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804972


"텔레그램 까세요, 몰래 대화"... 김건희는 왜 이 기자와 6개월간 통화했나

[김건희의 7시간51분] 김건희·이명수 마지막 통화 공개... 그들은 무엇을 주고 받았나?

22.01.24 15:04 l 최종 업데이트 22.01.24 16:25 l 김종훈(moviekjh)


<오마이뉴스>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와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의 7시간51분 전화통화 녹취록을 확보했다. <오마이뉴스>는 이 내용이 차기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있는 후보자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물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판단하고, 이에 대한 검증을 몇차례에 걸쳐 보도한다. [편집자말]

 

지난 16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 걸린 전광판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전화 통화' 내용을 다루는 MBC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방영되고 있다.

▲  지난 16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 걸린 전광판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전화 통화" 내용을 다루는 MBC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방영되고 있다. ⓒ 연합뉴스

 

2021년이 얼마 남지 않은 12월 30일 밤 10시가 넘은 시각.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의 핸드폰이 울렸다. 잠결에 받은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가라앉은 목소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였다. 


김건희씨(이하 김) "여보세요. 명수씨. 아니 어떻게 된거야? 다 제보한 거야? MBC 스트레이트에서 명수씨랑 수십차례 통화한 거에 대해서 취재한다고 하는데. 명수씨가 그거 했어요?"

이명수 기자(이하 이) "MBC에서 알아서 소문이 돌아서."

김 "명수씨랑 나랑 통화한 거 제보한 거 아니죠?"

(중략)

이 "몇 개 줬긴 줬는데."

김 "그걸 왜 줬어."

이 "너무 누님, 그, 의혹들이 많아서. 몇 개 드렸어요."


마지막 통화 : 파국


이 통화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김건희·이명수 통화의 마지막 파일이다. 두 사람의 대화를 좀 더 따라가 보자.


김 "아이 참 큰일 났네 진짜. 왜 그렇게 나한테 무슨 원수를..."

이 "원수가 아니다. 누님 대선 후보자 아내니까 그런거죠."

김 "동생이 나를 도와주려고 했고, 나랑 통화도 하고, 내가 위로도 받고 그런 이야기. 인간적으로 한거지. 이거를. 아 몇 번이나 나한테. 약속도 하고. 남자답게 안 그런다면서. 아 그걸 믿고. 나를 이용한 거밖에 안되잖아. 내 입장에서는. 왜 꼭 그렇게까지 했었어야 했냐."

이 "누님. 저희가 보도해도 상관없는데. 제가 기자잖아요. 기자라고 처음부터 말씀드렸고. 누님 후보자 검증 차원에서 한 거고." 


(중략) 


김 "나랑 지금까지 통화한 거 다 준거예요?" 

이 "누님 사적인 부분도 있지만 공적인 부분도 있잖아. 국민들 알권리 차원도 있지 않습니까. 누님에 대해 모르는 분들이 많잖아요."


(중략)


김 "아... 동생 진짜 놀랍네. 의도적으로 접근한건데. 여기와서 우리 가르쳐 준다고 해놓고서. 설명도 해놓고. 다 거짓말이네. 나를 취재하려고 그렇게 한거네."

이 "누님도 알고 싶어하는 것 제가 많이 알려드렸고, 서로 크게 신뢰하고 있었던 건 아니잖아요. 누님 저한테 캠프 오라고 해놓고 양다리 걸치라는 말도 하지 않았습니까. 누님도 저한테 크게 신뢰 갖고 있던 건 아니지 않습니까. 6개월 동안요."

김 "본인이 캠프 오고 싶다고 했잖아."

이 "그럴 생각도 없었지만 누님이 저랑 이야기 했던 거 중 제대로 지킨 것도 없잖아요. 누님 솔직하게 우리 서울의소리 방송 못하게, 정대택 회장 그런 거에 관심이 많았잖아요."

김 "... 지금 나한테 와서 따지는 거예요? 따지는 거예요?"


유력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와 이명수 기자의 관계가 파국을 맞는 순간이었다. 


김건희씨와 이명수 기자의 전화통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대선 정국을 뒤흔들고 있다. 그 안에 담긴 내용과 별개로, 국민의힘은 이 녹취록의 존재가 알려진 직후부터 시종일관 한마디로 '당했다'는 입장이다. "매우 연약한 여성 배우자의 인격이나 명예를 짓밟으면서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이루려는 상황"(14일 방송금지가처분사건 심문에서 국민의힘 측 홍종기 변호사)이라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과연 그럴까? 6개월에 걸쳐 50여 차례 총 7시간51분 통화는 일방적으로 이 기자가 의도를 가지고 접근해 김씨가 당한 것 뿐일까? 이 질문은 가장 근본적인 질문과 바로 연결된다. 김건희씨는 왜 이명수 기자와 왜 그렇게 오랫동안 전화 통화를 했을까? 


