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area/674983.html
역사단체들, ‘레고랜드 사업’ 감사원에 국민감사 청구
등록 : 2015.01.23 15:18수정 : 2015.01.23 15:51
레고랜드 코리아 조감도. 사진 강원도청 제공
강원도와 춘천시가 의암호 중도에 조성하고 있는 레고랜드 사업과 관련해 역사단체 등이 사업 승인을 해 준 문화재청 등을 대상으로 국민감사를 청구했다.
한민족사연구회 등 민족·역사단체 140여곳이 꾸린 ‘춘천고조선유적지보전협의회’는 문화재청이 춘천 중도의 고인돌무덤 36기를 불법 이전하도록 허가해 고인돌무덤 대부분이 손상됐다며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했다고 23일 밝혔다. 국민감사는 공공기관의 사무가 공익에 위반될 때 국민 300명 이상의 서명으로 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할 수 있는 제도이다.
협의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고인돌무덤 위치와 의암댐 만수위가 71.50m로 같아 이전할 필요가 없었는데도 사업자 쪽이 의암댐 만수위를 72m로 조작했고, 이 때문에 문화재청이 유물이 수몰될 가능성이 있다며 고인돌 유적을 이전 조치했다. 하지만 춘천 중도는 4대강 사업 일환으로 제방을 76m 수준으로 높이 쌓아 수몰 우려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또 “문화재 보존조치가 필요한데도 비닐봉지에 고인돌을 포장하고 잡석으로 취급하는 등 무덤을 완전히 파괴해 원형모양대로 이전복원하는 게 불가능하게 됐다. 이는 30억원 정도의 이전 비용을 아끼려고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고인돌 하부구조가 상석에서 땅 밑 1~2m까지 내려가 의암호 만수위 때 침수될 수 있기 때문에 이전 복원토록 한 것이다. 문화재는 이전 복원을 위해 일련의 과정을 거쳐 포장하고 목재 받침대에 고정해 놓은 상태”라고 해명했다.
2017년 3월 완공 예정인 레고랜드는 춘천 의암호 중도 129만1434㎡의 터에 5011억원이 투자되는 놀이공원이다. 세계에서 7번째, 동아시아 첫 레고랜드이며, 영국 레고랜드(60만㎡)의 배가 넘는 세계 최대 규모로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공사 현장인 중도에서 대규모 선사시대 유적이 발굴되면서 민족·역사학계의 사업 반대가 시작됐다. 레고랜드 쪽은 문화재청에 문화재 발굴 허가를 신청했고, 문화재청은 지난해 9월 발굴된 문화재를 새롭게 건립할 박물관으로 이전하는 것 등을 조건으로 사업을 승인한 상태다.
춘천/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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