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v.daum.net/v/20200127202701261?s=tv_news 
관련영상 : https://www.youtube.com/channel/UCslnQiccDVmBbDrdGd0ng5g/videos (세나 집순이의 세계여행)


해외 여행 중 옆자리에 북한 사람이?.."즐거운 수다"

이남호 입력 2020.01.27 20:27 


[뉴스데스크] ◀ 앵커 ▶


외국에서 기차를 탔는데 옆자리에 북한 사람이 앉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여행에서 우연히 만난 남·북한 사람들이 같이 밥을 먹고 즐거운 수다도 나누는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마치 명절에 오랜만에 만난 친척 같은 풍경, 이남호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 리포트 ▶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하는 시베리아 횡단열차.


20대 한국 여성이 혼자 앉아 있던 객차에 남성 40여 명이 몰려와 앉습니다.


"북한 사람이세요?" "응." "한국?" "네. 한국 사람이에요." "어디?" "남한, 서울." "같이 갑시다."


이들은 러시아 건설 현장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


비자가 만료돼 북한으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이런거 찍어도 돼요?" "찍으라우. 일없어. 같이 여행하는데 뭐."


예기치 않은 만남이 신기했나 봅니다.


남한에 대한 궁금증을 쏟아냅니다.


"제주도 가봤소?" "멋있나? 잘꾸렸나?"


"(돈 없어도) 공부 잘하면 대학 갈 수 있나?"


어느새 다들 몰려와 각자 가져온 음식도 꺼내 서로 나눠 먹습니다.


남한에서 유행하는 매운 볶음라면 맛에 놀라기도 했습니다.


"매운 거 잘 드시는 분 이거 드셔보세요. 한국에서 완전 유명한 음식…" "같이 맛보자." "한 입 먹었는데 맵구나." "한국 사람들이 매운거 좋아한다는 소리야." "야…" "맵겠지?" "매워." "재채기 할거니까. 갈수록 맵데이." "맵다야." "이거 다 먹으면 속이 뒤집어지겠어."


아버지가 시청 공무원이라는 말에는 이렇게 반응합니다.


"아버지가…" "시청에 있어요." "공무원? 시청공무원?" "(집이) 한 백평? 별장 다 있것지?" "해외 나가서 집이 없나? 밭이랑."


유라시아 대륙부터 일본까지 연결하자는 남북 철도 연결 아이디어도 어디서 들어본 눈치입니다.


"제주도 가는 길이 바다 밑에…유리로 이렇게 쭉 돼 있잖소?" "부산에서 제주도까지 지하로? 없는데?" "일본까지는?" "일본까지도 없는데." "없구나. 괜히 뭐 다 헛같은 소리구나."


북한도 취직 어려운 건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대학 안 나오면 직업을 찾기가 힘들지?"


"대학 졸업하고 자체로 직업 구하나?" "자체적으로…" "직업 구하기 힘들지?" "힘들어. 우리랑 같아."


마치 설날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처럼 자기들이 먹는 음식도 권하고, 잔소리도 합니다.


"많이 먹어야 돼." "아이를 낳으려면 많이 먹어야해." "마르면 보기 싫지."


"언니는 시집갔나?" "안갔대." "언니 가야…언니 못 가서 못 갔구나." "아버지가 골머리가 아프겠다."


영상을 촬영한 김세은 씨는 처음에는 좀 겁이 났다고 했습니다.


[김세은] "잔소리도 사실 엄청 많이 듣고. 아 이게 설날의 풍경인가."


북한 아저씨들은 남한 정치에도 관심이 많았다고 합니다.


[김세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진짜 감옥갔냐. 그게 너무 충격적이어서. 정말 간 거 맞냐. 정말 탄핵이 된 거냐. 진짜 비단이불을 덮고 자는 거 아니냐."


이국의 열차에서 우연히 만나 12시간을 함께 보낸 이들은 서로 놀러 오라는, 당장은 실현될 수 없는 덕담을 건네고 헤어졌습니다.


"미안한데 같은 동포하고 딱 만났으니까 이건 진짜 우리 여행이 진짜…" "동포 챙길만 하지." "이건 정말 완전 복이야."


MBC뉴스 이남호입니다.


(영상제공: 세나, 집순이의 세계여행(유튜브) / 영상편집: 이지영)


이남호 기자 (namo@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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