첫 통화 : 누나와 동생?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12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허위경력 의혹 등에 대한 입장문 발표를 하고 있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12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허위경력 의혹 등에 대한 입장문 발표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마지막 통화를 살펴봤으니 첫 통화로 가보자. 2021년 7월 6일 이 기자는 김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그날은 웬일인지 김씨가 전화를 받았다.


김 "여보세요?"

이 "예, 여보세요?"

김 "네."

이 "김건희 선생님이세요?"

김 "네네."

이 "아 예. 저는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라고 하는데요."

김 "네."

이 "통화 가능할까요?"

김 "아니요. 제가 당분간은 언론인의 인터뷰를 안 하거든요."


통상적이라면 김씨가 (모르는 번호로 걸려온) 전화 자체를 받지 않거나, 혹은 받았다 하더라도 이쯤에서 통화가 끝났어야 한다. 그런데 김씨는 계속 대화를 이어갔다. 그는 취재에는 응할 수 없다고 했지만, 각종 공격에 대해서는 억울하다면서 먼저 '만남'을 언급했다.


김 "에이 억울한 게 많죠. 많은데 다 또 입장이 있으니까 이해를 하는 건데, 너무 한쪽 말만 듣지 마시고, 다음번에는 다 사실 둘 다 피해자고 둘 다 그래요. 좀 이제 막상 또 나중에 또 저 만나보시면, 또 많은 사실들이 있고 하니까, 너무 그렇게 색안경으로만 보지 마시고요. 전 다 이해하니까 나중에 좀 좋게 좀 한번 만나주세요."

이 "저희 만나 줄 거예요? 저 서울의소리 진짜 만나줄 겁니까?"

김 "하하 만나드려야죠."


장황하게 서울의소리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던 김씨는 자연스럽게 '대선후보 배우자와 기자'라는 공적 관계를 '누나와 동생'이라는 사적 관계로 변화시킨다.


김 "저도 만나면 되게 귀여운 동생이에요. 그렇게, 그 저기 뭐죠, 그 알고 있는 거랑 많이 달라요 저. 그래서 귀여운 동생이고. (중략) 저희가 많은 서로가 오해가 있어가지고 이렇게 된 건데, 아무튼 만나면 그냥 저 그냥 저보다 오빠시면, 더 좋은데? 하하하."

이 "제가 올해 저는 마흔 다섯입니다. 동생입니다."

김 "아 저보다 동생이시구나. 그러면 그냥 '아이 그냥 편안한 누나였구나, 이상한 진짜 악마 쓴 누나는 아니었구나'를 아실 거예요."


그래도 이 기자는 몇몇 의혹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하지만 김씨는 일체 구체적인 대답을 하지 않았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이 "딱 한 가지만 물어볼게요. 우리 진영에서 계속, 제가 편하게 동생이라 호칭했으니까, 라마다 쥴리, 그것도 저한테 좀 이야기 좀 해주세요."

김 "에이 제가 이야기하면 그대로 써주실, 그대로 믿으실 거예요? 안 믿잖아요."

이 "아니 그거는 믿고 안 믿고는 제 자유니까, 그냥 편하게."

김 "그거는요, 그냥 자연스럽게 다 증명되게 돼있을 거라 저는 믿고요."


(중략)


이 "누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나쁘다고 생각하세요?"

김 "에이 그거는 제가 전화로 말씀드릴 수 없고요. 나중에 저랑 친해져서 하면 그때 우리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요."


이 상황은 지난해 12월 13일 <오마이뉴스>와 김건희씨의 첫 통화가 이루어진 당시와 매우 유사하다. 기대하지 않았던 갑작스런 전화 연결, 질문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 회피, 그리고 공적 관계를 사적 관계로 전환하기. 거의 패턴이다. 나이 관계상 '동생-오빠' 호칭이 '누나-동생' 호칭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관련기사] [단독] 김건희 "언제 등판해야 할지 알려달라, 자신 있으니까" http://omn.kr/1wfcg)


당시 <오마이뉴스>는 이 상황을 그대로 보도했고, <서울의소리>는 조금 다른 선택을 했다. 


포섭 : "텔레그램 까세요, 몰래 대화하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12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허위경력 의혹 등에 대한 입장문 발표를 하고 있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12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허위경력 의혹 등에 대한 입장문 발표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후 7월 12일 두번째 통화에서부터 김씨는 이 기자에게 "우리 팀으로 오라"고 제안한다. 스쳐가는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차례 반복한다.


