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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딸 시험 보고 학교간 적 없다” TV조선 법정제재

문승진 부장 “취재하고 방송한 건 아니다” 시인… 심의위원들 “사실들 이상하게 조합하면 ‘진실의 상’ 흐린다”

박서연 기자 psynism@mediatoday.co.kr 승인 2019.12.19 13:41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위원장 허미숙)는 18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이 방송심의규정 ‘객관성’ 조항을 위반했는지 심의한 결과 법정제재 ‘주의’를 결정했다. 법정제재는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심사 때 반영된다.


▲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은 지난 8월20일 방영분

▲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은 지난 8월20일 방영분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은 지난 8월20일 방영분에서 조국 전 장관 딸 입시 의혹과 관련한 대담을 진행했다. 이날 문승진 TV조선 스포츠부장은 “조 후보자의 딸은 현재 의학전문대학원을 다니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동안 고등학교부터 대학교, 대학원까지 한 번도 시험을 봐서 들어간 적이 없다”라고 말했고, 진행자인 엄성섭 TV조선 앵커는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물었다. 


문승진 스포츠부장은 “고등학교 같은 경우엔 외국 거주 특례로 들어갔고, 대학 입학도 의학 논문으로 수시로 들어갔고, 대학원은 면접으로 들어갔다”라고 했고, 엄성섭 앵커는 “우리가 생각하는 정상적인 필기시험 과정이 아니라 다른 과정들을 통해서”라고 맞받아쳤다.


하지만 TV조선이 방송한 의혹 내용은 확인된 사실이 아니다. TV조선 방송이 나간 날은 조민씨의 특례입학 의혹이 첫 보도됐다. 방송이 나가기 직전 김진태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이 이 같은 의혹을 처음 제기했다. 


▲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은 지난 8월20일 방영분

▲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은 지난 8월20일 방영분

 

이날 의견진술자로 직접 출석한 문승진 부장은 단정적으로 발언한 내용을 취재하지 않았다고 시인했다. 


문승진 부장은 “당시 온라인 기사로 이런 내용이 전해졌다. 국회의원도 그렇게 말했다”고 진술하자, 정부·여당 추천 이소영 위원은 “취재하고 발언했나? 제가 확인한 바로 TV조선 방송 전 이야기한 국회의원은 김진태뿐이다. 기자는 국회의원 스피커인가? 외국 거주 특례로 들어갔다고 말했는데 근거가 뭔가? 직접 취재한 부분이 어디인가?”라고 물었고, 문 부장은 “인터넷 언론사 기사를 봤으나, 정확하게 어디인지 기억은 안 난다”고 해명했다. 


이 위원은 시청자들은 기자가 단정해 이야기하면 사실로 받아들인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진실이 무엇인지 묻는 게 아니다. 의혹 제기는 할 수 있는데 단정적으로 말한 부분을 어떤 방식으로 취재해서 보도했는지 묻는다. 부산대학교에 입시전형을 확인하고 방송했나?”라고 질문했고, 문승진 부장은 “확인 안 했다”고 시인했다. 


바른미래당 추천 박상수 위원은 “공직 후보자 가족에 대한 검증도 중요하지만, 정확한 사실에 근거해 보도해야 한다. 그렇지 않나? 한 번도 시험 봐서 들어간 적이 없다고 하면 시청자들은 그냥 걸어서 들어갔다고 생각할 수 있다. 문 기자는 필기시험만을 염두에 두고 말한 것이냐. 입시전형 방법은 수만 가지”라고 지적했다. 문 부장은 “일반인들이 많이 선택하는 전형이 아닌 다른 정보력으로 입학했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심의위원 4인(바른미래당 추천 박상수 위원, 정부·여당 추천 허미숙 위원장, 이소영·김재영 위원)은 전원 의견으로 법정제재 ‘주의’를 결정했다. 심의위원들은 “제대로 취재하지 않고 단정적으로 방송했다”고 지적했다. 


이소영 위원은 “방송 전 김진태 의원이 똑같은 발언을 했다. 그 내용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진술자가 방송에서 이야기했다. 정성평가와 정량평가의 공정 문제를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날 방송은 입시 과정의 부정을 얘기하고 싶었다”고 지적했다. 허미숙 위원장도 “저널리즘은 판단의 근거가 되는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확인해야 하는 데서 출발한다. 하지만 TV조선은 사실관계를 정확히 확인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방송이 입시제도 변화로까지 이어진 점도 지적했다. 김재영 위원은 “결국은 입시 제도마저 바뀌었다. 정시 비중이 늘어났다. 이 보도가 핵심적 역할을 했다고 보지 않지만, 일조했다고 생각한다”며 “언론이 사실을 이상하게 조합하면 진실의 상을 흐린다. 한 번도 시험 보지 않은 것처럼 뭉뚱그려 이야기하는 혹세무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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