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당 울산시당 사무실 논 위 창고…위장정당 정황” - 한겨레

출처 : http://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927613.html?_fr=mt2

“미래한국당 울산시당 사무실 논 위 창고…위장정당 정황”

등록 :2020-02-10 11:36수정 :2020-02-10 14:03

일부 지역 시도당 주소 자유한국당 시도당과 공유

선관위 “주소 공유만으로 정당 설립 막을 수 없다”

미래한국당 울산시당 사무실. 더불어민주당 제공

자유한국당이 비례 위성정당으로 출범시킨 ‘미래한국당’의 울산시당 사무실이 논 위에 있는 빈 창고라는 주장이 나왔다. 미래한국당의 일부 시도당 사무실은 자유한국당과 주소를 공유하고 있어 “위성정당이 아니라 위장정당”이라는 비판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10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미래한국당의 울산시당 사무소 소재지로 신고된 곳을 해당 지역 (민주당) 예비후보인 김태선 후보가 직접 방문해보니 논밭 한가운데 있는 창고가 나왔다”며 “현재 미래한국당 창당 절차는 졸속으로 이뤄지며 정당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형식적 요건도 못 갖추고 있다”고 비판했다.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주민 최고위원이 “미래한국당 울산시당이 논밭 한가운데 있는 창고 건물로 나와 창당 절차가 졸속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된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한국당의 다른 지역 시도당 사무실도 자유한국당과 주소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이날 개인 페이스북에 “미래한국당 부산시당 창당승인서를 정보공개청구로 받았다”며 “미래한국당 부산시당 사무소 소재지는 자유한국당 부산시당 건물이다. 미래한국당 대구시당 소재지는 자유한국당 경북도당 명의 건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하 위원장은 “이런 정황은 미래한국당이 위장정당이라는 것을 가리킨다”고 비판했다. 앞서 미래한국당 경북도당은 최교일 한국당 의원 지역구 사무실에 차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아직 선거관리위원회의 미래한국당 창당 심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은 “(주소지 공유 등) 이런 점이 고려되어 심사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선관위는 “두 당이 주소를 공유한다는 사실만으로는 정당법상 정당 등록을 제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선관위는 헌법에 규정된 정당 설립의 자유를 폭넓게 보장하기 위해 정당 등록의 형식적 요건만 심사하고 있는데, 정당법에는 ‘시도당 사무실은 시도 관할 안에 두어야 한다’는 내용 외에는 별도의 규정이 없다. 미래한국당이 자유한국당과 시도당 사무실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선거법 혹은 정치자금법 등 별도의 법률 위반이 생기지 않는다면 선관위가 나서 미래한국당을 조사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