"우리 이명수 기자님이 우리 팀으로 오면 좋겠어. 왠지 나랑 잘 맞을 것 같아. 이명수 기자님이 유튜브에서 같이 일했으면 좋겠어. (중략) 나는 나 믿어도 돼요. 나 진짜 우리 영원히 갈 수도 있는 친구가 될 수도 있어요."


"진짜 이명수 팀장님, 나중에 한번 봐서 우리 팀으로 와요. 진짜 나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 말고, 일단 그런 거 제로로 생각하고, 나 좀 도와줘요."


그러면서 김씨는 이날 통화 후반부에 자신과 통화하는 것은 절대 비밀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김 "저한테 문자라도 왔다갔다 해요. 텔레그램으로. 텔레그램 있으세요?"

이 "텔레그램? 텔레그램은 잘 안 쓰는데? 한번 해볼게요."

김 "될 수 있는 대로 제가 텔레그램으로 초대 할 테니까, 그거로 대화해요. 우리 몰래. (중략) 하여튼 텔레그램 까세요? 몰래 대화하게. 네 고마워요."


이후 세 번째부터 일곱 번째 전화 통화를 거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매우 부드러워진다. 호칭도 '누나-동생'이 자연스러워진다. 특히 이 기간에 사진 전송을 통한 원격 관상과 사주 봐주기를 통해 급속히 가까워진다([관련기사] "웬만한 무당 내가 봐준다"는 김건희, 기자의 관상을 보다 http://omn.kr/1x0fz). 그 이후부터 두 사람은 자문과 정보 등이 오가는 관계로 발전하게 된다.


김건희는 왜 6개월간 50여 차례 통화했나 : 핵심은 정대택


흔히들 6개월간 50여 차례에 걸친 두 사람의 통화에서 기자 신분인 이 기자가 주로 먼저 전화를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 20여 차례는 김건희씨가 먼저 이 기자에게 전화를 해서 통화가 이루어졌다. 


왜 그랬을까? 왜 김건희씨는 대화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관계를 발전시키려고 했을까?

 

2003년 서울 송파구 스포츠센터 채권 투자 문제를 놓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은순씨와 18년 동안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는 정대택씨.

▲  2003년 서울 송파구 스포츠센터 채권 투자 문제를 놓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은순씨와 18년 동안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는 정대택씨. ⓒ 유성호

 

김씨가 정말 이 기자를 유능하게 보아 캠프로 영입할 생각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다만 전체 통화 내용을 살펴보면 한 가지는 확실하게 알 수 있다. 김건희씨는 정대택씨 관련 정보가 궁금했다. 


정대택. 그는 김건희씨의 어머니인 최은순씨와 19년째 싸우고 있는 인물이다. 2003년 6월께 정씨와 최은순씨는 공매를 통해 서울 오금동 스포츠플라자를 인수해 53억 1000만 원의 이익금을 남겼다. 당시 정씨와 최씨는 차액에 대해 균등하게 배분하기로 투자약정서를 작성했다. 검찰 수사관 출신 법무사 백아무개씨가 이를 공증했다. 하지만 이익금 앞에 최씨는 '정대택씨와 협업을 한 적 없다'며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정씨는 최씨에게 민사소송을 제기한다. 이에 최씨는 '정씨가 투자에 관여한 바가 없고 투자약정서는 강요에 의해 작성되었다'고 형사소송을 제기한다. 검찰도 최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정씨를 기소하기에 이른다. 문제는 소송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공증을 섰던 법무사 백씨가 돌연 최씨의 손을 들어줬다는 것. 이로 인해 정씨는 법정구속돼 징역까지 살게 된다. 


2005년 9월 법무사 백씨는 양심선언을 통해 '최씨의 뇌물에 눈이 멀어 모함을 했다'고 진술한다. 하지만 검찰은 오히려 백씨를 변호사법 위반으로 기소했고 진술 번복 8일 만에 구속돼 유죄를 선고받고 2년 옥살이를 한다.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백씨는 2008년 8월, 자신이 정대택 사건에서 '모해위증 했다'며 자수했고, 정씨는 이를 근거로 최씨와 '중간에서 역할을 했다'는 이유로 김건희씨 등을 고소했다. 그러나 검찰은 관련 사건 모두를 불기소 처리하고 오히려 정씨의 고소 내용이 허위라며 4차례나 무고 혐의로 기소해 다시 실형을 살게 된다. 


이 사건으로 옥살이를 두 번이나 한 정씨는 이후에도 사문서 변조, 모해위증과 모해위증 교사, 위증고소, 뇌물공여, 소송사기 등의 혐의로 최씨를 고소한다. 하지만 이후 이어진 송사에서도 정씨가 고소한 사건들은 대부분 불기소됐다. 정씨는 이 과정에 김건희씨와 관계가 있는 양아무개 전 검사와 검찰출신인 윤석열 후보가 개입했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현재 제기된 윤 후보 처가 일가의 각종 의혹들은 정대택씨 입에서 처음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의소리>는 2020년 초부터 정씨를 서울 영등포구 <서울의소리> 스튜디오로 불러 정기적으로 방송을 하며 관련 내용을 알리고 비평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어느 정도 관계가 익숙해지가 김씨는 노골적으로 정씨에 대한 정보를 요구하거나 이 기자에게 자료를 제공 받는다.  


