다.


일본에 대해 조금 설명하자면 현재 아베 총리는 임진왜란 당시 조선을 침략한 도요토미 히데요시파다. 도요토미파가 몰락한 뒤 일본에선 에도 막부가 세워졌지만 다시 도요토미 계열이 부활해 메이지 유신을 일으켰다. 이때가 일본의 아시아 침략이 진행됐던 시기다. 이들은 1945년 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했다. 그러나 다시 아베 총리가 정권을 장악하면서 그 파가 부활했다. 결국 도요토미 때와 지금이 다르지 않다는 말이다. 다시는 이런 상황이 오지 않도록 한국 국민이 지금보다 일본을 더 많이 알고 잘 대처해 나가길 바란다.


정소영 기자 jwj1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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