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www.sciencetimes.co.kr/?p=197411&cat=36&post_type=news


초대질량 블랙홀이 빠르게 성장한 이유

NGC 1068서 반대 방향으로 도는 2개 원반 발견

심재율 객원기자 2019년 10월 18일 ⓒ ScienceTimes 


보통 은하의 가운데에는 블랙홀이 존재한다. 이 블랙홀 주변을 먼지나 가스 같은 것들이 모인 원반이 한 방향으로 회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NGC 1068 은하(Messier 77은하)의 중앙에 자리 잡은 거대한 초대질량 블랙홀(supermassive black hole) 주변에서 벌어지는 현상은 천문학자들을 놀라게 했다. NGC 1068 은하는 블랙홀 주변을 도는 두 개의 원반을 가지고 있는데 이 두 원반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회전한다.


이 현상은 오랫동안 지속된 또 다른 우주 퍼즐을 설명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물이 배수구로 빨려 들어갈 때, 액체는 한 방향으로 소용돌이친다. 블랙홀은 일반적으로 먼지와 가스 등으로 이뤄진 원반과 한 방향으로 회전한다.


그러나 은하 NGC 1068는 그렇지 않다. 지구에서 먼 곳에 위치한 데다, 중심부에 있는 먼지와 가스의 거대한 구름 때문에 지금까지 이 은하를 잘 보기 어려웠다.


거대질량 블랙홀 주변을 반대 방향으로 도는 원반을 그린 상상도. ⓒ NRAO/AUI/NSF, S. Dagnello


그러다가 미국 국립전파천문대(NRAO)의 천문학자들은 ALMA 전파망원경을 사용하여 이 은하를 가까이에서 관찰한 결과, 은하 중심부에서 이상한 순환 패턴을 발견했다.


이 연구의 주저자인 바이올렛 임펠리제리(Violette Immpellizeri)는 “전파망원경의 높은 해상도 덕분에 블랙홀 주변의 내부 궤도에서의 가스 움직임을 측정했다”고 밝혔다.


블랙홀 주변 2개 원반이 반대 방향으로 회전    


안쪽 가스 원반은 블랙홀로부터 2~4광년 사이에 뻗어 있으며, 은하 자체의 회전과 같은 방향으로 회전하고 있다. 블랙홀에서 4~22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바깥쪽 가스 원반은 반대 방향으로 돌고 있다.


임펠리제리는 “블랙홀에 떨어지는 가스는 보통 한 방향으로만 회전하기 때문에 이를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뭔가 흐름을 방해했을 것이다. 디스크의 일부가 스스로 뒤로 회전하기 시작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종류의 역회전 현상은 은하계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 규모에서는 일찍이 볼 수 없었던 것이다. 보통,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는 원반이 발견된다면, 대체로 은하 중심에서 수천 광년 떨어진 은하계의 가장자리에 있는 별이나 물질에서 일어난다.


그런 경우 원인은 대개 반대 방향으로 도는 다른 은하와의 충돌이다. 연구원들은 NGC 1068에서 유사한 것이 작용하고 있을 수 있다고 믿었다. 즉, 역회전하는 것은 작은 은하의 잔존물일 수도 있고, 주 은하에서 떨어져 나온 가스 구름일 수도 있다는 것.


초대질량 블랙홀 형성 시간 단축   


초대질량 블랙홀은 우주가 어렸을 때 빅뱅이 일어난 지 불과 10억 년 후에 이미 존재했다. 현재의 우주 생성 모델에 따르면 블랙홀이 초대질량 블랙홀 크기로 자라려면 수십억 년이 걸릴 것이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가진 의문은 질량이 태양 질량의 최대 수십억 배인 이 거대한 물체가 어떻게 그렇게 짧은 시간 내에 성장할 수 있는지 하는 것이었다. 이번 새로운 발견은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임펠리제리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가스가 회전하는 것은 불안정하기 때문에, 같은 방향으로 회전하는 것에 비해서 구름이 블랙홀로 빨리 빠져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것은 블랙홀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2개의 원반이 반대 방향으로 도는 모습을 잡은 전파망원경 이미지, 흰색 삼각형은 안쪽 원반에서 떨려 나오는 가스를 나타낸다. ⓒ ALMA (ESO/NAOJ/NRAO), V. Impellizzeri; NRAO/AUI/NSF, S. Dagnello


한편 NGC 1068 은하는 고래자리 방향으로 지구에서 약 4700만 광년 떨어진 나선 은하다. 그 중심에는 회전하는 응축 원반에서 활발하게 가스와 먼지를 공급받는 초대질량 블랙홀이 자리 잡고 있다.


이전의 ALMA 관찰 결과, 블랙홀은 물질을 삼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초당 최대 500km(시속 160만 km)의 엄청난 속도로 가스를 뿜어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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