[9월 8일 통화]

이 "누님, 내가 뭐 좀 도와줄까? 문자로. 언론인들 돌아다니는 내용들 내가 좀 보내줘? 뭐 어떻게 할까?"

김 "아니아니 그런 건 필요없고. 정대택 그 새끼나 좀."


[10월 5일 통화]

이 "누님, 나 이거 정대택 오늘 국감에서 자료 뽑아놓은 거 있더라고. 내가 받아왔거든."

김 "아 잘했네."

이 "누나 줄까?"

김 "나 줘, 줘."


[10월 12일 통화]

이 "누나, 저기 국감 그 정대택 회장 그 자료 있잖아요. 그거 뭐 택배로 보내줘, 어떻게 뭐 내가 내일 법원 갈 일 있는데 잠깐 사무실 들러서 드릴까?"

김 "음 이쪽 근처는 오지 말고, 혹시 CCTV 있을지 모르니까, 우리 직원 내보낼 테니까 파리크라상 있잖아요. (중략) 거기서 오면 우리 직원한테 전화 좀 하세요."


[12월 2일 통화]

이 "누나."

김 "응 무슨 일이야 또?"

이 "왜요?"

김 "아니 무슨 일이 또 있을 것 같아서."

이 "내가?"

김 "아니, 나에 대해서."

이 "예예."

김 "뭐 또 정대택 이런 거 있잖아."


이렇게 두 사람은 6개월간 서로의 필요에 의해서 정보를 주고받는다. 


6개월 '적과의 통화'... 왜?  

 

를 만난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서울의소리>

▲  17일 오후 <오마이뉴스>를 만난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 ⓒ 김종훈

 

그러나 이 기자는 김건희씨와 나눈 6개월 통화 과정에 대해 지난 17일 <오마이뉴스>를 만난 자리에서 이 점 하나만큼은 분명히 했다.


"사적인 감정에 빠질까 염려돼 첫 통화부터 초심님(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에게 보고하고 취재를 진척시켜 나갔다. 그럼에도 인간이다 보니 (김건희씨의) 계속된 회유에 흔들린 적도 있었다. 하지만 김건희씨와 통화를 나눈 초반부터 여러 언론과 취재 내용을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결과적으로 MBC를 통해 처음 알리게 된 거다." 


김건희씨는 각종 의혹에 대해 뭐 하나 속 시원하게 해명하지 않았다. 거짓말에 가까운 발언도 이어갔다. 예를 들어 학력 의혹 관련 김씨는 해명에 나서면 다 끝난다면서 "내가 뭐 서울대 석사 나왔는데도 그거 무슨 에이엠피(AMP-최고경영자 과정)라고 학력 위조라고 뭐 난리 났잖아"(11월 15일 통화) 하거나 "나는 서울대 석사 나왔어, 경영 석사"(12월 11일 통화)라며 허위 이력을 부인했다. 하지만 김씨는 대학 임용 관련 이력서를 내면서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경영전문석사'(EMBA)를 '서울대 경영학과 석사'로 기재했다. 그 둘은 엄연히 다르다. ([검증] 모든 김건희 '허위' 의혹, 결국 서울대 EMBA 때문이었나 http://omn.kr/1wj0e


이렇게 사실과 거짓이 교차하는 대화를 이어가며, 김건희씨는 이 기자로 하여금 정대택씨의 이후 행동에 대한 정보를 캐내고자 했다. 또한 <서울의소리>에서 하는 정씨 방송을 약화 또는 와해시키는 목적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명수 기자의 목적은 베일에 꽁꽁 싸여있던 김건희에 대한 접근이었다. '적과의 통화'. 이것이 김건희-이명수 6개월 통화를 관통하는 기본 성격이다.


6개월 50여 차례 통화를 통해 김건희씨는 앉은 자리에서 정대택씨를 첩보했고, 이명수 기자는 김건희씨의 목소리를 얻었다. 그렇지만 김건희씨는 원치 않는 노출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고, 이명수 기자는 취재윤리 논란과 함께 국민의힘으로부터 고발을 당했다. 


그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목소리가 세상에 나왔다. 그리고 국민들은 그 목소리를 통해 유력 대통령 후보에게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배우자의 생각을 들여다 볼 수 있게 됐다. 이제 판단은 유권자의 몫으로 남았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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