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imnews.imbc.com/news/2021/society/article/6292582_34873.html  (뉴스)

http://playvod.imbc.com/templete/VodList?bid=1000836100000100000  (PD 수첩 동영상)

https://youtu.be/s3Xc5AQf0dU (1)   https://youtu.be/n5IvgXiUQOo (2)  (유튜브)

 

[PD수첩] 국정원이 日 우익에 넘긴 정보, '한국 시민단체 탄압'에도 쓰였다

입력 2021-08-10 22:54 | 수정 2021-08-11 00:134

 

 

 

 

10일 밤 PD수첩에서는 '부당거래 – 국정원과 日 극우' 편을 통해 국가정보원과 일본 극우단체의 은밀한 거래 정황을 단독 공개했다. 지난 6월 방송된 '국정원과 하얀 방 고문'에 이은 국정원 2부작으로, PD수첩은 7개월간의 추적 끝에 지난 2015년'한일 위안부 합의'에 얽힌 국정원 숨겨진 모습을 알렸다.

 

日 극우단체가 한국 시민단체 차량을 일장기로 뒤덮기도 했다 (출처: niconico)

 

독도수호전국연대 최재익 의장. 그를 비롯한 이 단체는 2005년부터 현재까지 일본의 ‘다케시마의 날 기념행사’를 비롯해 역사 왜곡, 영토 문제 등의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즉각 대응하고 있다. 최 의장은 수년 전부터 현재까지, 일본에서 활동하는 내내 “실질적인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의장에 따르면 폭력 사태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 고속도로에서 일본 우익단체와의 추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숙소나 이동 동선을 비밀로 해도 일본 우익단체들은 최 대표의 움직임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는 것. PD수첩이 공개한 영상엔 일본 극우단체가 한국 시민단체의 동선을 파악해 맞불시위, 협박 등 위협을 가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아베 전 총리와 국가기본문제연구소 이사장 사쿠라이 요시코

 

PD수첩은 25여 년 동안 국정원 소속이었다는 제보자로부터 국정원과 일본 우익단체가 얽힌 정황을 입수했다. 그는 일본에서 활동할 당시의 자료들을 통해 국정원의 내막을 알려왔다. 제보자는 일본 우익단체들의 정보력, 그 이면에 국정원이 있었다고 말했다. “민간 활동을 맡은 국정원 직원이 일본 공안 기관에 정보를 주고, 공안은 다시 일본 우익들한테 (정보를) 돌렸다”는 게 제보자의 주장이다.

 

PD수첩 제보자에 따르면, 일본의 국가기본문제연구소, ‘국기련’ 역시 국정원의 지원 하에 성장한 단체였다. 제보자는 “(국기련 측이) 언론 활동을 해야 하는데, 그 소재 등은 국정원에서 많이 제공했다”고 밝혔다. 일본인 납북자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에도 이 단체에 대한 국정원의 지원이 컸다는 게 제보자의 주장이다. 일본 내 선거 판세가 움직일 만한 내용을, 브리핑까지 해주며 제공했다는 것이다. “북한과 관련된 군, 경찰, 국가조직이 입수한 모든 정보를 엑기스처럼 뽑고, 브리핑을 해주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국기련이 일본 우익사회에서 크게 성장했다고 제보자는 주장했다. 이 단체의 이사장인 사쿠라이 요시코, 아베 전 총리의 측근인 그는 국기련이 성장하면서 ‘극우의 마돈나’가 됐다.

 

日 극우단체의 위안부 피해자 반대 시위 (영화 ‘어폴로지’ 중)

 

국정원은 왜, 일본 우익단체에게 이런 정보들을 제공해온 것일까. 이영채 일본 게이센여학원대 교수는 “북한의 위험론에 대비하는 것과 한국 내 진보정권이 지속되는 것을 저지하는 것” 등 공통적인 목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이 공존할 경우 일본 자민당 보수의 뿌리가 흔들리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러한 두 집단의 지향점에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역시 영향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2015년 양국 간 합의 이전에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 대한 일본 우익의 탄압이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을 지낸 윤미향 의원은 2010년 경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우익 단체들이 나서서 “위안부는 매춘부다, 위안부는 가짜”라고 외치기도 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가는 곳마다 (일본 우익단체가) 있었다”고도 했다.

 

제보자가 3일 동안 감사를 받았던 국정원 ‘하얀 방’ 재연

 

일본 내에선 13년 전 쓴 ‘위안부’ 관련 기사가 갑자기 ‘날조 기사’라 비난받는 사건도 발생했다. 아사히신문 기자였던 우에무라 다카시. 그는 1991년 일본 사회에 위안부 관련 문제를 처음으로 알린 사람이었다. 국기련을 중심으로 한 일본 우익 세력은 2014년 1월 ‘주간문춘’을 통해 이 기사가 ‘날조’라며 비판하는 글을 게재했다. 대학 교수 임용 직전이었던 우에무라 다카시는 이로 인해 임용 취소 통보를 받기도 했다. 2015년, 그는 명예훼손이라며 이들을 고소했지만 지난 3월, 최종 패소했다.

 

‘날조 기사’ 사건이 불거질 즈음 한일 양국은 ‘한일 위안부 합의’ 관련 논의를 시작했고, 이듬해인 2015년 12월 양국은 합의안을 발표했다. PD수첩 제보자에 따르면, 이 합의에도 국정원의 움직임이 있었다. 제보자는 “위안부 합의 문제를 국정원 내부에서 논의하기 시작했다”며, 국정원 내에서 관련 TF를 만들기도 했다고 밝혔다.

 

국정원 직원들을 대상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 관련 강의를 했었던 호사카 유지 교수. 그는 “(당시) 국정원 내부에서 일본 극우 쪽의 주장이 나왔다”고 밝혔다. “우리는 (2015년 합의에) 상당히 많이 관여한 사람”이라며, 호사카 유지 교수의 강의 내용 자체를 반박했다는 것.

 

일본 현지에서 위안부 관련 문제, 독도 연구 모임 등을 주관했던 제보자. 그는 국정원 TF가 꾸려지고, 내부에서 ‘위안부 합의’ 관련 논의가 오가는 사이 업무에서 배제됐다고 했다. 그러던 제보자는 2015년, 합의를 몇 달 남겨둔 시점에 근무지였던 오사카에서 귀국했다. 그 직후 일명 ‘하얀 방 고문’을 당했다. 지난 6월 방송된 PD수첩 ‘국정원과 하얀 방 고문’은 바로 그의 얘기다. 3일 동안의 감사로 해리 장애를 얻은 그는 2018년 면직 처분을 받았다. PD수첩은 국기련 관계자들을 초청해 각종 정보를 제공했다는 당시 국정원 간부, 국기련 관계자, 국정원의 금전 지원까지 받았다는 국기련 내 한국인 연구원 등을 찾아갔으나, 이들은 모두 답을 피했다. 국정원과 일본 극우단체의 ‘부당거래’가 이어지는 사이 피해를 입은 건 한국인들이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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