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v.daum.net/v/20191113214016218?s=tv_news
낙동강 '보' 열고 수위 낮추자..다시 찾아온 '천연기념물'
배승주 기자 입력 2019.11.13 21:40
[앵커]
낙동강에 모래톱이 생기고 철새들이 무리지어서 돌아오고 있습니다. 4대강 8개 보 가운데 가장 하류에 있는 창녕함안보를 열어서 수위를 낮추자 보이기 시작한 모습입니다. 정부가 강의 변화를 살펴보려고 지난달부터 보를 열어서 일종의 실험을 한 건데, 동시에 4대강 산업에 민낯도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배승주 기자입니다.
[기자]
경남 함안군 남지대교 부근 낙동강입니다.
은빛 백사장이 길게 펼쳐져 있습니다.
1.6km가 넘는 강폭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폭이 넓은 곳도 있습니다.
한달 전 쯤, 5미터였던 창녕함안보를 열어 물 높이를 2.2미터로 낮추자, 물속 모래톱이 드러난 겁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모래톱 위에 흰뺨검둥오리와 물닭이 무리지어 쉬고 있습니다.
천연기념물 노랑부리저어새와 원앙도 날아옵니다.
함안보가 생긴 이후 자취를 감췄던 철새가 다시 찾아 온 겁니다.
[김창수/경남 창녕군 남지읍 : 예전에는 물이 이보다 수위가 더 낮았어요. 백사장과 강에 물 반 철새 반 이 정도로 새들이 많았어요.]
철새만 돌아온 게 아닙니다.
고라니와 수달과 같은 야생동물이 다녀간 흔적도 모래톱 위, 곳곳에서 발견됐습니다.
[임희자/경남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수달은 모래에서 목욕을 하거든요. 목욕을 하고 배설까지 한 거 같네요. 물고기 뼈가 그대로 드러나지 않습니까?]
창녕 함안보와 연결된 황강과 남강 등 지천에선 솟아난 모래톱 위로 낚시꾼들이 몰리기도 했습니다.
수문을 열고 가둬뒀던 물이 흐르면서 강은 이렇게 본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녹조나 큰빗이끼벌레가 나오던 이곳에서 이제는 강바닥 맑은 모래톱이 보입니다.
이렇게 돌아온 것도 있지만 드러난 것도 있습니다.
물이 빠지면서 4대강 공사가 남긴 민낯도 강바닥과 함께 드러났습니다.
지금부터 들여다보시겠습니다.
낙동강 한 가운데에 두꺼운 콘크리트가 깔렸습니다.
바닥 곳곳은 갈라졌습니다.
너덜너덜해진 고무관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땅 밑에 묻힌 연결 관은 물이끼가 잔뜩 끼었습니다.
조각난 콘크리트 덩어리가 모래톱 위를 덮었습니다.
제가 서 있는 물속에도 콘크리트 잔해물이 널려 있습니다.
이런 콘크리트가 강을 따라 쭉 연결돼 있습니다.
거북이 등껍질처럼 갈라진 괴이한 모습입니다.
눈으로 확인된 길이만 100미터에 이릅니다.
4대강 사업 때 만든 도로로 추정됩니다.
[임희자/경남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4대강 사업 때 여기 준설을 했던 곳입니다. 트럭이 빠지기 쉬우니까 여기다 콘크리트 공사 진입도로를 낸 거 같습니다.]
상류에서 떠내려 온 폐타이어와 비닐 등 각종 쓰레기도 여기저기에서 보입니다.
뒤늦게 수자원공사 측이 일부를 치웠는데 현재까지 수거 된 양이 300톤이 넘습니다.
수자원공사측은 모래톱 위 콘크리트가 4대강 사업 때 당시 만든 도로인지도 확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창녕함안보의 물 높이는 모레부터 다시 5m로 높아집니다.
(화면제공 : 경남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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