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v.daum.net/v/20200610113112472?s=tv_news


[탐정M] 여전히 책임 없다는 검찰, 그들은 정말 무결한가..'유우성 간첩 사건 첫 재판 녹취 분석'

남효정 입력 2020.06.10. 11:31 수정 2020.06.10. 13:25 



탈북자 1호 공무원, 간첩으로 몰리다


유우성 씨는 '탈북자 1호 공무원'이었습니다. 2011년 서울시에 채용돼 복지과 공무원으로 일하던 그는 2013년 1월, 간첩으로 몰려 국정원에 체포됐습니다. 친동생 유가려 씨의 '오빠와 나는 간첩이다'라는 진술이 결정적이었습니다.


국정원 조사를 받던 유우성 씨가 구속 기소되고 불과 5일 만인 2013년 3월 4일.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는 유가려 씨의 진술을 법정증거로 채택하기 위한 '증거보전재판'이 열렸습니다.


MBC는 당시 변호인의 요청으로 녹음됐던 10시간 분량의 재판기록 전체를 입수했습니다. 검찰은 지금까지도 국정원이 사건을 조작했고 이 사실을 몰랐다고 발뺌하고 있는데, 녹취 파일을 분석해보니 절차로 보나 내용으로 보나 그 주장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증거보전 재판은 증거인멸의 시작"


변호인들은 검찰 측이 '증거보전재판'을 청구한 것부터가 '증거인멸'의 시작이라고 주장합니다. '증거보전재판'은 증인이 사망하거나 질병이 있어 공판에 참석하지 못할 것이 예상되는 경우, 혹은 외국에 있을 것이 예상되는 경우 등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 재판정에서 미리 증거를 확보해놓는 제도입니다.


유가려 씨는 당시 20대의 젊은 나이에 지병도 없고, 국정원에 신병이 확보된 상태였는데요. 검찰은 유가려 씨가 ‘심리적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라 진술이 바뀔 수도 있는 상태’라서 증거보전 청구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변호인들은 유가려의 진술을 번복되지 않게 서면으로 받은 뒤 출국시켜, 유일한 증거를 사라지게 하려는 의도 아니냐며 반발했습니다.


검찰은 아니라고 잡아뗐지만, 유가려 씨는 증거보전재판 53일 뒤 강제출국 명령을 받습니다.


신빙성 떨어지는 진술, 아랑곳 않는 검찰


그렇다면 유가려 씨의 진술 내용은 믿을만했을까요?


유우성 씨는 동생의 기존 진술을 반박하는 증거들을 제시합니다. 유가려 씨는 '2012년 10월 말 오빠와 북한의 지령을 받고 한국으로 들어갔다'고 진술했는데, 유우성 씨는 이를 반박하기 위해 아버지와 셋이서 비행기를 타고 중국 친척 집으로 이동하고 있는 사진을 내놓습니다. 또 유가려 씨가 '오빠가 북으로 들어가 보위부와 접촉했다'고 말한 2012년 설 명절에, 유우성 씨는 중국 연길에서 찍은 가족사진을 보여줍니다.



이외에도 유우성 씨가 남한에서 보낸 자료를 받아 북한 보위부에 넘겼다고 진술한 유가려 씨. 하지만 간단한 컴퓨터 용어도 알아듣지 못해 동문서답하는 상황도 벌어집니다.


어머니가 보위부 때문에 돌아가셨는데 어떻게 우리가 보위부가 시키는 대로 하겠느냐는 오빠의 말에도 아무말 못합니다.


누가 봐도 유가려 씨의 진술이 사실인지 믿겨지지 않는 상황이지만 담당 검사는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모든 증거를 의심하고 불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하는 역할이 검찰의 할 일이지만, 새로 수사하지 않았습니다.


마음 바꿀까봐 '한국에서 살 수 있다' 회유까지


유가려 씨는 오빠와 함께 한국에서 살아갈 수 있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변호사들이 그건 거짓말이라고 알려주지만, 검찰은 부리나케 제지합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유가려 씨 역시 간첩행위를 도운 공범이므로 추방되거나 감옥에 가는 조치가 상식적인데요.


변호인들은 당시 유가려씨가 한국에 살 수 없다는걸 알게 되면, 마음을 바꿔 진실을 말하게 되는 걸 겁냈던 걸로 봅니다.



또 유가려 씨는 오빠가 감옥에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감옥에 있는 오빠도 당당하게 결백을 얘기하고 있으니 가려씨도 진실을 얘기하라는 말을 듣고서야 오빠가 구금돼 있다는 걸 알게 된겁니다.


오빠가 간첩 혐의로 구속돼있다는 사실을 국정원과 검찰이 떳떳하면 숨길 필요가 없겠죠. 이것도 유가려를 안심시켜서 자기들 말을 듣게 하려는 방편으로 보입니다.


두 사람의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렸지만, 가해자는 처벌받지 않았다


오전에 시작한 재판은 자정이 다 돼서야 끝납니다.


진실을 마주할 때마다 괴로워 울던 가려씨에게 오빠 유우성 씨는 이런 말을 건네는데요.


"가려야 울지 말고, 괴로워하지 말고, 사실을 얘기하고. 검사님이 무서운 게 아니고, 대한민국에서는 법이 지켜주는 거야."


하지만 4개월 간 국정원 합신센터 독방에 갇혀 간첩임을 자백하라며 협박과 폭력, 회유를 당하던 가려씨를 대한민국 법은 지켜주지 않았습니다. 오빠가 간첩이라는 유가려의 진술을 어떻게든 확정지으려고 노력한 검사님은 가장 무서운 존재였습니다.


유우성 씨는 다행히 누명을 벗고 잘 살아가고 있지만, 이 때의 일은 두 남매에게 큰 충격으로 남았다고 합니다. 유우성 씨는 협박이 있었다고 하지만 동생이 본인을 간첩으로 몰아가는 상황에서 충격을 받았고, 동생 유가려는 오빠에게 미안하면서도 국정원의 폭력과 협박 때문에 괴로웠던 겁니다.


이 때 수사와 재판을 진행했던 검사들은 지금은 검찰을 나와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조작을 몰랐고 특별히 관여한 바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이들은 겨우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았을 뿐인데요. 지난해 유우성 씨 측이 고소했지만, 검찰은 이 두 검사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습니다.


두 사람의 인생을 뒤흔든 대가로는 충분치 않아 보입니다.


* 이 사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시다면 아래 기사를 클릭해주세요.


▶ 관련 영상 보기 [뉴스데스크] [단독] '10시간' 녹음파일 단독 입수…간첩 조작의 진실은


(남효정)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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