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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녹음파일’ 방송금지가처분 서부지법 결정 ‘탄핵’한 중앙지법 

기자명 정철운 기자   입력 2022.01.21 11:38  


14일 서울서부지법이 판단한 MBC ‘방송금지 영역’

19일 서울중앙지법 ‘모두 방송 가능’ 판단…배경은 


▲지난 16일 서울 상암동 MBC사옥 앞 대형 화면에서 방영중인 '스트레이트'. ⓒ연합뉴스

▲지난 16일 서울 상암동 MBC사옥 앞 대형 화면에서 방영중인 '스트레이트'. ⓒ연합뉴스


똑같은 7시간 녹음파일이었다. 서울서부지법과 서울중앙지법 모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방송금지가처분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그러나 내용은 확연히 달랐다. 14일 MBC 결정문에서 서부지법이 판단했던 ‘방송금지 영역’을, 19일 열린공감TV 결정문에서 중앙지법이 모두 ‘방송가능 영역’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앞서 서울서부지법은 결정문에서 서울의소리 기자와 김씨의 통화 중 ①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등 김건희에 대해 제기된 의혹들 중 김건희와 관련해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한 김건희 발언 ②“정권 잡으면 가만 안 둘 것”이라는 김건희 발언 ③“내가 웬만한 무속인보다 낫다. 점을 좀 볼 줄 아는데 내가 보기에는 우리가 청와대 간다”라는 발언이 방송에 나가는 것을 금지했다. 


①번의 경우 “위 사건과 관련해 수사를 받을 경우 진술거부권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였고 ②번의 경우 “자신에 대한 부정적 기사 내지 발언 등을 한 언론사 내지 사람들에 대해 불만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다소 강한 어조로 발언한 내용으로, 유권자의 적절한 투표권 행사에 필요한 정치적 견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③번에 대해서는 “정치적 견해 등과 관련없는 일상생활에서 지인들과의 대화에서 나올 수 있는 내용에 불과하다”는 것이 방송금지 사유였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은 ①번에 대해 “이 부분 발언은 김씨를 범죄자처럼 매도하거나 그러한 여론을 조성하려는 내용 또는 수사기관이 조사내용을 공표하는 내용을 녹음한 것이 아니라, 김씨 스스로 수사 중 사건에 관해 발언한 내용”이라며 “수사 중 사건에 대한 김씨 인식이나 입장은 국민들의 공적 관심사이자 검증 비판의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자유롭게 한 발언이 보도되었다고 하여 진술거부권 침해 우려가 크다는 것은 수긍하기 어려운 막연한 주장”이라면서 “그와 같은 이유만으로 보도가 금지된 사례도 찾기 어렵다”고 사실상 서부지법의 결정을 비판했다.


②번에 대해서도 “일부 언론사들을 지칭해 ‘정권을 잡으면 가만 안 둘 것’, ‘내가 청와대 가면 전부 감옥에 넣어 버릴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은 김씨의 평소 언론관, 정치관, 권력관 등을 엿볼 수 있는 내용들이므로, 모두 국민들의 공적 관심사이자 검증 대상”이라고 판단해 방송금지 대상이 아니라고 봤다. ③번도 “‘내가 웬만한 무속인보다 낫다. 점을 좀 볼 줄 아는데 내가 보기에는 우리가 청와대 간다’는 취지의 발언은, 누가 어떻게 대통령에 당선될 것인지라는 국가적‧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이슈 등에 관해 김씨가 평소 객관적 근거에 기한 합리적 판단을 하고 있는지 여부를 유권자들이 공론의 장에서 검증할 수 있는 내용”이라며 방송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12월26일 김건희씨가 대국민 사과에 나선 모습을 한 시민이 TV로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26일 김건희씨가 대국민 사과에 나선 모습을 한 시민이 TV로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은 나아가 ‘우리 남편은 내가 다 챙겨줘야지 뭐라도 할 수 있는 바보다’라는 취지의 김씨 발언에 대해서도 “‘대선 정국에 있어서 김씨의 지위와 역할, 윤 후보의 국정 전반에 관한 능력 견해 성향’ 등을 엿볼 수 있는 내용들이므로, 모두 국민들의 공적 관심사이자 검증의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녹음 내용이 공적 관심사에 해당하고 공론의 필요성이 있는 점, 공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된 것은 김씨 스스로 언론사 기자와 수십 회에 걸쳐 장시간 통화를 함으로써 자초한 측면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김씨의) 인격권 침해나 수사 사건 대처 상 불편은 공공의 이익보다 우월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김씨가 감수해야 할 몫”이라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은 “공적 영역과 무관한 개인적 사생활에 관한 내용”만 방송금지신청을 인용했는데, 이는 매우 원론적이며 추상적인 대목으로, 열린공감TV는 MBC와 달리 보도에 있어 상당한 자유를 보장받게 되었다. 앞서 서울서부지법과 서울중앙지법 모두 결정문에서 “사전금지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시했지만, 서울서부지법은 ‘공공의 이익이 아니고’, ‘피해자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힐 우려가 있는’ 예외적 사전금지 요건을 일부 인정한 반면, 서울중앙지법은 “어느 하나 (예외적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본 결과다. 


김성순 민변 미디어언론위원장(변호사)은 “공적 관심 사안이냐, 사생활이냐의 판단은 재판부마다 다를 수 있다. 중앙지법은 서부지법에 비해 (녹음파일이 갖는) 공적 사안을 폭넓게 인정한 것”이라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서울중앙지법의 결정은 서울서부지법의 결정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었음을 드러내고 있다. 이를 두고 영향력이 높은 공영방송과 유튜브 방송이라는 매체 간 차이가 결정문에 영향을 준 것이라는 해석과, 14일 서울서부지법 방송금지가처분 결정 당일 MBC에 집단 항의 방문하며 여론몰이에 나섰던 국민의힘의 ‘총력전’이 결정문에 영향을 주었던 것 아니냐는 해석이 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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